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사낙안이 펼쳐지는 곳

평사리공원은 소설 ‘토지’의 배경이 된 평사리들판과 최참판댁의 지척에 자리 잡고 있다. 지리적으로는 하동과 구례의 중간쯤 위치한다. 공원은 하동 그린 꽃가꾸기 사업의 일환으로 조성됐다. 공원 자체만 보면 어느 지역에서든 볼 수 있을 법한 평범한 공원이지만, 주변에 국내 유일의 1급수를 자랑하는 섬진강을 끼고 있어 그 경관이 남다르다. 공원에는 대형주차장과 그늘가림막, 농구장과 족구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운동시설이 마련돼 있다. 은빛 백사장과 장승 동산은 공원의 또 다른 볼거리다. 섬진강과 인접해 있어 다양한 생태 체험 학습장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매년 11월쯤에는 옛날 임금님께 진상했을 정도로 품질이 우수하다는 대봉감축제 등이 열리고 있다. 한편, 평사리공원은 일명 ‘박경리 토지길’의 시작점이기도 하며, 토지길은 이곳에서부터 평사리들판과 동정호, 최참판댁, 조씨고택, 취간림, 섬진강변, 화개장터까지 이어진다.

 

섬진강변에서의 특별한 추억

‘캠핑 열풍’이라는 말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캠핑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뜨거운 가운데, 평사리공원 야영장도 전국의 많은 캠핑족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평사리공원의 야영장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물이 맑기로 유명한 섬진강변을 따라 조성돼 있다. 여느 캠핑장들처럼 사이트가 따로 나뉘어 있지 않기 때문에, 마음에 드는 곳에 자유롭게 텐트를 설치할 수 있다. 중앙 도로를 중심으로 한쪽은 울창한 소나무 숲이, 다른 한쪽은 섬진강의 맑은 물줄기가 펼쳐진다. 오토캠핑, 글램핑 등 최신 캠핑 시설을 갖춘 캠핑장에 비하면 편의시설이 뛰어난 편은 아니지만, 전국 어디에도 없는 아름다운 경관을 품고 있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약 50여 개의 텐트를 설치할 수 있으며, 시설을 이용하기 위해서는 예약이 필요하다,

 

함께 둘러보면 좋은 평사리들판과 동정호

평사리공원의 인근에는 평사리가 자랑하는 두 비경이 자리 잡고 있다. 평사리들판과 동정호가 그 주인공이다. 평사리들판은 소설가 박경리가 소설 ‘토지’의 배경으로 평사리를 선택하게 된 첫째 이유다. 봄이면 초록빛으로, 가을이면 황금빛으로 일렁이는 이 너른 들판은 3대에 걸친 만석지기 집안의 이야기가 쓰이게 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평사리들판은 섬진강 물길을 따라 펼쳐지는 들판 중 가장 넓은 규모를 자랑하는데, 그 면적이 무려 83만 여평에 이른다. 박경리 선생은 생전 ‘마른 논에 물들어가는 소리’를 가장 듣기 좋은 소리로 꼽을 만큼, 들과 논을 사랑했다고 전해진다.
 
한편, 동정호는 과거 평사리 앞을 흐르는 악양천이 범람하였을 때 자연적으로 생긴 습지로 알려져 있다. 중국 후난성의 웨양(岳陽)시에는 중국 최대의 호수인 동정호가 자리 잡고 있는데, 평사리가 있는 악양면의 한자가 웨양과 같다고 하여 동정호라는 이름이 붙게 됐다. 최근 하동군에서는 동정호에 생태습지원을 조성할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아름다운 자연과 역사, 문화를 간직한 평사리와 지역 문화의 거점이 되고 있는 평사리 공원의 변화가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