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쪽으로 급경사인 달바위를 아슬아슬하게 걸어가는 등산객
우리나라에는 3,358개의 섬이 있는데, 이중 500개가 유인도이다. 섬은 사람이 살기에는 척박하고 어려움이 있지만, 여행을 떠나는 사람은 해마다 늘고 있다. 사람들은 단순히 여름철 피서지로 섬의 해안을 찾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사계절 다양한 매력을 찾아 떠난다. 특히 경남 통영의 사량도는 매년 40만 명 이상이 찾아오는 아름다운 섬이다.
사량도의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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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의 서쪽 가장자리에 있는 사량도는 상도, 하도, 수우도 3개의 유인도와 농개도, 매섬, 대섬, 화도, 대호도, 잠도 등의 무인도로 구성되어 있다. 조선 초까지 ‘박도’라고 불렀는데 상도와 박도를 합쳐 ‘상하박도’라고 부르기도 했다. ‘사량도(蛇梁島)’는 상도와 하도 사이 흐르는 바닷물 길이 마치 뱀처럼 길게 늘어진 것에서 유래되었다는 설과 옥녀봉 설화에서 연유되어 ‘사랑(愛)’이 ‘사량’으로 변천되었다는 설이 있다.
고려시대에는 박소구당소(樸島句當所)에서 남해의 신에게 국태민안(나라는 태평하고 백성은 편안함)을 기원하는 망제를 지내던 곳이었고 조선시대 때는 태풍에도 안전한 정박여건을 갖춘 곳으로 사량진성(蛇梁鎭城)을 축조하여 군사적 거점이 되었다. 특히, 이순신 장군의 난중일기에도 ‘사량진’으로 여러 차례 언급된 적이 있는 지리적 요충지이다. 인근에 고성군 자란만과 사천시 삼천포항이 있으며 1914년 고성군에서 통영군으로 편입된 이후 현재에 이른다.
사량도는 남해의 봄을 깨우는 섬으로 붉은 동백꽃을 필두로 한층 부드러워진 바닷바람이 아침을 보다 활기차고 상쾌하게 만들어 준다. 고고한 매화, 절벽 사이 피어난 진홍빛 진달래, 바람꽃, 광대나물, 봄까치꽃 등 대지를 화사하게 바꾸어 놓은 풍경도 아름답다. 특히 남녘 섬마을의 봄볕 아래 동백나무, 소사나무, 곰솔, 굴참나무 군락지에서 푸릇한 잎이 솟아난 것을 보면 온몸에 생동감이 그대로 전해진다.
100대 명산 품은 사량 상도
돈지리의 돈지마을과 내지마을의 경계에 있는 지리산은 사량도의 최고봉으로, 산 남쪽 벼랑이 바위가 겹겹이 쌓인 언덕을 형성하고 있는 것에서 유래하여 ‘새드래’, 새들산‘이라고도 부르며 맑은 날이면 지리산이 보인다고 해서 ’지리망산(398 m)‘이라고도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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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 상도 최고의 즐길 거리는 역시 산행이다. 지리산은 한국의 100대 명산 중 하나인데, 남도 특유의 코발트 색상을 지닌 바다와 파란 하늘이 만나 유럽 지중해 풍경에 전혀 뒤지지 않는 아름다움을 연출한다. 또한 의붓아버지의 흑심을 피해 목숨을 던진 옥녀 설화를 품고 있는 옥녀봉을 비롯해 기기묘묘한 바위형상이 지리산 못지않게 수려한 가마봉, 월암봉, 불모산(달바위, 해발 400m)도 그 위용을 뽐내고 있어 산행 내내 감탄사를 쏟아낸다.
향봉과 연지봉을 연결한 보도 현수교(1구간 39.0m, 2구간 22.2m)에서는 벼랑 끝에 매달린 듯 아슬아슬한 스릴을 느낄 수 있다. 이곳에서 바라보는 옥녀봉과 사량대교 역시 한 폭의 그림이 압권이다. 4시간 이상 소요되는 종주 산행은 각 코스마다 위험한 곳은 우회할 수 있고 계단 및 안전 펜스가 마련되어 있다. 다만, 정상부의 바위가 칼날처럼 날카롭고 경사가 심해서 산행은 상당히 조심해야 한다.
사량 하도와 섬 일주 트래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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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량 하도는 상도보다 크지만 인구는 오히려 적다. 2015년 말 길이 530m, 너비 13.1m 경남 최대의 연도교로 완공된 사량대교를 건너서 7개의 봉우리가 솟은 칠현봉을 비롯하여 망봉, 마당바위, 용두봉을 잇는 산행코스가 최근 알려지기 시작했다. 상도의 비경을 조망할 수 있으며 사량만호진의 봉수유적도 만날 수 있다. 상도 금평항을 바라보면 옥녀탄금형(玉女彈琴形)지형으로 주변 산세와 어우러져, 흡사 여인네가 거문고를 타는 모습 같다. 이는 마치 옥녀봉에서 죽은 옥녀가 천상의 선녀가 되어 자신의 노래를 슬피 연주하는 느낌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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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보자라면 산행보다 금평항에서 옥동-돈지-내지-대항-금평항으로 돌아오는 약 17km 해안 트래킹을 추천하는데, 남해에 뿌려진 사량도의 여러 섬을 조망하는 묘미가 있다. 금평리에는 최영 장군의 사당이 있으며 시야가 트인 곳에는 바다전망대가 곳곳에 마련되어 있다. 또한 대항해수욕장은 해파리가 들어오지 못하도록 외곽에 그물을 설치하여 안전하며 선박을 통한 차량 이동이 원활하고 두 개의 섬을 일주하는 포장도로가 구비되어 있어서 캠핑지로도 주목받고 있다.
‘통영’ 하면 동피랑 벽화마을, 이순신공원 등 늘상 떠오르는 여행지들이 있지요? 이번에는 캠핑, 트래킹, 등산, 낚시 등 바다의 휴식처로 다양한 매력을 주는 섬, 사량도로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주원
발행2017년 03월 2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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