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형민이에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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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호초등학교 폐교사에 만들어진 상주예술촌. 실내에도 여러 미술품들이 있다.

형민아. 잘 지내니? 상주로 이사 오면서 떨어져 지낸 지도 어느덧 석 달이나 돼가네. 며칠 전에 여기서 사귄 친구들과 상주 예술촌에 캠핑을 다녀왔는데 언젠가 한번 같이 캠핑에 가자고 했던 네가 생각나 이렇게 펜을 들어. 상주 예술촌은 원래 캠핑하는 곳이 아니야. 그렇다고 캠핑할 곳으로 크게 부족함은 없었어. 잔디가 깔린 넓은 운동장도 있고 산뜻한 공기를 마시며 잘 수 있어 오히려 캠핑하기에 최적의 장소라고 할 수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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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사 바깥쪽에 배치되어 있는 여러 설치미술들의 모습

일단 상주 예술촌에 도착하자마자 텐트부터 설치해 놓고 예술 작품들을 보러 갔어. 작품들은 실내에는 물론 실외에도 곳곳에 배치돼 있었는데 조각품부터 수채화에 서예, 유화까지 생각보다 작품들이 다양하더라. 전체적으로 모두 간결하면서 강한 힘이 느껴지는 작품이었어. 자연을 자신의 방식대로 독특하게 표현한 작품들도 돋보여서 감동을 받기도 했지. 특히 한 작가의 산천의 노래라는 작품이 내 감성을 자극했어. 풀빛 바람에 개구리가 뛰어다니고 그 옆에 흐르는 물가에는 물방개가 노니는 모습을 표현한 그림이야. 거기에 일렁이는 푸른 들과 논밭, 신록으로 물든 대지까지. 작가는 이 작품에 우리의 고향 산천을 담았다고 해. 집과 나무, 산, 들을 다양한 녹색과 노랑, 분홍색으로 단순화한 기법이 인상적이었어. 작품 설명을 보니 곳곳의 완만한 선들은 상주의 산등성이를 연상시켰대. 마치 하늘 위에서 내려다보듯 원근법이 무시된 작품에서 다양한 색상들이 대비를 이뤄 율동감까지 만들어내고 있는 거 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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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을이면 단풍이 예쁘게 드는 운동장에는 꾸준히 캠핑객들이 찾아든다.

예술 촌에는 그림뿐 아니라 통기타교실은 물론, 음악캠프도 진행하고 있다고 해. 시기가 안 맞아 나는 체험해보지 못했지만 각종 이벤트성 행사도 진행하고 있고. 예술 촌을 다 둘러본 후에는 어느덧 으슥해져서 캠핑장으로 돌아와 간단히 불을 피우고 식사를 했어. 평소 집에서 먹던 반찬들을 가져와 찌개만 끓여 먹었는데도 밖으로 나와 먹으니 맛이 새롭더라. 식사 후 텐트에 누워 실내등 아래서 책까지 읽으니 갑자기 감도는 행복한 기운에 기분이 좋아진다. 요즘 사람들이 왜 캠핑 캠핑하는지 그 이유를 알겠더라. 기회가 되면 너와도 지금 이 기분은 함께 느끼고 싶다. 조만간 또 편지할게. 잘 지내고 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