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 트인 자연에서 즐기는 라이딩

7코스(하의도): 웅곡항-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김대중 생가- 모래구미 해변- 큰바위얼굴-삼도대교
8코스(신의도): 삼도대교-황성금리해변-노은•구만 임도-동리 선착장

7코스 8코스가 있는 하의도와 신의도는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의 최남단에 사이좋게 붙어 있다. 신의도는 본래, 하태도와 상태도인 별개의 섬이었으나, 오래전 간척사업으로 붙어서 하나의 섬으로 변한 지 제법 되었고, 2017년 6월 말 연도교인 삼도대교가 개통되면서 신의도와 하의도는 사실상 하나의 섬이 되었다. 그래서, 하의3도라고 부른다. 삼도대교 덕분에 7코스와 8코스를 하루에 탐방할 수 있는 근사한 자전거길이 열렸다.
 

7코스 하의도는 대한민국 유일의 노벨상의 주인공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으로 생가가 복원되어 있다. 또한, 다도해 풍경의 서부 해안도로가 일품이다. 8코스 신의도의 동부 임도 (노은~구만 임도)는 깎아지른 듯한 절벽을 배경으로 한 다도해 풍경이 또 다른 경치를 일궈낸다. 하의도는 신안군 최남단에 위치한 섬으로 목포에서 뱃길로 43km 해상에 위치한다. 서쪽에는 우의도가 있으며, 북쪽에는 도초도와 안좌도 등의 큰 섬과 작은 섬들이 산재해 있다. 동남쪽에는 진도가 자리 잡고 있다.
 

웅곡선착장에는 '하의도 상여소리 노래비'가 있다. 이는 신안군의 해양민속문화를 후세에 전승하기 위해 세운 비로써, 상여를 운반할 때 부르는 노래라고 한다. 이 하의도 상여소리는 김대중 전 대통령 장례 때는 마지막 날 밤에 불렸다고 한다.

하의도 웅곡선착장에서 출발하여 반시계방향으로 라이딩을 시작하게 된다. 역시나, 섬 자전거 여행은 반시계방향이 제격. 그래야 가장 가까운 곳에서 바다 풍경을 만끽할 수 있으니까. 하의3도 농민운동기념관은 하의면 대리 옛 하의초등학교 대광분교 자리에 있다. 이곳 하의3도는 조선 후기부터 일제강점기까지 300여 년에 걸친 수탈과 악행으로 인한 격렬한 토지분쟁의 현장이었다고 한다. 이곳은 특수한 조건에도 불구하고 깨어있는 의식으로 불합리한 사회체제에 대한 저항의 함성을 높였던 신안 농민들의 뜻을 기리고 있다. 

 

섬 안에서 펼쳐지는 자연과 역사의 어우러짐

섬을 처음 찾는 자전거 여행객의 편의를 위해서 자전거 이동 경로 표지가 온전히 땅바닥이나 표지판으로 표시되어 있으니 길을 잃을 염려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또한,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길을 잃어도 섬 안이기 때문에 그리 걱정할 필요는 없다. 

하의도 최북단 후광리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생가가 있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호 '후광(後廣)'이라고 한다. 바로 이 마을 이름에서 유래한 것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이곳에서 태어나 초등학교 3학년 때까지 지냈고, 1999년에 생가가 원형대로 복원되었다. 김 전 대통령의 사진과 각종 기록물을 보면서 행동하는 양심으로서의 업적을 다시금 생각하게 된다.
 

절경의 해안도로는 김 전 대통령 생가에서 시작된다. 생가에서 어은리 피리염전까지의 약 16km의 하의도 서부해안도로는 하의도 최고의 풍광을 자랑하는 하이라이트 구간. 바다를 낀 해안도로는 잔잔한 언덕길과 염전, 청정바다에 수많은 섬이 점점이 떠 있는 다도해 풍경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군데군데 길지 않은 비포장이 그리 거칠지 않으나, 거친 도로에 익숙하지 않다면 잠시 끌어도 무방하다. 
 

그림과도 같은 풍경의 해안선을 따라가다 그만 발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는 곳을 된다. 이곳 하의도에서는 보기 드물게 해안 절벽 사이 사이로 아담한 모래 해변이 바로 그곳. 모래구미 해변은 앞에 두 개의 작은 섬이 막아서고 있는 덕분에 모래 해변이 형성되었다.
 

모래구미 해수욕장을 지나 약 1km 정도 더 해안도로를 가다 보면 오른쪽으로 섬이 보인다. 전체가 나무로 뒤덮인 작은 섬인데, 멀리서 보는 모습과 가까이 다가가면서 모습이 사뭇 달라진다. 이렇게 섬에 다가가면서 시시각각 풍경이 달라지는 모습은 제주도 광치기 해변에서 바라보면 성산일출봉을 보는 느낌과 사뭇 닮았다. 섬 바로 코앞으로 다가서면 섬의 왼편에 선명한 얼굴 형상이 나타난다. 우뚝 솟은 코, 움푹 팬 눈, 머리카락이 달린 이마 등, 아 여기가 큰바위얼굴이겠구나 생각이 절로 든다. 

하의도의 대표적인 명소인 큰바위얼굴은 예부터 '사자바위'라 하여 큰 인물이 태어날 징조로 알려졌다고 한다. 큰바위얼굴을 지나면서, 하의도 최남단을 통과해서 하의도의 동편으로 삼도대교 방면으로 달리게 된다. 가는 길 내내 길 양편에는 마늘밭 투성이. 내내 매캐한 향기를 맡으며 자전거를 타는 진기한 경험은 섬 라이딩의 또 하나의 묘미이다.
 

신의도의 유일한 해수욕장인 황성금리 해변은 남쪽 해안에 있다. 이정표를 따라 고개를 넘어가면 해변이 나타난다. 이 고개는 오늘 라이딩 중 최고의 경사도를 자랑하는 곳이고, 이곳 황성금리 해변은 막다른 골목이라서 찍고 돌아 나와야 하지만, 빼어난 풍경이 있기에, 고개를 넘는 투자를 해볼 만하다. 또한, 고개를 넘어 다녀온 자에게는 신안스탬프의 영광이 함께 하기 때문.

황성금리 해변의 아담한 풍경은 매우 아름답다. 백사장에서 멀리 진도가 보이고 그 앞으로 진도 조도면 관내의 섬들이 줄지어 떠 있다. 이중 양덕도는 발가락섬, 주지도는 손가락섬, 상투섬, 솥뚜껑섬이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지고 있는데, 아 저기가 그 섬이겠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황성금리 해변은 길이는 짧지만, 매우 곱고 단단한 모래사장이라 자전거로 달려도 좋다. 다만, 라이딩 이후엔 소금기를 제거하기 위한 세척은 필수이다.
 

고개를 넘어서 황성금리 해변을 되돌아 나오면 오늘의 마지막 코스인 노은리에서 구만리로 이어지는 해안임도 7.2km로 향한다.  이 구간은 신의도에서 아름다운 해안 경관을 볼 수 있는 최고의 조망 코스로, 바닷가로 바로 이어지는 임도 코스는 아마 대한민국 내에 거의 유일하지 않을까 한다. 이러한 임도는 특별히 자전거 여행객을 위해서 개발 정비 보수되고 있으며, 추락을 방지하기 위한 보호 펜스 역시 완벽하게 갖춰져 있다. 중간마다 전망 포인트에서 황성금리 해변에서 보았던 진도의 여러 섬을 다시 찾아보는 것은 또 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