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쁜 일상을 마치고 집에 돌아가는 길. 혹은 가파른 산길을 따라 등산을 하고 오는 길. 유독 막걸리에 파전이 생각날 때가 있다. 부산 금정구에 다녀와 본 트래블피플이라면 더욱 공감할 것이다. 달큰하고 쌉싸래한, 금정구의 별미인 금정산성 막걸리가 떠오를 것이기 때문이다. 보통 부산이라고 하면 회나 싱싱한 해산물을 먼저 떠올리곤 한다. 그런데 어째서 막걸리가 별미가 되었을까? 본고에서 [트래블투데이]가 그 비밀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부드러운 맛의 비결은 금샘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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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은 부산의 진산으로 알려져 있다. 금정산성을 둘러보고 내려오는 사람들은 흔히 우리나라 민속주 1호인 금정산성 막걸리까지 맛보고 오곤 한다. 금정산에는 금샘이라 불리는 샘이 있는데, 여기에는 재미있는 설화가 전해 내려온다. 산마루에 우물이 하나 있는데, 여기에 금빛 나는 물고기 한 마리가 오색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내려와 놀았다고 한다. 이러한 금샘을 포함한 금정산의 14개의 우물로 비롯되는 금정의 물맛은 남다르게 느껴진다. 물 좋고 공기 좋은 곳에 있으니 어떤 음식이든 그 맛이 없을까. 물과 함께 막걸리 맛을 내는 비법은 바로 여전히 손으로 빚는 누룩이다. 500년을 이어온 전통방식의 누룩 제조 공법은 막걸리 특유의 쌉싸래하면서도 달큰하며, 텁텁하지 않은 깊은 맛을 내준다고 한다.
누룩이 익어가는 정겨운 냄새
통밀을 갈아 물과 함께 반죽해서 발로 꼭꼭 밟아 눌러준 뒤. 보름 정도 발효시키면 막걸리의 기본 재료인 누룩이 완성된다. 이 누룩을 갈아 물, 고두밥과 섞어 숙성시키면 막걸리가 되는 것이다. 예전에는 농민들이 고된 농사일 도중 새참과 함께 한 사발 들이켜며 고된 피로를 씻던 전통주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요즘에는 종류별 막걸리가 등장하면서 젊은이들은 물론 해외에서도 그 인기가 이어지고 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금정산성 막걸리 맛이 더욱 궁금해지는 이유다.
조선 시대 산성마을 주민들은 특별한 벌이가 없어 생계수단으로 이 누룩을 빚었다고 한다. 당시 산성을 세우던 사람들의 새참 술이 금정산성 막걸리의 시초가 된 셈이다. 금정산성 막걸리를 한 번 맛본 사람들은 그 깊고 부드러운 맛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 비결은 아까 말했듯 바로 전통 누룩에 있다. 이 맛의 비결을 알고 난 사람들은 누룩을 빼앗거나 도둑맞기도 했다고 하니, 여기서 그 유명세를 짐작해볼 수 있다.
민속주 1호로서의 품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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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정산성 막걸리는 텁텁하거나 떫은맛이 없으면서도, 가볍지 않고 무게감이 남아있는 것이 특징이다. 목 넘김이 부드럽고 톡 쏘지 않아 달달한 맛이 입 안에 감도는 시간도 많다. 부산의 또 다른 별미인 오리구이나 동래파전과 함께 한 잔 들이켜면 금상첨화다. 하지만 이렇게 감칠맛이 있다고 해서 무작정 마시는 건 금물이다. 8도인 도수가 그리 높은 건 아닐지 몰라도 술은 술인 만큼 금방 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금정산성 막걸리는 별다른 안주 없이 술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맛과 멋을 즐길 수 있다. 금정산을 오르고 난 뒤 땀을 식히며 마시면 그 옛날 산성을 쌓던 건축자들의 마음을 헤아릴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 오는 날에도 손으로 휘휘 저어 한 사발 마시고 나면, 새참 술을 즐기던 우리네 농민들의 마음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부산에서 색다른 육지의 맛을 느끼고 싶다면 금정산성 막걸리를 꼭 한번 맛보고 오길 바란다. 양조장에서 갓 만들어진 따뜻한 막걸리는 평소에 느끼지 못하는 색다른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누룩을 발효하고 직접 막걸리를 만들어보고 싶다면 체험 신청을 받는 곳도 있으니, 관심이 있는 트래블피플이라면 눈여겨보기 바란다.
전통의 제조방식을 따른 누룩으로 만든 금정산성 막걸리. 부산의 진산 금정산을 오른 뒤 유명한 금정산성 막걸리 한잔하러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신익환 취재기자
발행2019년 12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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