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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 없이 오로지 필연만 존재하는 이곳에서 돌 하나도 허투루 쓰이는 법이 없다.
세월과 함께 빛이 바래가는 풍경. 바랜 빛이 더 아름다운 것은 우리가 쉬이 알 수 없는 이치일 것이다.
문, 이라는 것이 비단 여닫기 위한 것일리가 있으랴. 경계를 지날 채비를 마친 뒤, 새로울 풍경에 마음이 벅차다.
이 고운 빛깔들을 닦아둔 마음은 누구의 것일까. 단정한 모양새가 감탄사를 자아낸다.
본디 땅이 키워낸 털의 그것 같다고 생각했다. 황금빛으로 빛나면서 부드럽게 흔들리는 땅의 머리칼 같다.
눈을 감아도 비쳐드는 햇살과, 그 아래 선 것들. 위태롭고도 고운 모습들에 눈이 시리다.
나무가 덮인 바위와 이끼가 덮인 바위가 만났다. 비견할 수 없는 두 아름다움이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
물이 고여도, 잎이 젖어도 가라앉지 않는 이유는 물을 싫어해서가 아니다. 너무나 좋아하기에 오랫동안 곁에서 떠다니고 싶을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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