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문도는 면적 12㎢로 여수와 제주도 중간 지점에 위치한 다도해 해상국립공원의 최남단에 있는 섬이다. 여수에서 거문도까지는 뱃길로 2시간 20분이 소요된다. 제법 먼 뱃길이지만 때 묻지 않은 비경이 펼쳐져 있기에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다도해 해상국립공원 최남단 섬, 거문도
거문도는 서도, 동도, 고도로 나뉘어 있다. 서도가 가장 큰 섬이고 다음이 동도이며 고도는 서도와 동도에 비해 매우 작은 섬이다. 하지만 거문초등학교와 면사무소가 고도에 있을 정도로 고도는 거문도의 중심지 역할을 한다. 실제 볼거리도 고도와 서도 남쪽에 몰려 있다. 세 개의 섬은 서도를 중심으로 각각 다리로 연결되어 있다.
거문도는 지형적으로 매우 중요한 뱃길의 중심에 있었다. 또한, 고도를 중심으로 서도와 동도가 병풍처럼 둘려 있어 자연이 만들어놓은 최고의 항구 조건까지 갖추었다. 이 때문에 여러 차례 열강의 침입을 받았다. 일본은 물론이고 러시아, 영국, 미국 등이 거문도를 탐했다.
고도의 ‘거문도 영국군 군인묘’는 그 흔적 중 하나다. 1885년 군함 6척과 수송선 2척을 앞세운 영국 해군은 거문도를 무단 점령했다. 기간도 무려 2년이나 되었다. 그 기간에 병과 사고로 사망한 영국군 병사를 안장한 곳이 ‘거문도 영국군 군인묘’다.
거문초등학교 앞길을 따라 나지막한 언덕을 몇 백 미터 올라가면 묘역을 만나게 된다. 나무 십자가와 화강암 묘비가 이국적이다. 처음에는 9기가 있었다고 하는데 지금 남아 있는 것은 3기다. 둘은 1886년 6월 11일 폭탄 사고로 숨졌고 다른 한 명은 영국군이 돌아간 후 1903년 10월 군함 내에서 숨졌다. 영국군이 거문도를 떠난 이후도 영국군은 계속해서 거문도를 드나들었다는 이야기다. 머나먼 타국에서 생을 마감한 영국인 병사의 묘지는 마치 고향을 그리워하듯 높은 곳에서 푸른 바다를 내려다보고 있다.
거문도에는 일본인 신사 터도 남아 있다. 일본인들은 러·일 전쟁 이후 거문도에 집단으로 이주했다. 1904년에 제작된 지도에 보면 거문항 동쪽 능선에 금비라궁(金比羅宮)이 표시되어 있다. 이는 일본인들이 어업의 신으로 섬기는 신을 모신 신사를 말한다. 현재의 거문초등학교 건너편 언덕으로 지금은 작은 근린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돌을 쌓은 기단의 흔적만 남아 있다.
거문도 여행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거문도등대를 왕복하는 일이다. 거문도여객터미널에서 거문도등대까지는 약 4.8km 거리다. 걷기에 무리 없는 구간이지만 시간을 절약하려면 도로가 연결된 곳까지는 택시를 이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고도와 서도를 연결하는 삼호교를 건너면 T자 모양 삼거리다. 우측은 덕촌리로 향하는 길이고 등대로 가는 길은 좌측이다. 길은 매우 한적하다. 고즈넉한 길은 곧 U자 모양으로 굽는데, 이곳이 바로 유림해수욕장이다. 서도 북쪽 끝에 이금포해수욕장이 있기는 하지만 이곳이 거문도를 대표하는 해수욕장이라고 할 수 있다. 초록빛을 띠고 있어 몸을 담그면 금방이라도 물이 들 것 같은 해변이다.
길은 곳 나지막한 언덕으로 이어진다. 언덕을 넘으면 도로는 끝이 나고 ‘목넘어’라고 부르는 좁은 갯바위 구간을 만난다. ‘목넘어’는 ‘목넘이’ ‘무넹이’ 등으로도 불린다. 좁고 낮아서 태풍이 불거나 큰 파도가 치면 바닷물이 넘나든다고 해서 붙은 이름이다.
‘목넘어’를 건너면 숲이 우거진 수월산이다. 결국 ‘목넘어’는 서도와 수월산을 아슬아슬하게 이어주는 육지 통로인 셈이다. 이곳부터 등대까지는 약 1.3km 거리다. 탐방로 주변에는 후박나무, 동백나무 등은 물론이고 가마귀쪽나무, 생달나무 등이 울창하게 숲을 이룬다. 경치도 매우 뛰어나다.
거문도등대는 남해안 최초의 등대다. 1905년 불을 밝히기 시작했으니 120년 동안 뱃길을 안내한 셈이다. 옛 등대는 높이가 불과 6.4m 정도의 돔 형태이다. 지금은 등대의 역할을 하고 있지 않지만,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다. 2006년 새롭게 건설한 등대의 높이는 33m다. 육각형 외관이며 등대 내부에는 정상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있다. 계단을 모두 오르면 전망대다. 거문도의 모습은 물론이고 동쪽으로 약 28km 떨어져 있는 백도까지도 조망할 수 있다.
조금 더 긴 트레킹을 원한다면 돌아가는 길 ‘목넘어’에서 도로를 이용하지 말고 산길로 접어들면 된다. 울창한 동백숲 사이 좁은 숲길은 제법 가파르지만, 신선바위를 만날 수 있는 길이다. 해안 벼랑에 우뚝 솟은 신선바위는 매우 웅장하다. 이후 500m를 더 걸으면 갈림길을 만난다. 직진하면 불탄봉으로 향하는 길이고 우측으로 하산하면 유림해수욕장을 만난다.
올해엔 맑고 투명한 바다가 감동적인 거문도에 여행을 가보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차예진 취재기자
발행2021년 03월 2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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