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칼하고 개운한 '묵은지 감자탕' 

음식의 맛은 냄비에 담겨 나올 때부터 알아본다고 했던가. 묵은지 감자탕은 뼈다귀 해장국에 수제비와 단 호박, 야채가 푸짐하게 들어간 것이 다르다. 넓적한 냄비에 푸짐하게 먹을거리가 담겨 나오는 묵은지 감자탕은 맛은 별개로 푸짐한 양으로 주문자 사람이 기분이 좋아지는 음식이다. 

감자탕에 들어간 식재료 중 수제비가 가장 먼저 익는다. 적당히 감자탕 국물이 배인 쫄깃한 수제비로 가볍게 입맛을 돋워준다. 그다음 감자를 밥 위에 올려 한입 먹고 나면 이제 본격적으로 잘 익은 뼈다귀를 맛볼 차례. 냄비에서 익을 대로 익은 뼈다귀는 한 손에 쥐기 힘들 정도로 뜨겁다. 우선 접시에 덜어 젓가락으로 살살 살점을 발라 식당마다 다른 노하우로 준비한 양념장에 찍어 입으로 가져간다. 

적당히 뼈다귀에 열기가 가셨다면 이제 손으로 잡고 마음껏 뜯어 먹으면 된다. 역시 뼈다귀는 손으로 뜯어먹어야 제 맛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때이다.  뼈다귀를 어느 정도 건져 먹으면 이제 탕 속에 남은 묵은지를 먹을 차례가 왔다. 묵은지는 길쭉길쭉하게 찢어줘야 더 맛나다. 묵은지를 찢다 보면 묵은지가 들깨가루가 잔뜩 있다는 것을 알게 될 터이다. 계양구 작전동에서 감자탕을 맛보게 된다면 들깨가루 대신 콩가루를 만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개인 식성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들깨가루 대신 콩가루를 넣으면 국 맛은 더 고소해진다. 
  
비타민 C가 풍부한 우거지는 꾸덕꾸덕 잘 말린 것일수록 국속에서 푹 퍼지지 않고 씹는 식감을 제대로 낸다. 감자탕을 맛있게 먹는 방법이야 취향에 따라 모두 다를 수 있지만 돼지 뼈와 묵은지, 우거지는 촉촉하게 먹을수록 더 맛있다는 것은 공통사항이다. 식재료가 남은 냄비에 가끔 국물을 부어 주면 끝까지 부드럽고 촉촉하게 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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