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 좋고 꽃도 만발한 좋은 계절, 좋은 나들이 장소가 없을까 물색하게 된다. 이쯤 되면 동네 어딜 가나 꽃 피운 나무들이 아름다워 좀 더 특별한 것을 찾게 되기 마련인데, 마침 오늘은 과학의 날! 이에 걸맞게 호기심 왕성한 아이들은 물론이고 별 기대 없던 어른들까지 눈이 번쩍 뜨일 과학관을 소개하려 한다. 벚꽃길이 둘러싼 과천의 랜드마크, 국립과천과학관에서 신비한 과학놀이와 더불어 진한 봄 내음을 만끽해보자.
국립과천과학관 시작하기
미래형 비행기를 본떠 만든 국립과천과학관 외관
국립과천과학관은 지하철 4호선 어린이대공원(서울랜드)역에서 바로 이어지는 출구를 통해 갈 수 있다. 관악산 남쪽에 2008년 개장한 것으로 10년이 되지 않은 비교적 신식 건물이다. 겉에서 보면 그 모형에서부터 과학관의 풍모가 물씬 느껴지는데, 미래형 비행기를 본떠 설계한 것이라고 한다. 이는 국립과학관으로는 서울과학관과 중앙과학관에 이어 국내에서 3번째로 지어진 것. 건물의 외관만큼이나 또 한 번 눈길을 사로잡는 것이 있으니, 바로 건물 옆 거대하고 둥근 물체다. 은빛의 낯익은 돔형 건물이 바로 과천과학관의 것. 그 용도는 차차 알아보기로 하고 이제 내부로 들어가자. 건물 주위로 드넓게 펼쳐진 잔디마당이 아이들의 질주 본능을 자극할 게 뻔하지만 일단 과학관 실내부터 둘러봐야 한다. 흥미로운 것들이 이내 아이들의 마음을 빼앗을 것이다.
국립과천과학관은 과학자를 꿈꾸는 어린이들에게 안성맞춤인 곳이다. 이곳에서는 지질학에서부터 공룡과 항공, 우주에 이르는 다양한 분야의 이해를 도울 수 있는 갖은 시설물들이 어린이들을 기다리고 있다. 국립과천과학관의 가장 큰 특징은 바로 아이들이 직접 만지고 작동시켜 볼 수 있는 종류의 시설물이 절반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 보고 읽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만져보고 작동시켜 보며 스스로 원리를 이해할 수 있으니, 이곳에서 얻는 학습 효과는 자연스레 배가 된다. 하루 안에 다 돌아보기 어려울 정도의 방대한 시설물을 갖춘 국립과천과학관에서는 국제 SF 영상 축제, 온라인 과학 게임 대회, 우주 상상 체험관, 스페이스 월드 등 많은 기획 행사 및 교육 프로그램이 진행되기도 하였다.
오감만족, 과학관 실내 둘러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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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생태계에 관련된 물고기, 식물 등을 만나볼 수 있는 자연사관2
전통과학관에서는 우리 전통음식 장류와 김치의 발효과학원리도 알려준다.국립과천과학관 지상 3층 건물은 실내전시관과 실험실로 나뉜다. 1, 2층은 기초과학관, 어린이탐구체험관, 전통과학관, 자연사관 등 9개 전시관으로 구성, 모두 상설전시를 한다. 기초과학관은 수학, 물리, 지구과학 등 기초적인 과학이론을 알기 쉽게 전시한 곳, 첨단기술관은 생명공학, 정보통신, 에너지환경분야를 중심으로 쉽게 접할 수 없는 첨단기술을 배울 수 있다. 유아, 어린이들은 어린이 탐구체험관에서 과학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채울 수 있다. 놀면서 깨닫는 실생활 과학 원리를 테마로 삼아 아이들에게는 재밌는 장난감이 많은 놀이터와 같다. 예로부터 전해온 우리 전통 과학기술에 대한 전통과학관도 있다. 해시계, 물시계, 대동여지도, 사상의학 등 우리 선조들의 지혜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이외에도 지구와 생태계에 관한 자연사관, 과학기술이 이룩한 결과와 그 발자취를 알아보는 명예의 전당도 유익하다. 과학기술사료관과 실험실이 있는 3층에는 직접 실험에 참여하면서 과학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이 마련돼 있다. 또 각 실내전시관에서도 체험용 전시가 수시로 진행되므로 지루할 틈이 없다.
