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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태문화 국제관광지 남이섬을 지켜주세요


대한민국 서울에서 한강을 따라 동쪽으로 63㎞ 지점, 가랑잎처럼 청평호에 떠있는 섬이 있다. 면적 46만㎡, 둘레는 약 5㎞인 남이섬. 하늘에 닿을 듯 길게 늘어선 나무와 광활한 잔디밭은 누구나 찾아와 편안히 쉬어갈 수 있는 안식처다. 강물로 에워싸인 자연생태문화 청정정원. 타조, 토끼, 공작과 이름 모를 무수한 새들이 공존하는 남이섬은 사계절 내내 매력이 넘쳐난다.

                    
                

50여년, 120개국 120만(1년 입장객 기준) 외국인과 호흡해 온 남이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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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남이섬 항로를 관통하는 교량 설치반대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남이섬은 한국 내 단일관광지로는 외국인이 가장 많이 찾는 국제관광지로서 한 해 120여개국 120만명이 찾는다. 약 220여종, 3만여 그루의 나무와 함께 멸종위기 동물, 천연기념물이 서식하는 등 천혜의 자연환경을 갖춘 것은 물론 연 600회가 넘는 공연과 전시가 열리는 생태문화복합관광지로 사랑받고 있다. 특히 드라마 ‘겨울연가’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한류 중심지로 각광받고 있다.

남이섬은 관광안내 리플릿을 8개 언어(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태국어, 말레이-인도네시아어, 베트남어, 미얀마어)로 비치하였으며, 무슬림을 위한 할랄 공인인증 음식점 ‘아시안패밀리레스토랑 동문’, 이슬람 기도실 ‘무솔라(Musolla)’를 운영해 감성과 문화를 앞세운 남이섬만의 배려정책을 펼치고 있다. 대한민국에 할랄음식점이나 기도실 등 인프라가 턱없이 부족한 가운데, 남이섬은 대한민국 최대 규모인 약 260㎡(80평)으로 증축, 동시에 150명까지 수용할 수 있게 배려한 것이다. 또한 ‘남이섬세계책나라축제’를 2년에 한번씩 개최하며, 축제의 하이라이트인 ‘나미콩쿠르(남이섬국제그림책일러스트레이션공모전)’는 세계 3대 일러스트레이션 공모전으로 부상하며 올해 98개국 1,844개 일러스트레이터들이 참여해 그 위상을 더했다.

대한민국 정부가 이런 국제적 관광지 남이섬에 지역 균형발전이란 명목으로 남이섬으로 들어가는 물길과 하늘길을 가로막는 교량을 건설할 계획이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사고 있다. 50여년 가꿔온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환경이 한순간 물거품으로 돌아갈 위기에 처한 것이다.
 

남이섬 항로를 관통하는 교량 설치 조감도. 천연기념물 보금자리 파괴가 예상된다.

50여년 피땀흘려 가꾼 남이섬, 교량 하나에 물거품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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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 서식하는 큰소쩍새(천연기념물 제324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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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 서식하는 올빼미(천연기념물 제324-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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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에 서식하는 솔부엉이(천연기념물 제324-3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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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이섬 탐조체험 딱따구리 학교

대한민국 정부의 도로건설 계획에 따르면 올해 ‘남이섬 항로를 관통하는 교량을 설치한다‘고 공식 발표하였다.

교량 건설 시, 도로, 구조, 토질, 교통 등의 설계참여자 이외에 환경영향평가 대행자 및 환경분야전문가 등이 공동으로 참여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대한민국 정부는 이를 간과하였다. 이밖에도 교량 건설로 인해 발생할 수 있는 자연생태 파괴, 선박운항 안전문제 등 심각한 문제가 발생할 여지가 있어 논란이 일고 있는 것이다.

만일 남이섬에 교량이 설치된다면 가장 큰 문제는 생태계 파괴다. 전세계로 뻗어나가고 있는 대한민국 관광 1번지 남이섬이 지금까지 사랑받고 있는 이유는 50여년 전부터 지금까지 자연생태환경을 지켜오면서 문화예술관광지로 만들고자 노력한 결과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 면적대비 가장 많은 종과 개체수의 야생조류가 서식하고 있으며, 환경운동연합, YMCA, 유니세프 등 NGO 단체가 섬에 상주하면서 그 가치를 알리고 있다.

