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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길 닿는 곳마다 ‘정이 있는’ 구포시장


그 옛날 장터는 우리에게 신명나는 곳이자 마음과 마음이 오가는 곳이었다. 그만큼 우리에게 있어 장이란 곳은 따뜻함이 있고 친숙함이 깃든 곳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옛날 우리의 전통 시장 대신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편의점이나 슈퍼나 마트를 이용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시장’의 힘이 예전만 못하다고 한다. 그래도 아직 우리의 ‘시장’은 살아 있고 저마다의 방법으로 다시 활기를 띠고 있다. 

                    
                

아픈 역사가 곧 전통이 된, 구포시장

  • 400년 역사가 깃든 문화관광형 구포시장 입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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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늘 바쁜 구포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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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0년 역사가 깃든 문화관광형 구포시장 입구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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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각지에서 몰려드는 사람들로 늘 바쁜 구포시장 

구포시장은 부산광역시 북구 구포동에 있는 전통 시장으로 원래 구포장이라 불리던 조선시대의 오일장인 장시로부터 그 맥을 이어 왔다. 또, 1972년 상설시장이 되었으나 우리에게는 5일장으로 더 잘 알려진 곳이기도 하다. 현재에도 상설시장과 함께 정기적으로 3, 8, 13, 18, 23, 28일에 장이 열린다. 낙동강 입구에 위치한 구포는 과거 경남 지역 수륙 운송과 물산을 담당하는 중요 지역이었으며 시간이 흐른 현재에도 장날이 되면 김해, 양산, 밀양, 창원 뿐 아니라 저 멀리 경북, 전남 지역 상인들도 모여 드는 등 그 명맥을 자랑스럽게 이어오고 있다.
 
 

구포시장에 왔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음식, 구포국수!

구포시장에 왔으면 절대 빠질 수 없는 음식, 구포국수!

아픈 역사가 서려 있는 곳, 구포시장! 이 곳은 과거 1919년 3월 29일 3·1만세운동이 일어난 곳이기도 하며 한국전쟁 때는 피난민들이 주로 먹었던 ‘구포국수’로 유명한 시장이다. 물론 지금은 구포시장의 ‘명물’이 되어 많은 사람들이 즐겨 먹는 음식 중의 하나가 되었지만 과거에는 우리 민족의 가난과 아픔이 응축된 산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특히, 구포시장의 ‘구포국수’가 유명한 이유는 바로 ‘면발’에 숨겨져 있다. 과거 이북에서 온 피난민들의 면을 가늘게 뽑아내는 기술과 면발을 널어 말리는 과정에서 해안과 낙동강 가에서 불어오는 바람을 타고 온 염분이 합쳐져 특유의 짭짤함과 쫄깃함을 자랑한다.  

테마가 있는 구포시장의 다양한 거리들

경상도 내 육해공에서 나는 모든 것들이 모인 부산 구포시장! 그래서 경상도가 아닌 타 지역에서도 부러 이 곳을 찾아오는 사람들이 굉장하다고 한다. 구포시장은 지역특성을 가미해 역사, 문화, 관광 등과 연계된 문화관광형 시장에 속한다. 그래서 단순히 장에서 물건을 사러 오는 것 외에도 볼거리, 즐길 거리가 굉장히 많은 곳이기도 하다. 이를테면 야채·과일거리, 맛있는 음식 가득 묵자거리, 신기한 것들이 많은 약초거리, 가축거리, 수산물거리 등 품목별로 특성화된 거리를 구성하여 사람들이 좀 더 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였다. 
 

  • 구포시장 내 약초골목에 진열되어 있는 매우 다양한 약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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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기만 해도 매콤한 맛이 느껴지는 각종 김치와 양념게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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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포시장 내 약초골목에 진열되어 있는 매우 다양한 약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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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기만 해도 매콤한 맛이 느껴지는 각종 김치와 양념게장들

특히 테마가 있는 거리 중 약초골목에는 각종 건재한약, 잡곡, 메주, 옹기집, 씨앗 등 평소에는 접하지 못하는 것들이 많이 보인다. 또한 오전 9시부터는 곡물 시장이 서면서 수수, 밀, 보리, 팥, 조, 콩, 메밀 등 매우 다양한 종류의 곡물을 판매한다고 한다. 구포시장에서 특히 눈여겨 볼 것 중의 하나는 ‘큰 길’이라고 불리는 데가 있는데 이 곳은 길의 폭이 넓어서 다른 오목조목한 장터와는 달리 사람들이 오가며 장보기에 매우 편리하다는 이점이 있다. 평범한 시장을 거부하고 새로움으로 넘쳐나는 구포시장의 향후 모습이 더욱 기대된다.

오랜 전통으로 빚어낸 구포시장의 볼거리

5일장이 열리는 전통시장 중 전국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명물시장인 구포시장은 ‘최고, 최대, 유일’ 등의 수식어가 붙어도 어색하지 않은 곳이기도 하다. 수백 년 전통을 간직하고 있으면서 현대화의 흐름에 발맞춰 새로운 관광형 시장으로 거듭나는 구포시장! 어떤 변화들이 있는지 하나씩 살펴보자. 우선, 우리 민족의 서러운 역사가 서려 있는 구포만세길! 구포시장에서 구포역에 이르는 곳을 말하는데 예전 우리 조상들의 우렁찬 만세소리가 들릴 듯하다.
 
또, 구포시장에 가면 다른 데서는 쉽게 볼 수 없는 진귀한 풍경 하나! 구포시장의 숨은 명소, 바로 ‘여성전용 화장실’이다. 그냥 여성 화장실일 것이라는 생각은 접어두길, 이 곳은 과거 ‘아름다운 화장실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까지 안았을 정도로 깨끗한 실내를 자랑할 뿐 아니라 수유실, 파우더룸, 휴게실 등이 있어 보통 시장에 있는 화장실과는 확연한 차별성을 두어 그 위용을 뽐내고 있다. 
 

  • 자리를 깔고 이것저것 팔기 시작하는 정겨운 할머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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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형형생색 양말들이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는 상점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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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깔고 이것저것 팔기 시작하는 정겨운 할머니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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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형생색 양말들이 깔끔하게 진열되어 있는 상점의 모습 

이처럼 현대인들의 문화를 천천히 흡수하면서도 그 옛날 우리만의 전통도 느껴볼 수 있는 구포시장은 다름 아닌 직접 밭에서 땀 흘려 지은 농작물을 갖고 나와 파시는 할머니들의 모습에서 알 수 있다. 마트나 백화점 등에서는 얻을 수 없는 인심과 덤이 구포시장 노점상 할머니들에게는 있다. 만약 넉넉함과 따뜻함이 흘러넘치는 그 옛날 정겨운 장터의 모습을 경험하고 싶다면 부산 구포시장으로 발걸음을 옮겨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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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엄마 손 잡고 시장에 가면 어찌나 설레던지, 
이제는 우리가 부모님의 손 꼭 잡고 옛 추억 가득한 부산 구포시장으로 떠나 봐요!

트래블투데이 이수민 취재기자

발행2022년 01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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