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과 맞닿은 연천군에는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간직한 선경들이 가득하다. 차탄천의 주상절리와 연천군의 명물 재인폭포, 열두 개울 등 국내의 아름다운 명소들에 대해 속속들이 알고 있는 여행자라면 단숨에 고개를 끄덕일만한 매력적인 장소들이 온전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 경기도에서 가장 인구가 적은 곳이기도 한 연천군에서는 사람들이 붐비는 모습을 좀처럼 볼 수 없다. 바쁜 일상과 복잡한 도심에서의 생활에 지친 사람들에게 그야말로 ‘힐링’의 기회를 제공하는 곳이 바로 연천군인 것이다.
열두 개의 개울을 건너
연천군 열두개울은 이곳에 다리가 놓이기전 열두개의 개천을 건너야 했기 때문에 생긴 이름이다.
옛날, 연천군 청산면 초성리에서 포천군 신북면 덕둔리로 이어지는 길목에는 열두 개의 개울이 있었다. 산도 많고 물도 많은 고장, 연천군이다 보니 다른 고장으로 건너가기 위해 열두 개나 되는 실개천을 넘어야 했던 것이다. 선녀바위, 만장바위, 평바위, 봉바위 등의 바위들과 무장소, 보안소, 도라소, 돌묵소, 쌍무소, 용수골소의 소들이 빚는 풍경이 열두 개울이 위치해 있던 십 리 남짓의 넓은 지대에 펼쳐져 있으니, 열두 개울을 찾은 사람들은 저도 모르게 보물찾기를 시작하게 된다. 지금은 다리가 놓여 지나다니기가 수월해졌지만, 열두 개의 개울이 흐르던 특별한 풍경을 잊지 못하는 연천 사람들은 아직도 이곳을 열두 개울이라 부른다. 아름다운 계곡 옆으로는 천연 야영지가 마련되어 있으니, 여름이면 열두 개울에 피서객들이 붐비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일일지도 모른다. 열두 개울은 그 풍경을 보존하기 위하여 토요일 오후, 일요일, 그리고 피서 철에만 개방된다.
27m 구름다리 갖춘, ‘재인폭포’
재인폭포는 연천을 대표하는 명승지이다.
연천 가마골 재인폭포는 보개산과 한탄강이 어우러지는 주위의 빼어난 경관과 맑은 물로 인하여 사시사철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연천군의 대표적인 명승지로 널리 알려졌다. 재인 폭포에는 2013년 5월 27m 높이의 구름다리가 조성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폭포와 주상절리를 더 편리하게 전망할 수 있다.
18.5m 높이 재인폭포에는 재인(才人)의 죽음에 관한 전설이 전해온다. 옛날 어느 원님이 이 마을에 사는 재인 아내의 미색을 탐하여 이 폭포 절벽에서 재인으로 하여금 광대줄을 타게 한 뒤 줄을 끊어 죽게 하고 재인의 아내를 빼앗으려 하였으나, 절개 굳은 재인의 아내는 남편의 원수를 갚기 위해 거짓으로 수청을 들며 원님의 코를 물어뜯고 자결하였다. 그 뒤부터 이 마을을 재인의 아내가 원님의 코를 물었다 하여 ‘코문리’로 불렀다가 차츰 어휘가 변하여 ‘고문리’가 되었다는 전설이 있다. 반면, 옛날 한 재인이 마을 사람과 이 폭포 아래에서 즐겁게 놀게 되었으나, 자기 재주를 믿고 흑심을 품은 재인은 그 자리에서 장담하며 약속하기를, ‘이 절벽 양쪽에 외줄을 걸고 내가 능히 지나갈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자, 마을 사람은 재인의 재주를 믿지 못하고 그 자리에서 자기 아내를 내기에 걸게 되었다. 잠시 후 재인은 벼랑 사이에 놓여 있는 외줄을 타기 시작하는데, 다급해진 마을 사람은, 재인이 줄을 반쯤 지났을 때 줄을 끊어 버렸고 재인은 수십 길 아래 낭떠러지로 떨어져 죽게 되었다는 전설도 함께 전해져 내려온다.
이야기를 가지고 있는 열두개울과 재인폭포를 만날 수 있는 연천! 두 풍경 모두 정말로 아름다워 눈이 부시네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8월 0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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