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성은 신라, 고려, 조선을 이어오며 찬란하게 꽃피웠던 불교 문화의 흔적을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고즈넉한 사찰을 중심으로 찬란했던 당시 호국불교의 멋과 유적 등이 남아있는 의성은 조용하고 예스러운 사찰들이 낯설지 않고 자연과 함께 잘 어우러진 모습이다. 의성의 고운사, 대곡사 그리고 수정사 등의 사찰은 과거의 나라의 마음을 대신하고 민중들 염원의 중심을 이뤘던 의성의 찬란한 문화유산이다.
호국불교를 꽃피웠던 고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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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성읍에서 차로 가면 멀지 않은 곳에 고운사가 자리하고 있다. 천 년 숲길을 지나 일주문까지 길을 지나면 사찰이 주는 그 특유의 고요함과 평안함이 느껴진다. 고운사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속세의 시름이나 피로가 사라지고 귓가에는 도심의 소음 대신 풀이 몸을 가누지 못해 흔들리는 소리와 새들의 지저귐이 대신한다. 고운사는 신라 신문왕 원년에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신라말 불교와 유교, 도교에 모두 통달하여 신선이 되었다는 고운 최치원이 이곳에서 수도하면서 가운루와 우화루를 지었다고 한다. 이름도 그의 호를 딴 고운사라 불리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이 고운사가 호국불교의 꽃을 피운 절이라 불리는 데에는 임진왜란 때의 활약이 컸다. 사명대사가 승군의 전방기지로 삼아 식량을 비축하고 각종 뒷바라지를 지원했던 곳이 바로 고운사였다. 이후에도 그 명맥을 이어나가 한국 불교가 탄압받았던 일제강점기, 사찰령에도 불구하고 31개 총본산 중의 하나로서 여러 말사를 거느렸다. 전성기에는 건물만 해도 366칸이 다다랐을 정도니 지나간 역사를 아는 사람에게는 지금의 고즈넉한 모습이 오히려 의외일 것이다.
현재는 30동의 건물로 이루어져 있으며 소박하고 민가에 어울리는 사찰이 되었다. 일주문과 사천왕문을 지나면 맨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물이 가운루이다. 길이 16m, 높이가 13m에 달하는 3쌍의 긴 기둥이 계곡 바닥에서 거대한 루를 떠받치고 있다. 대웅전 왼쪽으로 모셔진 석조석가여래좌상은 보물 제246호로 지정되어 있으며 굳게 다문 입과 인중이 근엄한 느낌을 준다. 마루에 걸터앉아 등운산을 바라보는 것도 고운사의 운치를 더해준다.
오랜 전통이 살아 숨 쉬는 대곡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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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 공민왕 17년 비봉산 자락에 지어진 대곡사는 당시 왕사인 지공선사와 나옹선사가 창건하였으며, 이 일대 대곡사를 비롯한 아홉 개의 암자를 지어 불교를 융성하게 하였다. 많은 불제자를 배출한 대찰로 경내에는 대곡사 대웅전(지방 유형문화재 160호), 대곡사 범종각 (지방 유형 문화재 161호)의 지정 문화재가 있다. 고려 말 이규보가 대곡사를 탐방하고 지었다는 시문 제목에 대곡사라 표기되어 13세기 당시 이미 절이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조선 시대 자미산이라 불리기도 한 비봉산 자락의 대곡사는 3km에 이르는 등산로가 조성되어, 사찰을 들르는 사람이 아니더라도 이곳을 지나치는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대곡사는 그 역사가 꽤 오래된 절이라 그 유서가 깊은 옛 절 중 하나이다. 대곡사의 다층석탑은 대곡사를 찾는 사람들이라면 합장을 하고 자세히 살펴보는 탑으로, 12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원래는 13층이었으나 6층과 7층의 잔 층이 없어져 급격히 붙어있는 것으로 보아 옥신석이 남아있지 않고 옥개석도 손상을 입은 것으로 보인다.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흐른다는 수정사
신라 신문왕 때 의상대사가 창건한 사찰로 이름만큼 그 주변 경치가 아름다운 곳이다. 깊은 골짜기에는 수정같이 맑은 물이 흘러내려 개울가를 만들었다고 전해지며 자연경관이 수려하고 아름다워, 그 옛날 의상조사가 수행하던 중 탑리를 지나다 숲속에서 새가 노래하고 나비가 춤추는 성지로 여겨 이곳에 사찰을 창건하였다고 전해진다. 수정사 인근에는 대가람지가 원형 그대로의 모습으로 보존되어 있으며, 계곡 마을 아래로는 영천 이씨 집성촌으로 다양한 문화재와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한다.
신라, 고려, 조선을 이어오며 찬란하게 꽃피웠던 불교 문화를 만나볼 수 있는 의성! 그중에서도 신라 때 창건된 고운사, 고려 때 창건된 대곡사로 떠나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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