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포 8경’이 어떤 것들을 이르고 있는지에 대해 알고 있는가? 첫 번째 풍경은 수리산의 태을봉, 두 번째 풍경은 수리사, 세 번째 풍경은 반월호수 위로 지는 저녁노을이며 다섯 번째 풍경은 군포 벚꽃길, 여섯 번째 풍경은 철쭉동산, 일곱 번째 풍경은 밤바위, 그리고 여덟 번째 풍경은 산본 중심상가의 야경이다. 비어 있는 한 자리, 네 번째의 풍경은 바로 덕고개 당숲이다. 수리산과 수리사, 반월호수의 명성에 비해 보자면 잘 알려져 있지 않은 곳인 덕고개 당숲. 잘 알려진 곳이 아니기에 더욱 아름다운 그 풍경을 <트래블투데이>가 소개한다.
공주의 이야기가 전해지는 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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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포시 속달동 덕고개마을을 찾으면 덕고개 당숲을 만날 수 있다. ‘당숲’이란 당산(堂山) 숲의 준말이다. 당산은 마을 신앙의 중심이 되는 장소를 이르는 말이니, 덕고개 당숲 또한 한 때 사람들의 신앙의 대상이 되는 숲이었으리라 짐작을 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덕고개 당숲이 지키고 있는 것은 효종의 넷째 공주인 숙정공주와 그녀의 부마인 동평위 정재륜이다. 이들의 묘를 이 덕고개 당숲 자리에 조성하였다 하는데, 일제강점기의 토지 매각과 벌목 등을 피하여 지금까지 그 모습을 보존할 수 있었던 것 또한 공주와 부마의 묘를 이 자리에 썼기 때문, 즉 조선 왕실의 묘소에 속한 숲이었기 때문이다. 공주가 숲을 지켰다 해야 할 일일까, 숲이 공주를 지켰다 해야 할 일일까. 그 인과를 정확히 짐작할 수는 없으나 공주의 이야기만으로도 당숲의 풍경이 더욱 신비로워 보이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일이다.
고목이 자아내는 가을의 풍경
덕고개 당숲에서 만날 수 있는 것은 당연, 나무가 있는 풍경이다. 덕고개 당숲에서 만날 수 있는 나무들은 굴참나무와 갈참나무, 너도밤나무와 서어나무 등. 두 줄로 나란히 뿌리를 내린 고목들의 사이를 걸어 보며 느끼는 아름다움은 세월과 자연이 어우러지며 자아낸 것이다. 그러니 당숲에서의 발걸음이 자연스레 느려지는 것은 자연에 깃든 세월의 무게가 전해져오기 때문일지도 모르겠다.
스물넷의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던 젊은 공주의 슬픔이 서려 있기라도 해서일까, 덕고개 당숲 곳곳에서는 이리저리 틀어지고 휘어진 고목들의 모습을 만나볼 수 있기도 하다. 그 또한 아름다운 것은 당숲의 고목들이 수백 년 동안 말없이 그 자리에서 사계를 보내왔음을 당숲을 찾은 이들 모두가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앞서 군포 8경에 대한 이야기를 했었는데, 군포 8경 중 제 4경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것은 덕고개 당숲 자체가 아닌 덕고개 당숲의 가을 풍경, 덕현단풍(德峴丹楓)이라는 사실을 덧붙여 전한다. 당숲을 이루고 있는 고목들의 수종이 모두 활엽수이니, 덕고개 당숲의 계절 중 가을이 가장 아름다운 것은 두말할 것 없는 사실이라 할 수 있겠다.
고목에 든 가을의 풍경은 선명하고도 흐리다. 붉기는 하나 단풍나무처럼 선명히 붉지 않고, 노랗기는 하나 은행나무처럼 선명히 노랗지는 않다. 원색보다는 파스텔 톤에 가까운 고목들의 단풍을 보고 있노라면, ‘과연 이곳이 오래 된 숲이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게 될 것. 어린 단풍나무며 소나무들이 선명한 빛깔들을 더해 주니, 이 또한 묘한 조화를 이루며 아름다움을 더한다.
60여 그루의 나무들이 서 있는 당숲의 주변으로도 가을이 번진다. 당숲을 빠져나와도 젊은 나무들이 단풍을 이어가고 있는 것. 근처 벤치에라도 앉아 멀리, 단풍 든 당숲의 모습을 찬찬히 바라봄이 어떨지. 나무 한 그루 한 그루에 깃들어 있는 이야기가 마음으로 전해져 올 지도 모를 일이다.
덕고개 당숲의 인근에는 동래군파 종택이 있지요. 이곳에서 숙정공주와 부마와 묘를 볼 수 있으니, 동래군파 종택에도 꼭 다녀가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8년 11월 1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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