더욱이 남이섬과 자라섬 사이 수역은 현재 최대 총톤수 138톤(선박 길이 26.4m)의 여객선을 비롯한 도선 8척이 연중무휴 매일(07:30~22:00) 경기도 가평(선착장)과 강원도 춘천(남이섬) 사이를 왕복 운항하고 있으며, 연평균 600여만명(1일 도선운항수 637회, 연 100,000회 이상)의 국내·외 관광객을 수송하고 있다. 환경을 보존하고 안심관광을 위해 온 힘을 쏟는 남이섬 수역에 교량이 설치된다면 자연생태 파괴 뿐만 아니라, 안전사고 발생 우려로 인해 정상적인 선박운항이 불가능하게 될지도 모를 일이다.

남이섬의 아름다운 자연을 보전하고자 지난 50여년간 피땀 흘려 가꾼 남이섬 임직원들과 인근 주민들은 ‘합리적인 공공성 확보를 위한 토론회’를 개최하기도 하였고, 이에 공감한 남이섬을 찾은 국내외 관광객들은 ‘남이섬 항로를 관통하는 교량 설치반대 서명운동’에 적극 동참하고 있다.

46만㎡(14만평) 면적의 남이섬은 직선거리는 1.2km에 불과하지만 메타세쿼이아를 비롯해 35,000그루의 다양한 수종의 나무가 식재되어 있다. 대한민국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철새도래지 모니터링과 멸종위기·천연기념물 보호 활동을 하는생태전문가 단체인 ‘야생조류센터’가 남이섬을 실제 수십차례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남이섬에는 80여종의 조류가 서식하고 35종이 번식하고 있다.

특히 남이섬은 수도권에선 보기 드물게 면적대비 새의 밀도가 높고 다양하다. 무엇보다 오래된 수목이 많아 자연적으로 형성된 구멍이 150개가 넘고, 까막딱따구리 외 딱따구리과가 번식을 위해 뚫어놓은 구멍도 수십 개에 달한다.

교량이 건설된다면, 남이섬에 살고 있는 천연기념물의 삶의 터전은 수년 내에 사라질 것으로 추정된다. 조류학자들에 의하면 서울에 위치한 한 섬의 생태계를 조사할 당시 자동차 소음과 야간불빛 등으로 새들의 개체수가 줄어들었음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남이섬에 사는 야생동물들이 오랜 시간에 걸쳐 각각의 생존 방식을 형성하면서 생태계를 지속가능하도록 유지해 온 자연의 질서이자 그들의 역사인 것이다.

사실상 남이섬으로 인한 경제유발 효과는 상당하지만 이를 아는 이는 드물다. 한 자산관리회사 자료에 따르면 드라마 겨울연가의 열풍에 힘입어 관광수익 등을 합해 1조 천억원에 달한다.

또한 대한민국에 영향력 있는 매체의 보도에 따르면 “남이섬 관광객은 지난 2001년 29만명에서 2014년 300만명으로 10배 이상 증가했으며 관광유발수입만 8천400억원을 기록하는 등 총 3조원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가져왔다”고 밝힌바 있다.

남이섬 측은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남이섬은 자연을 거스르지 않는 선에서 세계인들과 교감하고, 지속가능한 자연생태를 지키고자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만일 교량이 남이섬~자라섬 사이에 들어서면 50여년간 지켜온 천혜의 자연 환경이 사라지는 건 시간문제”라고 밝혔다.

물론 교량이 건설된다면 인근 도로의 교통혼잡을 해소시켜 관광수요 유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유도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국제관광지로 알려진 남이섬 주변의 자연훼손, 관광지 파괴, 경제적 가치의 상실 등은 대한민국에만 국한된 문제가 아니라 다시 복구할 수 없는 국제적 재난이나 다름없다.

무엇보다 남이섬과 근접하여 교량이 건설된다면, 다시 새롭게 자연생태환경을 소중히 지키는 문화예술관광지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꿔온 50여년의 세월을 뒤로하고, 새로운 50여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된다. 비용으로 환산한다면 감히 산정할 수조차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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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와 환경보호 중에서 선택해야하는 중대한 문제네요. 앞으로 남이섬의 생존이 달린 이번 이슈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트래블투데이 심성자 취재기자

발행2019년 07월 1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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