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휴식년제로 한층 깊어지는 운문산 걷기 길,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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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휴식년제로 한층 깊어지는 운문산 걷기 길


영남알프스는 가지산을 중심으로 해발 1000m를 기록하는 아홉 개 산의 집합체다. 그 중 하나가 청도와 밀양 사이에서 경계를 이루고 있는 운문산이다. 운문산은 1991년부터 자연휴식년제를 하고 있는 곳으로 국내에서는 최장기간 자연생태 보호구역으로 지정되어 있다. 2016년 12월 31일까지 이 자연휴식년제는 이어질 전망. 그런 만큼 자연환경이 아름답게 보존되어 있고 다양한 희귀생물이 살고 있어 생태학적으로도 커다란 의미를 지니는 곳이다. 그러나 자연생태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곳이라도 그 맛을 볼 방법은 있는 법. 바로 운문생태길이다. 

                    
                

3개의 코스, 색다른 걷는 맛

맑은 하늘을 배경으로 펼쳐진 푸르른 소나무가 인상적인 운문생태길 

운문생태길은 총 세 개의 길이 있다. 운문사와 사리암을 함께 둘러볼 수 있는 운문녹색길, 인간을 쉽게 들이지 않고 오롯이 자연이 성장하던 곳들을 둘러보는 운문블루웨이, 그리고 산등성이 능선의 흐름을 둘러볼 수 있는 운문숲길 등이다. 이 중 가장 만만하게 걸을만한 곳은 운문 녹색길이다. 운문블루웨이는 운문산 생태탐방안내센터에서 예약해야만 탐방이 가능하다. 더욱이 현재는 인터넷 예약이 되지 않고 일일이 전화로 예약을 해야 한다. 반면, 운문숲길은 산의 바위능선을 꾸준히 타야 하는 만큼 쉽게 돌아오기가 어려운 데다 그 길이가 17km가 넘으니 체력이 충분한 사람들에게만 추천한다.
 
운문 녹색길은 방지초등학교 문명분교장부터 시작된다. 이 운문녹색길도 총 3가지 구간으로 나뉘어 있다. 운문반시길, 신화랑풍류체험길, 운문전나무숲길 등 제각기 그 구간의 특색을 나타내는 이름이 붙어있는 것. 이 길은 전나무와 감나무 등이 심겨져 있으며 지나는 길에 운문사도 볼 수 있어 청도의 역사와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다. 운문블루웨이는 빽빽하게 조성된 소나무 숲속을 걸을 수 있는 길로 더없는 청량함과 맑은 공기를 맛볼 수 있다. 마지막으로 운문산에서 가지산, 상운산에 이르는 능선을 따라 걷는 운문숲길은 자연 그 자체의 아름다움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국내 최대의 비구니대학이 있는 곳, 운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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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두 번, 막걸리 공양을 받는 운문사의 소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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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세루는 조선 후기의 전축 양식을 볼 수 있는 단정한 목조 건축물이다.

운문녹색길에서 역사탐방을 할 수 있는 곳으로 단연 운문사를 뽑을 수 있다. 운문사 가는 길은 운문반시길 뿐만이 아니라 솔바람길도 함께 조성되어 있어 한층 청정하고 아름다운 절의 풍취를 북돋워 준다. 진흥왕 대에 지어져 꾸준히 중창된 끝에 현재의 역사를 이룩하고 있으며 특히 1977년부터 98년까지 명성스님이 주지로 있으면서 현재의 면모를 갖추었다.
 
운문사라 하면 유독 비구니 사찰이라는 점이 부각되곤 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비구니 승가대학이 위치해 있으니 그럴 만도 하다. 하지만 그 외에도 운문사의 아름다움을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보물들이 있다. 대표적인 것이 바로 청도 처진소나무다. 덕 높은 어느 선사가 시든 가지를 꽂아둔 것이 지금의 웅장한 모습으로 자라났다는 이 나무는 매년 봄, 가을이면 물 탄 막걸리를 받곤 한다. 이름하여 ‘처진소나무 막걸리 주기’ 행사다. 이 때 쓰이는 막걸리도 청도에서 난 쌀과 물로 빚은 막걸리라니 소나무에게는 그만큼 친숙한 비료가 없다. 이 외에도 비로자나불을 모시고 있는 구 대웅보전, 자연석을 그대로 사용해 초석을 둔 만세루 등 다양한 문화유산이 운문사를 튼튼하게 지키고 있다. 


 

부드러운 흙길, 전나무 내음

전나무가 쭉쭉 뻗어있는 산길은 그 자체로 청신한 기운을 전달해준다.

운문사에서 사리암으로 향하는 전나무 숲길은 날씨에 따라 매양 다른 매력을 나타낸다. 비가 올 때는 방울방울마다 부드러운 마사토의 촉감과 더불어 비에 젖은 전나무 향기가 물씬 풍긴다. 반면 비가 오지 않을 때는 초록색 전나무와 푸른 하늘의 색감이 눈에 환히 들어온다. 길이 그다지 어렵지 않게 쭉쭉 뻗어있는 데다, 나무 데크로 쭉 깔려 있어 혹시라도 길을 잃을 걱정은 하지 않아도 좋겠다. 절과 암자로 이어지는 길이라 그런지 조용한 분위기가 감도는 이 곳에는 봄이면 진달래, 가을에는 단풍이 계절감을 한껏 드러낸다.
 
전나무 길이 다 끝나가는 즈음에는 사리암으로 접어드는 길이 나온다. 주차장으로부터 약 30분, 운문산에 있는 세 곳의 굴 줄 하나인 사리굴에 세워진 암자다. 석가여래가 열반한 뒤, 미륵불이 오기 전까지 중생들을 가르치는 나반존자를 모신 암자다. 한국 불교에서만 나타나는 예외적인 존재로 부처의 제자로 일컬어지는 다른 존자들과는 달리 홀로 수행해 도를 이룬 것이 특징. 그래서일까, 사리암에 오면 스스로 조용히 기도하고 마음을 다스리는 분위기가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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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문생태길은 운문산의 희귀한 생태계를 해설과 함께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많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오래도록 지켜진 자연을 보고 싶다면 운문생태길로 향해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7월 1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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