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하는 재래시장

서울 동북부에 위치한 수유시장은 지난 1966년 처음 문을 연 전통시장이다. 미아사거리역에서 가로수길을 따라 수유역 방향으로 걷다보면, 얼마 지나지 않아 ‘수유재래시장’이라는 문구가 적힌 간판을 만나게 된다. 수유시장은 과거 강북 지역은 물론, 전국에서도 손에 꼽힐 만큼 장사가 잘 되던 시장 중 하나였다. 식재료부터 의류, 주거 공간에서 필요한 물품까지 생활에 필요한 대부분의 상품을 팔았다. 하지만 대형마트와 인터넷 쇼핑몰의 등장, 유통환경의 변화 등으로 인해 수유시장도 다른 재래시장들처럼 난관에 봉착하게 됐다.
 
이에 상인, 조합원, 건물주 등 수유시장과 관련된 이들이 합심하여 시장의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다. 먼저, 시장을 찾는 손님들이 편안하게 쇼핑을 할 수 있도록 비가리개시설인 아케이드를 설치했다. 또 고객편의시설을 증대하고, 각종 이벤트도 실시했다. 상품의 품질은 더욱 높이고, 물품의 구색도 다양하게 갖췄다. 이 같은 노력의 결과, 지난 2007년 서울의 5대 ‘하이서울마켓(Hi-Seoul Market)’에 선정되는가 하면, 2009년에는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선정한 ‘문화를 통한 전통시장 활성화 시범시장’에 지정되기도 했다.
 
수유시장에서는 농산물, 축산물, 수산물은 물론, 가공식품, 의류, 신발, 가정용품 등 다양한 종류의 물품이 판매되고 있다. 그 중 방문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것은 단연 입맛을 자극하는 먹거리다. 수유시장 내에 형성돼 있는 먹자골목에서는 저렴한 값으로 맛있는 요깃거리를 구입할 수 있다. 만두와 찐빵, 꽈배기, 떡볶이, 순대, 마약김밥 등 모두 우리에게 친근한 간식거리다. 한 손엔 간식을 쥐고, 다른 한 손엔 구입한 물품을 들고 돌아가는 길이 마냥 즐겁기만 하다.

 

주목! 수유마을 작은도서관

수유시장에 아는 사람만 아는 숨은 명소가 있다. 바로 수유마을 작은도서관이 그곳이다. 수유마을 작은도서관은 ‘마을과 시장을 책으로 잇는다’는 모토 아래 생겨났다. 작은도서관에서는 배우려는 의지를 가진 상인들의 꿈을 이룰 수 있도록 도와주고, 비정기적으로 소식지를 발간한다. 또 북콘서트, 헌책방 탐방 등 다양한 문화프로그램도 진행한다. 무엇보다 이웃과 이웃이 만나고 교류하는 따뜻한 공간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이 특별하다. 단순히 물건을 사고 파는 공간이 아닌, 따뜻한 온정과 문화가 넘치는 시장으로서 변화하고 있는 수유시장. 수유시장이 앞으로도 오래도록 그 자리에서 우리네 이웃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데워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