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북도 예천은 수많은 문화유산을 지니고 있는 도시다. 향교가 두개나 되며 정자와 누각의 수만 해도 110여개가 넘는다. 용문사를 비롯한 사찰은 14개, 절터도 15개가 넘는다. 서원과 고택은 세기도 벅차다. 회룡포, 석송령, 초간정 등 문화유산을 따라 예천을 산책해봤다.
초간정은 소나무 숲이 우거진 전통 조경 속에 운치있게 서 있다.
육지 속 섬 회룡포에 가다
예천의 대표 문화유산으로 꼽히는 회룡포는 낙동강과 한강 상류, 한반도 동부에서 잘 발달한 감입곡류 지형의 하나다. 구멍이 뚫린 공사용 철판을 이어붙인 다리를 건넛마을로 들어서니 맑은 물과 백사장, 주변을 둘러싼 가파른 산, 그리고 강 위에 뜬 섬과 같은 농촌 마을이 어우러져 비경을 이루고 있었다. 더 나아가 마을 앞산인 비룡산에 오르니 산과 물이 서로 감고 싸안으며 어우러지는 산수미가 멋졌다.
한때 회룡포가 죄인의 임시 귀양처였으며, 한국 전쟁 기에는 피난처이기도 했다는 동네 할아버지의 말이 기억난다. 사람이 들어와 산 것은 조선 고종 때. 예천의 아랫마을 의성에 살던 경주 김씨 일가가 소나무를 베고 논밭을 개간했다고 의성포란 이름을 얻었다. 그런데 이곳이 물돌이 마을로 유명해지자 의성군에 가서 의성포를 찾는 일이 많아지자 군에서 ‘회룡포’란 이름을 따로 지었다고 한다.
토지를 가진 부자나무가 있다고?
토지를 가지고 있어 매년 세금을 내는 부자나무의 기이한 이야기에 감천면 천향리에 있는 석평 마을로 발길을 돌렸다. 석평 마을 입구에는 석송령이라는 한 나무가 자리하고 있었다. 마을 사람들의 이야기에 따르면 이 나무의 나이는 적어도 600살 이상이라고 한다. 600여 년 전쯤 큰 홍수가 나서 석관천 상류에서 떠내려 오던 나무를 어떤 사람이 건져내 이곳에 심은 거라고.
이 나무가 가진 재산이 어마하다는 기막힌 소리도 들었다. 1930년경에 당시 이 마을에 살던 이수목이라는 사람이 영험 있는 나무라는 뜻으로 ‘석송령’이라는 이름을 짓고 자기 소유의 땅 4757㎡를 상속 등기했단다. 이때부터 이 나무는 수목으로서는 드물게 토지를 가진 부자나무가 됐다. 2008년 기준으로 4만 4250원을 세금으로 냈다는 구체적인 숫자까지 들으니 정말 이긴 하나보다 싶었다. 지금은 마을의 안녕과 단합을 지켜주는 동신목(洞神木)으로 자리 잡았다. 실제로 본 나무에서는 웅장함은 물론 마을 사람들을 너그럽게 감싸 주는 듯한 포용력이 느껴졌다.
선비들이 시와 서를 논했던 곳 ‘초간정 원림’
석평 마을을 지나 예천읍에서 10㎞ 떨어진 초간정 원림으로 향했다. 초간정 원림은 용문면 원류마을 앞 계류가 굽이쳐 흐르는 암반 위에 세워진 초간정과 주변 자연경관이 하나의 아름다운 전통원림 경관을 형성하고 있는 곳이다. 선조들의 무위자연 사상과 바위를 휘돌아 흐르는 계류의 시원한 운치에 감동했다. 게다가 주변 송림 및 바위가 어우러진 경관은 도시에서는 절대 느낄 수 없는 경이로움을 자아냈다.
특히 초간정은 정면 3칸, 측면 2칸 규모의 팔작 기와집으로, 정자는 우거진 소나무 숲 속에 개울이 돌아 흐르는 경관 좋은 암반바위에 자리 잡고 있었다. 정자에 걸터앉으니 계곡 물이 흐르는 소리가 시원하면서도 청명하게 들렸다. 이곳에서 글을 쓰고 있노라면 대작이 절로 나올 것만 같다.
산책하기 딱 좋은 예천군! 회룡포, 석송령, 초간정 등 문화유산을 따라 예천을 산책해보자~
글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20년 09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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