하늘과 생태계, 자연 속으로 더 가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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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관 본관을 모두 둘러봤다면 드디어 궁금증 가득한 은빛 공모형 건물로 들어가 볼 차례. 지름 25m의 이 거대한 건물은 바로 천체투영관이다. 하늘의 별, 별자리, 태양계 행성과 우주의 탄생 등 천문현상을 전문가와 함께 감상할 수 있다. 우주선 안으로 들어온 듯 신비한 기분으로 고대의 하늘, 태양계여행, 별을 향하여 등 천체 프로그램을 감상하면 실제로 우주여행을 떠난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 쉽다. 해당일의 밤하늘을 똑같이 재현해 별자리의 신화와 위치를 알려주는 계절별 별자리 찾기도 흥미로워 아이들은 그 어느 때보다 조용히 집중한다. 다만 천체투영관은 5세 미만 유아의 입장을 제한하고 있으며, 때때로 특강 등 특별 프로그램 진행에 따라 이용시간 등에 변동이 있을 수 있으므로, 문의한 후 방문할 필요가 있겠다.
과학관 마당을 가로질러 나오면 만나는 통유리로 지어져 아름다운 외관의 곤충생태관도 지나칠 수 없는 코스. 수서곤충, 나비, 장수풍뎅이 등 소생태계 탐구를 위한 체험 공간으로 특히 한창 곤충을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더없이 좋은 장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생태관 바로 맞은편에는 수생식물과 곤충 등 자생력이 있는 생물군이 서식하는 생태공원이 있다. 습지대와 흡사한 환경을 체험할 수 있다.
과학관 마당 더하기 벚꽃길 나들이
국립과학관과 서울대공원으로 이어지는 길 일대는 벚꽃이 만발하는 봄꽃명소다.
알찬 과학관 전시를 둘러보고 난 후에는 과학관 외부와 그 일대 벚꽃을 만끽할 시간이다. 주변의 서울대공원을 비롯해, 경마공원, 과천과학관 앞길까지는 벚꽃 명소로도 이름난 곳으로 봄이면 많은 이들이 소풍 겸 이 곳을 찾는다. 과학관 마당에도 볼거리는 넘친다.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곳은 우리나라의 첫 우주발사체인 나로호의 실제 크기 모형이 전시된 곳. 압도적인 크기는 어른들조차 한참동안 눈을 뗄 수 없을 정도다. 이어서 주상절리와 규화목 등 신비한 지질현상 등을 볼 수 있는 지질동산과 중생대의 공룡 모형을 실물 크기로 전시한 공룡동산은 특히 아이들이 뛰어놀기 좋아하는 곳이다.
벚꽃이 피면 어느 곳이나 아름답기 마련이다. 과학이 아이들에게 중요한 공부거리라고 하지만, 오히려 어른이 되고 나서 더욱 과학에 관심을 접게 되는 경우가 많다. 국립과천과학관은 흥미롭게 열려있는 과학의 세계로 어른들도 어울려 여행할 수 있는 곳. 더구나 봄꽃까지 더해진다니 금상첨화가 따로 없다. 따뜻한 날씨와 봄꽃, 특별한 나들이를 원한다면 국립과천과학관을 추천한다.
국립과천과학관의 묘미인 천문시설 등 일부 체험은 사전예약 또는 현장예약을 통해 운영된다고 하니 방문 전 미리 홈페이지를 참고하는 게 좋겠죠?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4월 15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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