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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 읽는 소리를 들으면서 자란 탓인지 너무 붉지도 연하지도 않으며 모난 법이 없다.
분명 저 그림도 빛바래기 전에는 선명했을 텐데 마치 빛바래기 전이란 존재하지 않았던 것처럼 상상이 되지 않아.
가파른 절벽에도 생명을 틔우고 사는 것들이 있다. 수평선을 향한 그리움과 닿을 수 없는 구름에 대한 갈망 같은 것들이 있다.
절이 산 속에 있어야만 하는 이유를 생각해 본 적이 있다. 세상이 차단되는 곳이기도 하지만 세상 모든 소리가 여기에 있다.
평평하게 다져진 길 위의 낙엽이 무언가를 그려내고 있다. 점점이 떨어져 너와 나를 이으려 하고 있다.
결코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이 조화를 이루고 있다. 이해할 수 없지만 이해할 수 밖에 없는 것들이 가득한 여행길.
건너편의 무엇을 잇기 위해 저리도 촘촘히 띄워졌을까. 점점이 늘어선 그 모양새대로, 시선이 이어진다.
점점이 피어나는 꿈, 그리고 그 꿈이 모여드는 곳. 벅찬 꿈과 상상력이 갖은 모양새로 자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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