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메기 처음 들어봐?

과메기는 ‘포항’하면 거의 바로 생각날 정도로 대표적인 포항의 별미이다. 옛날부터 동해에는 청어잡이가 성행하여, 이곳의 어민들은 겨우내 잡은 청어를 보관하거나 요리해 먹는 법을 고민해야 했다. 이 과정에서 탄생한, 청어를 바닷가의 겨울바람에 얼렸다 녹였다 하는 냉훈법을 이용해 건조시킨 것이 바로 과메기이다. 부엌의 살창에서 건조된 과메기는 포항 농가가 밥을 지을 때 많이 때는 솔가지의 향까지 더해져 더욱 풍미가 있었다. 당시 궁중에도 진상될 정도였다고 하니 그 명성을 짐작해볼 수 있다.

이렇듯 본래 과메기는 관목이 어원으로 말린 청어를 말하지만, 1960년대 무렵 국내 바다에서 청어 어획량이 줄어든 이후부터 포항 사람들은 청어 대신 꽁치를 말려 먹기 시작했다. 꿩 대신 닭인 셈이었지만 청어의 빈자리를 채워줄 것으로 꽁치만 한 것이 없었다. 이것이 지금의 과메기다. 이러한 꽁치 과메기는 1980년대 들어 포항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팔리기 시작했다고 전해진다. 이때부터 변종 과메기도 등장했다. 통으로 말린 통말이, 반으로 갈라 말린 짜배기 등이 그것이다. 그밖에 짜배기를 발에 널어 말린 발 과메기도 있다. 여기에는 감칠맛을 더하는 녹차, 홍삼 등의 양념을 바를 수 있어 인기가 있다.

포항 안에서도 과메기로 특히 유명한 곳은 구룡포이다. ‘구룡포 과메기’라 불리는 이름을 익히 들어보았을 것이다. 앞서 말한 것처럼 포항 시장에 과메기가 상품으로서 등장하기 시작할 무렵, 구룡포와 죽도시장, 죽천 등에 대규모 덕장도 갖추어졌다. 겨울이 되면 구룡포시장과 죽도시장에 ‘과메기 파시’가 열리곤 한다. 매장마다 시식할 수 있도록 과메기와 재료들을 마련해놓아 보는 재미와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초고추장 찍고 미역, 김에 싸 먹으면 ‘황홀’ 

과메기를 먹기 전에는 우선 껍질을 발라내야 한다. 껍질은 머리 부분을 손톱으로 살짝 잡고 당기면 벗겨진다. 비로소 반질반질 붉은 갈색빛이 도는 과메기를 만나는 순간이다. 통째로 말린 과메기일 경우에는 가위를 이용해 배 속 내장 부분에서 머리, 등지느러미 순으로 잘라내면 된다. 이렇게 하면 뼈도 쉽게 빠진다. 손질된 과메기는 초고추장을 찍어 미역이나 김에 싸 먹어야 참맛을 느낄 수 있다.

생미역에 실파를 올리고 초고추장을 곁들여 먹어도 좋다. 약간 물컹한 듯 입안에서 부드럽게 감기는 맛이 웬만한 별미는 비교할 수 없다. 특히 잘 숙성된 과메기는 꽁치의 기름내가 맑게 나며, 살코기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나는 게 특징이다. 꽁치 과메기가 아닌 청어 과메기는 덩치가 커 물컹하거나 비린 맛이 더 하다. 그러나 이 맛을 한번 보면 꽁치 과메기는 싱겁다 할 정도로 마니아가 된다고 한다.

과메기는 소주와 환상궁합이기도 하다. 소주를 마실 때 과메기를 안주로 삼으면 과메기 특유의 아스파라긴 성분이 속을 편안하게 해주어 갑자기 취하는 것을 막아준다. 단백질이 많아 다이어트 시 단백질 보충 음식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불포화지방산인 DHA와 EPA가 풍부해 고혈압과 심근경색 등의 예방에도 좋다고 한다. 비타민 E도 많이 들어있어 노화 예방 효과도 탁월하다. 오는 겨울에는 포항의 바닷바람을 맞으며 맛도 좋고 건강에도 좋은 제철 과메기를 먹어보는 것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