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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사로운 햇살 아래 풀밭에 몸을 웅크리고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오리는 입을 꾹 다문 채 눈만 꿈뻑인다.
큰 잎사귀 너머로 살풋 보이는 탐스러운 빛깔이 어느새 입안으로 들어왔는지 혀끝에 단내가 풍긴다.
세상의 이치까지 깨달았을 그들이 이곳에 나란히 서서 무엇을 바라는 것 마냥 간절해 보인다.
그저 길을 따라 걸었을 뿐인데 어느새 구름과 맞닿아 있다. 하늘을 뒤로 하고 다시 터덜터덜 내려오자 또 다른 곳으로 길이 이어져 있다.
마치 연어처럼 오르막을 힘차게 오르는 물고기가 있다. 알록달록한 비늘을 뽐내며 헤엄치는 물고기가 아직도 그곳에 있다.
그늘에 가려진 횡단보도 위로 누가 지나가는지 알 수가 없다. 나를 뒤따라오던 너의 그림자조차 보이지 않으니.
하늘을 향해 끝없이 날개짓하는 소망을 빗댄 듯 구름에 날개 끝이 걸려 있다.
언덕 위, 구름을 뚫을 기세로 솟은 석탑이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솟아날 것만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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