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시민들의 보물산, 보문산

보문산은 대전 중구 대사동 등 모두 11개 동에 걸쳐 있는 높이 약 450m의 나지막한 산이다. 주봉은 시루봉이며 시의 중심부에 우뚝 솟아 있다. 보문산은 옛날 보물이 묻혀 있는 곳이라 하여 '보물산'이라 불렸다고 하며, 한 나무꾼이 죽어가는 물고기를 살려준 뒤 보물 주머니를 얻게 된 데에서 명칭이 유래했다는 설도 전해져 내려온다. 보문산은 산이 그리 높지 않고 산세가 험준하지 않아, 가벼운 산행을 즐기고자 하는 이들이 많이 찾는 산이다. 산에는 야외음악당과 전망대, 케이블카 등 다양한 휴게 시설이 갖춰져 있고, 산자락에 공원이 조성돼 있어 도심 속 휴식공간으로써 널리 사랑을 받고 있다. 

보문산에는 시루봉길 등 모두 10여 개의 등산로가 조성돼 있다. 이중 보문산 케이블카 광장에서 전망대와 보문산성을 거쳐 정상인 시루봉으로 오르는 코스가 가장 흔하게 이용된다. 오랫동안 천천히 산행을 즐기고 싶은 이라면, 남쪽 등산로를 택하는 것이 좋다. 오래 걸리는 코스라고 해도 산행 시간이 3시간을 넘지 않는다. 산골짜기 곳곳에 약수터가 설치돼 있어 목을 축이기 좋으며, 등산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등산 초보자라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숲이 뿜어내는 피톤치드를 들이마시며 오르다 보면 어느덧 보문산성에 다다를 것이다.

 

고성의 운치와 아름다운 경치

산의 정상 부근에 위치한 보문산성은 삼국시대에 지어진 석축 산성이다. 주봉을 둘러싼 전형적인 테뫼식 산성으로 둘레는 약 300m다. 산성은 자연 지형을 따라 돌을 채우는 방식으로 축조되었으며, 북문과 남문이 있다. 1991년 발굴조사를 토대로 복원돼 현재의 모습을 가지게 되었으며, 현재 대전광역시기념물 제10호로 지정돼 있다. 보문산성에서 가장 널리 알려진 것은 장대루다. 장대루는 보문산성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고 있는 누각이다. 이곳은 지대가 높고, 정상의 봉우리보다 약간 동쪽으로 돌출돼 있어 시가지를 조망하기에 좋다. 

보문산성의 성벽을 걸으며 시내를 조망해도 좋다. 두텁고 견고하게 지어진 성벽 위를 걷노라면 자연적으로 다져진 길을 걷는 것만 같은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주위에는 신록이 가득하다. 성벽을 걷다가 군데군데 자리 잡고 있는 평평한 바위에 앉아 망중한을 즐겨도 좋고, 잠시 멈추어 서서 도심을 바라보며 넋을 놓아도 좋다. 또 공원처럼 조성된 성내 잔디밭에 앉아 휴식을 즐겨도 좋다. 보물산이라는 이름에 걸맞은 보물을 품은 보문산. 보문산과 보문산성에서 대전의 매력에 빠져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