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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도 쉬어가는 영동의 절경, 월류봉과 한천8경


경부고속도로를 타고 대전을 지나면 인근에 옥천군이 있고, 조금만 더 내려가면 영동군 황간면에 이른다. 포도로 유명해서 유럽과 미국 등지로 와인을 수출까지 하는 대한민국 1등 포도의 산지, 영동군. 그러나 영동군은 포도만 유명한 것은 아니다. 굽이굽이 이어지는 금강의 지류인 초강이 있는 영동군 황간면에는 영동군이 자랑하는 절경, 한천8경이 있다. 많은 이들이 영동의 양산8경은 잘 알지만 한천8경에 대해서는 익숙지 않은 것도 사실. 오늘 트래블투데이와 영동군의 숨은 보석같은 절경, 한천8경으로 함께 떠나보자. 

                    
                

월류봉, 한천8경의 시작과 끝 

월류봉의 아침. 신비로울 정도로 아름답다. 

한천8경은 월류봉, 화헌악, 용연대, 산양벽, 청학굴, 법존암, 사군봉, 냉천정을 말한다. 그중에서도 월류봉은 한천8경의 첫 손에 꼽히는 절경이다. 400m 남짓한 낮은 봉우리지만 밤이 되면 얘기는 달라진다. 조선 후기 노론의 영수였던 송시열을 기리는 한천정사 쪽에서 월류봉을 바라보면 달이 월류봉의 능선을 따라 계속 봉우리를 맴도는 것 같이 보이기 때문에 이곳의 이름은 ‘달(月)이 머무는(留) 봉우리(峰)’이다. 우암 송시열은 병자호란으로 삼전도에서 청과 치욕적인 강화를 맺자 관직을 버리고 이곳으로 낙향하여 한천서원을 짓고 은거한 바 있다. 때문일까. 이곳 월류봉에는 한천정사 외에도 송시열의 낙향과 후학 양성을 기록한 유허비가 있고 한천8경이라는 이름 자체도 송시열의 한천정사에서 따온 것이다. 산 아래에 흐르는 초강천에 달빛이 비추면 이곳은 그야말로 절경이 된다. 강변임에도 백사장이 있어 자연 그대로의 경치를 느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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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내린 월류봉. 한천8경의 으뜸인 월류봉은 계절에 따라, 시간에 따라 새로운 아름다움을 자랑한다. 

월류봉은 4계절 모두 아름답기로 유명하다. 워낙 빼어난 자연경관이다 보니 봄, 여름, 가을, 겨울의 모습이 도저히 같은 곳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 더구나 아침과 저녁 등 시간에 따라서도 달라지니 가히 한천8경의 으뜸이라고 하겠다. 한천8경 중 대부분은 이 월류봉이라고 해도 무방하다. 사실 월류봉은 동서로 뻗은 6개의 봉우리 가운데 가장 높은 봉우리이다. 화헌악은 한천정 뒤쪽의 산봉우리를 말하는데 꽃과 나무가 무더기로 난 까닭에 화헌(花軒, 꽃 처마)이라 부르고, 용연대는 월류봉 앞의 절벽으로 평지에 우뚝 솟아 연못에 이르러 형성되었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은 것. 산양벽은 월류봉의 첫째, 둘째 봉우리로 자연 그대로의 경관으로 유명하다. 청학굴도 월류봉 중턱에 있는 자연동굴을 말하고, 법존암은 월류봉에 있던 암자 터, 사군봉 역시 월류봉과 이어진 다른 봉우리로 설경으로 유명한 곳이다. 냉천정 역시 월류봉에 있는 정자였으나 지금은 한천정사가 그 자리에 세워져 있다. 

 

반야사, 영동군의 또 다른 자랑 

반야사는 월류봉과 거의 흡사한 지형에 있다. 마치 쌍둥이처럼. 

월류봉 입구에서 대략 6km 남짓 초강변을 따라 올라가면 작지만 사연 있는 절, 반야사가 나온다. 반야사는 월류봉과 마찬가지로 굽이굽이 흐르는 초강을 끼고 있기 때문에 월류봉과 상당히 떨어져 있음에도 매우 가까이 있는 듯한 인상을 준다. 비록 한천8경에 속하진 않지만 그에 못지않은 절경을 자랑한다. 반야사의 뒤편 산봉우리에는 자연적으로 형성된 호랑이 형상을 한 돌무더기가 있다. 반야사에 형성된 포토존에서는 자연스럽게 이 호랑이 형상을 카메라에 담을 수 있다. 또 수령이 500년을 넘은 배롱나무 두 그루와 2003년 3월에 지정된 보물 제1371호 반야사 삼층석탑이 있다. 
 

작지만 많은 사연을 간직한 반야사는 영동군 여행에서 꼭 들러야 하는 장소 가운데 한 곳이다. 

반야사는 화엄종의 개조이자 원효와 함께 당나라 유학길에 올랐던 의상의 수제자 상원대사가 720년에 건립한 사찰로 알려져 있다. 이곳은 강원도 평창에 위치한 상원사와 함께 조선 7대 임금인 세조에 얽힌 일화를 전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병에 걸린 세조가 속리산에 왔다가 이곳에 들러 문수보살을 만나고, 문수보살이 안내해준 샘에서 약수를 마시고 몸을 씻었더니 병이 깨끗이 나았다고 전한다. 이에 세조는 반야사에 어필을 남겼고 이 어필은 지금까지도 반야사에 보관되어 있다. 반야사는 비록 규모는 작은 절이지만 주변의 풍경과 여러 볼거리들로 점점 유명세를 타고 있어 영동 여행에서 뺄 수 없는 명소로 주목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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빼어난 경치가 유명한 곳은 어딜 가도 경치보다 사람들이 많이 보여서 실망하셨다면 영동의 자랑, 한천8경과 반야사에 들러보는 건 어떨까요? 고즈넉한 분위기에서 절경을 감상하며 새로운 힘을 얻을 수 있을 거예요~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12월 1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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