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에만 더위를 피해 떠나는 곳이 섬이라고 생각하는 트래블피플이 있다면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기를 간곡히 권해본다. 봄에는 야생화가, 가을에는 단풍의 아름다움으로 많은 트래블피플의 발걸음을 향하게 만드는 곳, 바로 경기도 안산의 서쪽 바다 위의 섬, 풍도가 있다. 계절을 불문하고 사시사철 우리들을 아름다운 모습으로 유혹하는 그곳으로 떠나보자.
볼거리가 넘치는 사랑의 섬, 풍도
2014년 4월에 방영된 ‘KBS 2TV 1박2일’을 통해 아름다운 경치로 유명해진 풍도는 바다로 둘러싸인 섬인데도 불구하고 물놀이를 할 만큼의 넓은 모래사장이 없어 오히려 여름에는 외지인을 보기가 쉽지 않다. 하지만 물놀이가 전혀 아쉽지 않을 정도로 풍도만의 아름답고 독특한 매력으로 섬주민이 채 200여명도 되지 않는 이곳은 늘 수많은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풍도에 도착하면 섬에서 딱 하나밖에 없는 대남초등학교가 트래블피플을 반겨줄 것이다. 과연 이런 곳에 학생이 있을지 궁금할 정도로 작은 학교를 지나면 한때는 집주인과 함께 했지만 지금은 홀로 조금씩 바닥을 향해 뉘어져 가는 빈집들이 보인다. 으레 ‘빈집’이라고 하면 을씨년스러운 느낌을 떠올리지만 풍도의 빈집은 오히려 푸근한 느낌으로 풍도의 아름다움을 더해간다.
집들을 지나 풍도의 유일한 산인 후망산을 오르다 보면, 커다란 은행나무가 나타난다. 이괄이 일으킨 난으로 풍도로 피난 온 인조가 잠시 머무르면서 심었다는 이 은행나무는 풍도의 어디에서든 보일 정도로 거대하며 오랜 시간을 버텨왔음을 증명하듯 여기저기로 뻗어있는 가지들이 제법 멋스럽게 느껴진다. 이외에도 자연에서 기르는 흑염소, 바다에서 갓 잡은 싱싱한 해산물 등 풍도의 매력은 곳곳에 넘쳐난다.
만약 이 글을 읽고 있는 트래블피플 중 풍도로 떠날 계획이 있다면 꼭 기억해 두자. 바로 이곳을 운행하는 배편이 하루에 한번밖에 없다는 것이다. 인천항에서는 오전 9시 30분, 대부도에서는 오전 10시 30분에 배가 출발한다. 풍도에서 육지로 돌아올 때도 오후 12시에 출발하는 것밖에 없기에 성수기에는 사전 예약이 필요하다. 때문에 풍도를 여행한다면 최소 1박2일의 일정으로 여행 코스를 계획하는 것이 좋다. 한 가지 재밌는 사실은 하루에 한번밖에 없는 배편으로 풍도가 연인이나 부부들 사이에서는 매우 인기 있는 섬이라고.
야생화들의 천국, 풍도
평화롭고 여유로운 섬, 풍도. 이곳에 도착하면 절로 기분이 풀어지고 미소가 지어질 것이다. 섬마을 특유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본 이후에는 풍도 곳곳에 피어있는 야생화들에 관심을 돌려보자. 사실, 풍도가 아름다운 섬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섬 도처에 피어있는 다양한 야생화들 때문이다. 봄이 되면 연분홍 빛깔의 노루귀와 샛노란 복수초, 올망졸망한 대극과 바람꽃 등 일상에서는 잘 볼 수 없었던 야생화들을 풍도의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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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여기저기서 자라난다 하여 야생화라 불리는 이 꽃들은 야생이라는 거칠고 투박한 느낌의 단어와는 다르게 단아한 차림새에 수줍은 미소를 띤 처녀와 같이 그들만의 고유하고 단아한 아름다움이 은은하게 풍겨온다.
눈으로만 보기에는 아까우니 그들의 모습을 사진으로 담아보는 것도 좋은 추억이 될 것. 이곳의 야생화들을 가만히 보고 있노라면 문득 꺽고 싶을 유혹이 들 수 있다. 그렇다면 가수 박효신의 ‘야생화’라는 노랫말을 떠올려보자. 그 아름다운 꽃이 누군가의 좋았던 기억과 그리운 마음이 그렇게 남아 서 있는 것임을 알게 되기 때문이다.
단풍나무의 섬, 풍도
봄에는 야생화가 아름답다면 가을에는 단풍나무의 아름다움에 빠져볼 필요가 있다. 풍도는 원래 단풍나무가 많아 ‘단풍나무-풍(楓)’자를 사용하여 풍도(楓島)라 하였으나 청일전쟁 당시 청나라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일본이 자신들에게 익숙한 ‘풍족할-풍(豊)’자로 의미를 바꾸어 현재의 풍도(豊島)가 되었다고 한다. 섬의 의미에 대해서는 수산자원이 풍부하다는 뜻으로 바뀌었다는 주장도 있는데 의미야 어찌됐든 풍도는 그 자체로 이미 충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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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일 봄에 풍도를 방문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큰 트래블피플이라면, 가을에라도 풍도를 방문하여 단풍잎이 떨어진 후망산을 한번 등산해보기를 바란다. 후망산의 풍성한 녹색 나무들과 함께 가을이 왔음을 알려주는 단풍나무들이 조화를 이루어 아름다움을 뽐내고, 드넓은 바다에 외로이 떠있는 얼마 안 되는 배들까지 더해져 진풍경을 연출한다.
가을이 지나 봄이 오면, 트래블피플이 지나왔던 그 낙엽들 사이로 아름다운 야생화들이 후망산 곳곳에 피어날테다. 이를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봄의 풍도를 찾지 못한 아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을 것이다. 만약 지금 내가 서있는 이곳이 너무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축하한다! 당신은 풍도의 비밀정원을 발견했다는 뜻이자 풍도의 진면목을 알아봤다는 뜻이다.
픙도를 여행한다면 아름다운 야생화처럼 미소를 살며시 지어보면 어떨까요? 풍도에서의 여행이 좀더 즐거워질거예요!
글 트래블피플 정성덕 파워리포터
발행2016년 07월 0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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