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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세의 강렬한 일생, 윤봉길 의사 기념관


조선이라는 국명을 내리고 일제강점기라는 깊고 어두운 터널을 지났을 시절,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쳤던 사람들 중에는 젊은 나이에 순국한 사람들도 절대 적지 않았다. 학교를 다니다 뛰쳐나와 만세운동을 벌였던 유관순 열사, 독립운동가였던 남편을 돕고 부인회를 지도하다 고문 후유증으로 스물 일곱에 사망한 이애라 여사 등이 그 예다. 윤봉길 의사도 그 반열에서 빼놓을 수 없다. 25세라는 젊은 나이에 폭탄을 들고 망설임 없이 일본군에게 폭탄을 투하했던 그의 족적을 쫓아본다. 

                    
                

예산의 야학 선생이 중국으로 망명하기까지

양재시민의 숲에는 윤봉길 의사 기념관이 있다.

한시에 능통하고 일본어를 세련되게 구사하는 지식인 청년. 그러나 그의 정규학력은 덕산보통학교에서 받은 2년간의 교육이 끝이었다. 그 당시 보기 드물게 깨어있던 여성이던 어머니에게 영향을 받아 일본의 식민지 교육을 받을 수 없다며 정규교육을 거부했기 때문이다. 대신 서당에서 오래도록 한학에 정진하면서도 세태를 직시하기 위해 신학문과 일본어를 독학으로 익혔던 것이 그를 단련시켰다. 조선 사람들이 글을 읽을 줄 몰라 부모의 무덤도 제대로 찾지 못하는 모습에 충격받아 야학을 세운 것이 고작 19세였으니 지금으로 따지면 고등학교 3학년이었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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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기념관 안에는 그와 관련된 여러 기록들이 전시되어 있다.

그가 예산을 떠나 상해로 망명한 것은 1930년, 23세 때였다. 일본의 압제가 심해지며 국내에서의 독립운동도 점점 어려워지고 있었던 것이다. 집을 나오며 남긴 것은 ‘장부가 한번 나갔으니 살아서는 돌아오지 않겠다’는 내용의 휘호와 가족들에게 남기는 시뿐이었다. 상해에서도 한인공우회를 조직하고 노동운동을 전개하던 중, 상해 홍구공원에서 전승기념 축하식을 한다는 소식이 들리자 폭탄 의거에 자원했다 알려져 있다. 김구와 회중시계를 바꾸었다는 유명한 일화도 이 폭탄 의거를 벌이기 하루 전, 마지막을 기약하며 나눈 인사였다. 결국 폭탄을 투척해 일본의 고위 군인들에게 사망 내지 중상이라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자결하기 위한 도시락 폭탄이 터지지 않아 형무소로 끌려가 그해 겨울에 순국했다. 의거의 결과는 여러 모로 큰 파장을 미쳤다. 한국인을 일본인의 앞잡이로 보던 시각을 일신하며 중국과 함께 연대해 독립운동을 할 수 있는 계기로도 작용했다.

 

육필이 보여주는 생생한 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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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봉길 기념관에선 그의 유품을 접할 수 있으며, 스물다섯의 청년 윤봉길을 다시 한번 바라보게 된다.

윤봉길 의사 기념관은 이렇게 짧은 생애를 폭풍처럼 질주하며 살아갔던 윤봉길 의사의 유품들을 접할 수 있는 곳이다. 1층에서는 그의 생애를 비롯해 유물로 남긴 각종 기록과 소소한 물건을 볼 수 있다. 특히 윤봉길 의사를 독립운동가로만 알고 있었던 사람들에게 농민운동가로서의 면모를 엿볼 수 있는 각종 기록물들은 더욱 흥미롭다. 특히 그가 직접 손으로 적어 동생인 남희를 가르친 명심보감이나 큰 일을 앞두고 가족들에게 보낸 편지 등을 보면 이역만리 마음속에서는 항상 가족을 그리워했을 스물다섯의 청년을 절로 상상해보게 된다.

특히 1929년에 윤봉길 의사가 띄엄띄엄 작성했던 일기는 그가 조선을 떠나기 1년 전, 일상을 보내며 느꼈던 심화를 짐작할 수 있게 하는 흥미로운 전시물이다. 때로는 딸의 병에 헐레벌떡 병원으로 달려가는 아버지의 모습을, 때로는 나날히 치열해지는 국내의 민족운동과 조선인들의 죽음을 보며 담답해하는 투사의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중국으로 망명하기 전, 3달 전 즈음에는 함흥에서 일본인들이 조선인 세명을 타살한 것을 적으며 이 압박을 어느 날 갚을는지 한탄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만큼 시시각각으로 독립운동에 대한 열망이 커지고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한편 2층에서는 윤봉길 외에도 제각기 독립운동을 했던 사람들의 사진과 영상을 볼 수 있다. 의병투쟁을 비롯해 임시정부 활동, 독립군과 광복군의 활동 등 외교적으로나 군사적으로 조국의 독립을 갈망했던 이들이 벌였던 활약사를 볼 수 있는 것. 특히 영화 <암살>에서 다뤄졌던 의열단의 활동사도 함께 볼 수 있어 그 옛날 외세의 압제를 걷어내기 위해 최선을 다했던 사람들을 되새기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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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2022년 01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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