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의 팥은 어떤 맛일까. 우리 생활의 팥 가공음식들은, 이를테면 빙수 안에 든 팥은 매우 단맛을 낸다. 먹으면 그 단맛이 목구멍 깊숙이 빨려 들어온다. 그래서일까. 팥은 원래 그토록 단맛인 줄 아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언젠가 티비의 한 건강 프로그램에서도 다뤄진 바 있듯이, 팥을 가공한 음식은 대개 다량의 설탕(당)이 함유돼 있어 팥 본연의 맛과는 거리가 있다. 물론 허준의 ‘동의보감’에 따르면 팥은 본래 그 성질이 달다. 그렇다 하더라도, 팥 본연의 맛, 팥 자체의 단맛에 가장 충실한 맛을 느껴보고 싶다면, 서래마을로 가보자. 하얀 입김 나는 한겨울, 따끈한 음식이 못 견디게 생각난다면 서래마을 팥죽 맛집을 추천한다.
맛처럼 소박하고 단아한 팥 맛집
서래마을에는 이미 입소문을 통해 유명해진 지 오래인 팥죽 맛집이자 떡 맛집이 있다. 서래마을 스타벅스 근처에 위치한 떡집 '담장 옆의 국화꽃'이다. 평균 이상의 미식 취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가보거나 들어봤음직 한 이 가게는, 서래마을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주택가라고 봐도 무방하다. 가게는 심지어 그리 크지도, 그렇다고 협소하지도 않다. 들어서면 편안할 만큼의 공간을 제공하는, 딱 그만큼의 공간이다.
이 가게가 유명한 것은 떡과 팥죽 때문이다. 최근 여러 프랜차이즈 떡집 등이 늘어나고 쌀 가공식품이 비교적 활성화 되면서 떡을 소재로 한 가게는 꽤 여러 군데 매스컴을 타기도 했다. 그런 점에서, 이 집이 다른 가게 등과 차별성이 있는 것은 무엇보다 팥죽이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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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게 주문 카운터에는 팥죽 모형이 전시돼 있는데, 실제 음식과 별 차이가 없어서 보기만 해도 군침이 돌 정도다. 팥죽 종류는 기본 팥죽, 단팥죽, 고구마팥죽 등이 있어 취향별로 골라서 주문할 수 있다.
팥죽을 주문하면 놋그릇에 팥죽이 담겨 나온다. 놋그릇에 손을 대면 따스한 온기가 손바닥 가득 전해진다. 숟가락으로 팥죽을 떠서 한입 가득 머금으면 팥의 따뜻함, 나아가 팥의 신성함까지 느껴지는 것 같다. 예부터 우리나라 고유의 음식으로 팥을 꼽지 않던가. 그만큼 팥은 우리 민족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음식이기도 한 것이다. 서래마을 팥죽이 특별한 것은 이러한 이유도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우선 세 가지 팥죽(팥죽 단팥죽 고구마 팥죽)을 비교하자면, 가장 먼저 모양새의 차이를 들 수 있다. 맛이 다른 만큼, 고명의 종류라든가 고명을 담는 방식도 약간씩 차이가 있는데, 공통점이 있다면 그 어느 것 하나 결코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는 것이다. 기본 팥죽은 따로 당을 첨가하지 않은 채 팥 고유의 맛을 살린 것으로, 기본 단맛 속의 은은한 담백함을 여과 없이 느낄 수 있다. 또한 다른 곳에서는 맛볼 기회가 흔치 않은 고구마 팥죽의 경우, 따스하고 차진 고구마가 고명처럼 팥죽 안에 섞여 나오는데, 고구마와 팥을 입안에서 함께 씹다 보면 포만감과 함께 건강해지는 것을 느낄 수 있을 정도다.
팥죽과 함께 즐기는 가래떡구이
팥죽 가게에서는 가래떡구이도 사 먹을 수 있다
이 가게는 팥죽과 떡을 주로 판매하지만, 그중에는 가래떡구이도 있다. 가격은 논외로 하더라도, 주문한 가래떡구이는 색색의 아기자기한 가래떡꼬치와 함께 역시 작은 놋그릇 종지에 담긴 꿀 소스 등이 함께 나온다. 단정한 그릇에 살포시 놓인 가래떡구이를 보노라면 보는 것만으로도 입가의 미소를 짓게 하는, 특유의 단정함을 주는 음식이다.
팥죽 먹고 서래마을 한 바퀴
사실 팥죽을 먼저 먹고 서래마을을 구경하든, 서래마을 구경을 먼저 하고 팥죽을 먹든 그것은 먹는 이의 마음이다. 배가 고프면 먼저 먹고 천천히 서래마을을 한 바퀴 둘러보는 것도 좋고, 그렇지 않다면 서래마을의 한적한 골목을 여유 있게 거닐어 본 뒤 식사 겸 팥죽을 먹어보는 것도 좋을 것이다. 어느 쪽이든 서래마을에서 먹는 팥죽은, 그리고 서래마을에서 팥죽을 먹은 행위 자체는 생활의 여유를 중시하는 사람에게 유쾌한 기억이 되어 줄 것이다.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12월 2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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