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평은 금강의 최상류 지역의 맑고 깨끗한 고장이다. 맑은 물과 공기를 먹고 자란 증평 인삼은 우리나라 인삼 중에서도 최상품, 명품으로 불린다. 사포닌 함량이 높고 향이 좋다는 증평의 명품 인삼은 특허청에 ‘증평 인삼’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다. 그만큼 증평 인삼의 상품가치가 높다는 방증이다. 인삼의 수확 시기인 10월경에는 증평을 대표하는 축제인 증평인삼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증평은 이러한 인삼을 활용하여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을 수 있는 특산물을 만들어냈다.
증평은 인삼보다 돼지고기가 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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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륙 깊숙이 자리해 좋은 물이 흐르고 넓은 들판이 펼쳐진 충북 증평은 예로부터 인삼이 많이 나는 곳으로 유명했다. 인삼의 집산지로 불릴 만큼 증평은 인삼이 많은 고장이었다. 김치, 나물에도 인삼을 넣어 먹을 정도로, 증평 사람들은 좋은 인삼을 쉽게 접하곤 했다.
하지만 돼지고기는 달랐다. 좋은 땅에서 잘 자라주는 인삼과는 상황이 달랐다. 돼지고기를 생산하기 위해서 사료를 지속적으로 대기에는 이 고장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었던 것이다. 게다가 그 수요도 그리 높지 않아 이 지역에는 돼지농장을 쉽게 찾아볼 수 없었다. 한국전쟁 이후, 증평에도 점차 돼지고기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증평은 인삼만큼이나 돼지가 흔해지기 시작했다. 인삼과 돼지는 이때 처음 만나게 된다.
사람이 먹어도 건강에 큰 변화가 오는 인삼. 게다가 열을 올려주고 신진대사를 활발하게 해주는 홍삼은 더욱 귀한 음식이다. 하지만 증평사람들은 조금 달랐다. 인삼을 물에 우려낸 인삼차를 늘 마실 만큼 인삼이 흔했기에 돼지고기에도 인삼을 곁들여 먹곤 한 것이다. 그러다 어느새 증평돼지는 인삼과 홍삼 농축액을 추출한 부산물인 홍삼박을 먹기 시작했다. 인삼을 먹은 돼지는 일반 돼지와는 그 때깔부터 달랐다. 고운 육질과 부드러운 맛의 홍삼포크가 탄생한 것이다. 홍삼박을 먹은 돼지의 고기는 익어갈수록 홍삼의 향기까지 배어 나오고, 고기 특유의 느끼한 끝 맛이 사라졌으며, 깔끔한 맛이 났다. 이것이 바로 홍삼포크 구이라는 별미의 시작이다.
특색 있는 별미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한 증평. 증평의 두 가지 대표 상품인 ‘인삼’과 돼지고기‘를 결합하여 내놓은 홍삼포크는 그 특색이 가장 도드라지지만, 자부심을 가지고 사람들에게 떳떳이 내놓을 수 있을 만큼 그 맛도 뛰어나다. 홍삼포크 구이에는 ‘단맛’이 난다. 고기에서 무슨 단맛이 날까 생각하겠지만, 홍삼박을 먹고 자란 증평 돼지는 연한 육질을 한 입 씹으면 홍삼 엑기스를 먹은 듯 단맛이 흘러나온다. 게다가 기름기가 쏙 빠지는 특별한 불판과 적당히 간이 되어 나오는 파절임이 돼지고기의 맛을 더 돋운다. 친환경 사료에 홍삼박을 섞어 돼지에게 먹인다는 증평 돼지고기는 증평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특한 별미이다. 고기를 연신 구워내지만 느끼한 기름의 냄새보다는 홍삼향기가 배어 나와 기분 좋은 맛을 느낄 수 있다.
'삼겹살' 즐길까, '인삼' 즐길까? 증평 인삼골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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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평을 대표하는 축제를 꼽아보라 한다면 '증평 인삼골축제'가 빠질 수 없겠는데, 홍삼포크를 제대로 맛보는 데에도 이 증평 인삼골축제가 큰 역할을 한다. 증평 인삼골축제는 증평 인삼과 함께 홍삼포크를 알리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는 축제이니 말이다. 이 축제에서는 홍삼박을 듬뿍 먹여 키운 증평 돼지고기를 마음껏 맛볼 수 있으니, 증평 인삼의 효능도 몸소 체험해 볼 겸, 증평 홍삼포크도 맛볼 겸, 겸사겸사 축제를 찾아오는 이들이 매해 늘어가고 있다.
축제장에는 길이가 200여 m에 달하는 대형 구이판이 등장한다. 이 구이판에서 쉴 새 없이 구워진 홍삼 포크는 무료 시식의 대상이 되고 있으니, 증평 홍삼포크를 '마음껏' 맛 보는 일이 증평 인삼골축제에서 가능한 것이다. 물론, 축제 현장에서는 증평 인삼과 증평 홍삼포크 등을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기도 하고 인삼을 테마로 한 축제 프로그램들(인삼배 바둑대회, 인삼 캐기, 인삼 담그기, 인삼 햇쌀밥 짓기 등!)을 즐겨 볼 수 있기도 하니, 여러모로 이점이 많은 축제라 할 수 있겠다. 이 시기에 증평을 찾는다면 '맛있게 건강해지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몸소 체험해 볼 수 있을 것이다.
평범한 돼지고기가 아닙니다. 특별한 맛을 자랑하는 홍삼포크가 여러분을 기다립니다!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12월 1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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