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성산과 작성산 사이 산기슭에는 고즈넉한 분위기가 흐르는 절이 있다. 단출한 규모와 소소한 정취에 금방 절을 다 돌아볼 것 같지만, 백년의 세월이 그대로 축적된 사찰지가 품은 불심을 헤아리기에는 한없이 시간이 모자라다. 산속의 등산로를 끝까지 거닐고 쉬는 원두막에선 저 멀리 계룡산까지 뵈니, 여러 산 가운데 품어진 사찰에 그 정기가 깊숙이 깃들었으리란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절의 정체를 밝혀라
백 년의 역사, 문화재의 유무, 전통방식으로 건축한 법당이 있을 시에 지정하는 전통사찰. 청안사는 세종시에 속한 8개의 전통사찰 중 제10호로 등록된 곳이다. 대한제국 시기인 1900년에 창건되어 성불사란 이름으로 대한불교 태고종에 속하였으나 2002년 청안사로 개명하며 대한불교 조계종 아래에 들어갔다고. 이러한 과거가 있는 한편, 더 거슬러가서는 불확실한 역사도 존재하고 있다. 현 사찰지에 신라 시대 불당이 있었다, 주변 지명은 ‘절골’이었다 하는 각종 추정이 청안사의 신비를 북돋고 있는 것.
한편 청안사 아래 경사면에 남아있는 옛 절터도 의문을 자아낸다. 이곳의 정체에 대해서 이미 나와 있는 몇 가지 설을 이야기해본다. 우선 조선 중기 때 기와와 백자 조각이 출토되어 당시 큰 절이 존재했으리란 추측이 있다. 그러나 한쪽에서는 백제 말 창건한 북혈사로 보거나 비암사의 암자라 주장하니, 일련의 의견들을 생각하며 절을 둘러본다면 더욱 생생한 탐사가 될 것이다. 혼재한 세상의 먼지 가운데 불심이 발원하듯이, 여러 가지 의심 속에 숨은 환한 진실을 탐색해보자.
오르며 내려가는 길목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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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까지 가는 길목에는 가느실마을과 전의나무마을 등 정겨운 농촌 마을이 있다. 필요하다면 과실수나 약초 등을 사며 한적한 논밭을 거니는 것도 괜찮겠다. 그러다 절 입구에 가 닿으면 키가 작은 소나무들이 반겨올 테다. 그들은 거대한 노송과는 또 다른 청명함을 줄 터이니 맘껏 누리고 가자. 혹, 오르는 길에서 참나무가 모인 곳을 발견한다면 두 눈을 동그랗게 떠야 한다. 운 좋으면 청설모와 다람쥐를 만날 수 있기 때문. 오색빛깔의 수련이 수 놓인 작은 연못에서의 사진 한 컷도 필수이니 카메라를 켜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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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안사에 도착해 삼성각과 법당, 3층 석탑 등을 구경하고 나면 내려가는 방향의 등산로를 따라 산책에 나설 수 있다. 절의 매력은 절 자체뿐만 아니라 절로 오르고 내려가는 산속 길가에서도 찾을 수 있으니, 느지막이 움직이는 게 즐기는 방법이다. 알록달록하게 개화한 야생화가 저마다 뽐내는 자태를 감상하다 보면 어떤 휴양지도 생각나지 않을 테니, 차분히 산을 타는 여유가 결코 심심함과 같지 않다. 이후 길의 끝에서 마주한 원두막에 올라앉아 편도 20~30분짜리 휴양의 마지막 시간을 보낸다면, 그것으로 그날의 휴가는 완성된 것이다.
청안사 구석구석
청안사 법당 대웅전 안에는 다른 절과 달리 경전이 빼곡한 책장이 있다. 오는 사람들로 하여금 맘껏 읽을 수 있도록 하여, 고갤 들면 보이는 불상보다 마음속 부처와 만나길 바라는 스님의 마음을 담긴 것이다. 한쪽 벽면을 차지한 지장탱화 앞 지장보살은 오는 이들의 죄를 모두 굽어보는 듯하다. 석가의 위촉으로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을 구제하러 직접 지옥에 뛰어든 그. 지장보살에게 절하고, 다른 불화로 영혼 천도 의식에 썼다는 감로탱화를 들여다보면 그림 속 아귀와 보살이 속삭이는 이야기가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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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당 위에는 삼성각이 있다. 산신, 독성, 칠성의 신 세 분을 모시는데, 불교나 민속신앙에 조예가 있는 사람이라면 알겠으나 산신은 산의 주인이요, 독성은 불법을 배우지 않고도 홀로 도를 깨친 성자, 칠성은 아이의 수명을 관장하는 신이다. 여기서 잠깐 알리는 사실. 불교가 들어오기 이전에 이미 우리 민족의 토속신앙이 있었으므로, 먼저 민족이 모신 신들을 존중하는 차원에서 법당보다 높은 곳에 삼성각을 지었다고. 이렇게 청안사의 곳곳을 돌아보고 나면 부처에 한 뼘 더 다가간 느낌이 문득 든다.
목표를 향해 숨 가쁘게 달려가는 와중에 청안사에서 마음의 여유를 두고 심기일전을 한다면, 훌륭한 도움닫기 역할이 될 거예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2월 2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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