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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제 집을 어디에 두고 여기에서 홀로 돌고 있는지. 그럼에도 맑은 소리를 내고 있는 것이 퍽 대견하다.
아래에서 내려다본 거리는 의외로 한산해서 왜인지 자꾸만 그림자를 쫓게 된다.
결코 낡지 않을 것 같은 모양새가 오히려 서글프다. 꼬리를 뭉텅 잘라내고 안전선 안에 서서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통과하기 위해 살아가는 삶은 찰나를 위해 모든 것을 내던지는, 덧 없는 것인데도.
혼자 걸어도 좋은 길이 있다. 구름이, 돌담이 말을 거는 그런 길이 있다.
어디 하나 스며들지 않은 곳이 없어 빛이 닿을 때마다 은은히 퍼져 빛나는구나.
하얀 길 위에 붉은 낙엽 하나 묻어있지 않아. 벌써 누군가 다녀간 걸까.
보기 위해 보이지 않는 것을 수신하는 이 망원경에는 풍경조차 하나의 신호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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