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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질기지 않은 말고기는 부드러운 육질을 최대한 즐기기 위해 육회로 많이 애용된다. 

영양 가득 별미, 말고기 요리

1988년, 과천시 주암동에는 하계 올림픽을 대비하여 서울경마장이 건설되었다. 가족 공원과 승마장, 마사 박물관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춘 서울경마장은 가족 단위의 나들이 장소로도 좋은 곳이지만, 서울 경마장으로 인해 독특한 별미를 맛보는 것도 가능하게 되었다. 바로 말고기에 대한 이야기다. 본디 제주특별자치시도에서 즐겨 먹는 음식으로 알려져 있는 말고기를 과천시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경마장에서 퇴마가 된 말들은 서울경마장 인근의 음식점으로 팔려나간다. 이렇게 음식점으로 팔려나가는 퇴마는 연간 600여 마리 정도. 경주마로서의 기력을 낼 수 없게 되었거나, 다리가 부러진 말들이 대부분이다. 거래 가격은 80만 원 정도에서 형성된다. 말 한 마리가 450kg 안팎인 것을 생각하면 kg당 2000원에 채 못 미치는 셈이니 돼지고기보다 싸다. 하지만 버려지는 부위가 거의 없는 말은 돼지보다 부위별 수익성이 높은 편이다. 고기나 뼈는 물론 가죽과 발톱까지 요긴하게 쓰인다. 생전에 달고 다니던 편자(굽)는 예부터 집안에 걸어두면 재앙이 물러간다는 속설로 인기상품으로 팔린다. 

말고기의 빛깔은 다른 고기와 마찬가지로 적색을 띠며, 나이가 많은 말일수록 짙은 암적색을 띠게 된다. 말의 근육 속에는 글리코겐 함량이 많고 근육 중에 함유된 지방에는 고급 불포화지방산 함량이 많은 것이 특징이며, 지방색은 황색을 띤다. 말고기를 먹는 방법은 다른 고기에 비해 상당히 단순한 편이다. 등심 부위를 구워먹거나 육회로 해서 먹는 것이 일반적이다. 말고기 샤브샤브로도 해먹지만 가장 많이 선호되고 있는 것은 역시 육회이다. 그 외에는 말고기 육회 만두나 초밥, 로스구이, 함박스테이크로도 만들어 먹는다. 

저지방, 고단백 식품인 말고기는 콜레스테롤함량도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격이다. 허준은 “동의보감”에서 말고기는 신경통, 관절염, 빈혈에 좋고 귀 울림에 효험이 있으며 허리와 척추 뼈에 특히 좋다고 기록했다. 황도연의 의성 “방약합편”에서는 말고기는 원기가 부족해 기운이 없고 피로를 자주 느끼며 매사에 의욕이 없을 때 이를 회복시켜주는 효능이 있고, 몸을 차게 해주어 진정 및 소염작용이 있어 흥분을 잘하거나 혈압이 높은 사람, 심장, 폐, 대장이 약한 사람에게 좋다고 밝히고 있다.

고기만이 효능이 있는 건 아니다. 말뼈는 글리코겐 함유량이 우유보다 4배 많고 철과 인이 다량 함유되어 있어 관절, 류머티즘, 신경통, 중풍, 간질환 등을 가지고 있는 환자에게 좋다. 또한 뼈를 튼튼하게 하므로 성장기에 있는 어린이나 골다공증 환자에게도 좋다. 이 때문에 말뼈는 엑기스 등으로 가공되어 팔려나가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