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영암은 '기(氣)'의 고장으로 통한다. 월출산이 군 전역에서 영험한 기운을 내뿜고 있기 때문이다. 오죽하면 월출산 자락에 기건강센터까지 자리 잡고 있을 정도다. 몸의 기운을 좋게 하는 방법에는 여러가지가 있다. 자연에서 기를 얻는 법, 건강 체조 등을 통해 스스로 기운을 좋게 하는 법, 그리고 먹을 거리를 통해 쇠한 기력을 보충하는 법. 낙지가 들어가는 갈낙탕과 낙지호롱구이는 영암이 자랑하는 대표 보양식이다.
갈비와 낙지의 찰떡같은 궁합, 갈낙탕
영암의 갈낙탕은 보양식으로 널리 사랑받고 있다.
갈낙탕은 갈비와 낙지의 앞 자를 각각 따 만든 이름이다. 영암군 독천리 일대에서 처음 탄생한 이 음식은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점차 유명해지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지역의 대표 별미로 자리 잡았다. 갈비와 낙지라니, 언뜻 보기에는 어울리지 않는 음식처럼 보인다. 하지만 갈비와 낙지는 의외로 최상의 궁합을 자랑한다. 독천리에서 갈낙탕이 탄생하게 된 데에는 이 지역의 독특한 지형이 한몫을 했다. 지금은 방조제로 막혀 있지만, 예전 독천리 앞바다에는 너른 갯벌이 펼쳐져 있었다. 이 갯벌에서는 유난히 맛 좋고 영양이 높은 낙지가 많이 잡혔다. 지금까지가 낙지에 관한 이야기였다면 이제는 갈비 이야기를 할 차례다.
독천리는 갯벌로도 유명했지만 소갈비로도 유명한 마을이었다. 마을에서 소를 많이 길렀기 때문이다. 당시에는 지금처럼 외식문화가 발달하지 않았기 때문에, 낙지와 갈비를 개개로 운영하는 집보다는 한 가게에서 모두 다루는 경우가 많았다. 갈낙탕은 두 메뉴를 모두 다루던 음식점에서 새로운 메뉴 개발을 위해 시험삼아 소갈비와 낙지를 넣고 끓였다가, 그 맛이 생각보다 좋아 정식 품목으로 내놓게 된 경우다. 갈비와 낙지를 함께 넣고 끓이면 육질이 한결 부드러워질 뿐만 아니라, 국물 맛도 담백해진다. 낙지가 기름진 고기의 국물을 개운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이다. 여기에 파를 큼지막하게 썰어 넣으면, 낙지와 갈비의 잡냄새도 사라진다. 깊은 풍미와 담백한 맛, 갈낙탕이 사랑받는 이유다.
돌돌 풀어먹는 재미가 있다, 낙지호롱구이
낙지 본연의 맛을 그대로 느낄 수 있는 별미, 낙지호롱구이가 입맛을 자극한다.
낙지호롱구이는 볏짚의 겉잎을 떼어낸 속대에 낙지를 감아 철판에 익혀 먹는 요리다. 보통 전남 지역의 해안가에서 많이 먹는다. 지역과 식당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보통은 돌돌 만 낙지에 양념장을 발라가며 굽거나 쪄서 먹는다. 양념이 깊숙이 밴 낙지의 맛도 일품이지만, 그보다 즐거운 것은 돌돌 감긴 낙지를 풀어먹는 재미다. 영암 사람들은 예부터 산낙지를 통째로 먹는 것을 즐겼다. 하지만 일반 낙지는 크기가 크기 때문에 통째로 먹는 데 한계가 있었다. 그리하여 먹게 된 것이 세발낙지다. 하지만 초보자는 세발낙지도 통으로 먹는 게 어렵다.
낙지호롱은 이처럼 세발낙지를 통으로 먹고자 하는 사람들의 욕구가 반영돼 만들어진 음식이다. 속대에 감겨 있기 때문에 위험하지 않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세발낙지를 통으로 먹을 수도 있으니 일석이조다. 돌돌 감긴 낙지를 참기름 소금장이나 양념장에 찍어 먹는 맛이 일품이다. 특히 세발 낙지를 볏짚에다 감은 뒤 취향에 따라 양념이나 참기름을 발라 굽는 낙지호롱구이는 영암이 아니면 맛보기 힘든 영암의 대표 향토음식이다. 한편, 낙지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스태미너 음식으로 전국 각지에서 보양식으로 애용되고 있다.
건강과 맛을 동시에 잡은 영암의 별미, 갈낙탕과 낙지호롱구이! 낙지가 몸에 좋은 보양식인 건 모두 알고 계시죠? 영암 별미인 낙지요리로 기(氣) 충전 제대로 해보자구요!
글 트래블투데이 김혜진 취재기자
발행2018년 09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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