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심을 떠나 산을 찾는 것은 퍽 낭만적인 일이다. 탁한 회색의 빌딩 숲과 아스팔트 도로 대신 살아 숨 쉬는 나무의 숲과 계곡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수십, 수백 년의 세월을 건너 과거로 되돌아간 것 같은 기분이 들기도 하니 말이다. 산이란 곳이 또 세월이 지난다 한들 쉽게 모양새를 바꾸는 곳이 아니기도 하니, 산속의 고요한 곳에서 산세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옛사람들과 시선을 맞추게 되는 일이 될지도 모른다. 옛사람이 사랑했던 바로 그 풍경을 가까이서 담고 싶다면, 우선은 인왕산을 찾아 올라보자.
인왕산, 그 고즈넉한 겨울 정취
화려한 산의 빛깔보다 수려한 산세로 유명한 산인 인왕산은 겨울의 등산을 즐기기에 제법 알맞은 곳이다. 인왕산의 등산 코스로는 흔히 홍제역, 그리고 독립문역에서 출발하는 코스가 꼽힌다는 사실을 미리 알아둔다면 인왕산으로의 겨울 산행이 조금은 수월해질 것. 기암들이 봉우리를 장식하고 있는 산이 바로 인왕산이니, 어떤 역에서 출발하든 길을 잃을 일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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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의 가장 큰 매력을 꼽자면 바로 그 바위들로 장식되어 있어 더욱 수려하게만 보이는 높다란 봉우리들, 그리고 두 번째 매력을 꼽아보자면 ‘속세’를 떠나 먼 과거로 시간 여행을 온 것만 같은 기분을 느끼게 하는 산의 분위기를 꼽을 수 있겠다. 우선 능선을 따라 굽이치는 성곽 앞에서는 도성을 지키는 병사가 된 것만 같은 긴장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얼어붙은 가운데서도 계곡물 흐르는 맑은 소리를 들려주는 수성동 계곡, 그리고 계곡 옆에 가만히 앉은 정자의 풍경까지를 더한 가운데에 서 있자면 산행을 떠나 온 것이 아니라 인왕산의 신선, 혹은 깨달음을 얻고자 하는 선비라도 되어 산을 거닐고 있는 것만 같은 생각에 잠기게 되고야 말 것이다.
인왕산에 ‘분위기’를 더해주는 것이 또 하나 있으니, 이 거대한 바위산에 뿌리를 내리고 있는 소나무들. 인왕산을 겨울에 찾기를 권하는 숨은 까닭 중 하나는, 눈 내린 인왕산의 풍경 가운데서 고고하게 푸른빛을 내비치는 소나무들이 무척 아름다운 이유도 있겠다. 수성동 계곡의 줄기를 따라 한 발 한 발 인왕산을 올라 보라. 도시의 풍경에 ‘숲’이라는 말을 수식어로 사용하는 일이 참으로 무색하다는 것을 마음속으로부터 깨달을 수 있을 테니 말이다. 트래블피플이 사랑할 풍경, 그리고 옛사람이 사랑했던 바로 그 풍경이 인왕산에 있다.
겸재 정선과 눈-길을 맞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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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왕산의 눈길을 걷다 보면 누구라도 그 수려하고도 고요한 풍경에 반하게 될 것. [트래블투데이]가 여기에 이야기를 한 움큼 더해 주고자 한다. 인왕산의 풍경을 사랑했던 숱한 ‘옛사람들’ 중에서도 겸재 정선의 행보는 주목할 만하다. 그의 대표적인 진경산수화 중에는 ‘인왕제색도(仁王霽色圖)’가 있으니, 이 산수화가 바로 겸재 정선과 눈-길을 맞추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겠다.
인왕제색도는 1751년, 그러니까 지금으로부터 약 300여 년 전에 겸재 정선이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모습을 그려낸 작품. 본래의 인왕제색도는 비 온 뒤의 안개가 피어오르는 인왕산의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하나, 그 모습이 인왕산의 설경과도 제법 비슷하다. 그림 속의 인왕산 또한 지금의 인왕산과 마찬가지로 위엄 넘치는 거대한 바위들을 가졌으며, 그 위로 위풍 당당히 돋은 소나무들을 가졌다,
그 힘찬 붓질과 세밀한 표현력을 가능케 했던 겸재 정선의 시선이 탐난다면, 눈길로 장식된 인왕산에서 눈을 감아 보라. 그가 상상 속에서 내려다보았던 인왕산의 절경이 트래블피플의 눈-길 속에도 고스란히 담겨 올 것이니, 이것이 겨울의 독특한 정취 가득한 인왕산이 주는 선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왕산을 굽이굽이 오르는 ‘눈 길’ 위에서, 옛사람들의 ‘눈-길’을 살필 수 있는 인왕산의 겨울 산행. 이만하면 ‘분위기 있다’고 자랑할 만한 것 같은데, 트래블피플의 생각은 어때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1월 0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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