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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


화산작용에 의해 생겨난 섬인 울릉도, 화산작용으로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제주도와 유사하지만 분명 다르다. 제주도가 완만하게 퍼져 있는 섬이라면, 울릉도는 치밀하게 조여 있는 섬이라는 점. 울릉도에서 제일 높다는 해발 984m의 성인봉은 그 누구보다 날카로운 산세를 자랑한다. 온통 날이 선 듯 절벽과 봉우리로 가득한 울릉도는 다른 곳에서는 쉬이 볼 수 없는 희귀한 풍광을 자랑하니 이중에도 울릉도에서 유일하다는 평지인 ‘나리분지’로 떠나보자. 

                    
                

울릉도의 유일한 평지, 나리분지 

  • 가을의 색으로 물든 알봉분지. 나리분지의 일부가 또 한 번의 화산 폭발로 알봉분지가 되었다

우리나라 여행지이긴 하지만 그리 자주, 그리 쉽게 가지는 못하는 곳 중 하나인 울릉도는 한 번 가면 그 인상이 워낙 강렬하여 또 발걸음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든다고. 그렇게 울릉도에 도착하면, 그동안 봐왔던 우리나라의 익숙한 풍경과는 또 다른 비경을 선사한다. 바람과 파도가 깎아내린 작은 섬들이 한 폭의 풍경화처럼 펼쳐져 있는 모습을 보고 있노라면 답답했던 마음이 탁 트이는 듯하다. 육지에 단양 8경이 있다면 바다 건너 이곳 울릉도에는 울릉 8경이 있다. 특히 이곳에서 가장 유일한 평지로 손꼽히는 나리분지는 한 번쯤 찾아가 볼 만한 가치가 있는 장소. 이와 함께 근처 알봉분지도 아름다운 경관을 자랑하는데 특히, 가을이면 아름다운 단풍으로 많은 사람들을 매료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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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 개척 초기의 생활상을 드러내는 너와집과 투막집. 눈이 많이 오는 울릉도의 자연에 맞는 전통가옥이다.

성인봉 아래 자리한 나리분지는 1416년 태종이 공도 정책을 실시하기 전까지는 꾸준히 사람이 살았던 곳이지만 그 이후에는 고기를 잡거나 배를 만들고자 하는 사람들만 잠시 들를 뿐 사람이 살 수는 없었다고  한다. 400년이 지난 후에야 고종이 내린 울릉도 개척명령에 의해 이곳은 다시 사람 냄새 나는 삶의 터전이 되었단다. 

400년 동안이나 사람이 살지 않았으니 처음 이 섬을 일구고 가꾸는 데만 엄청난 시간과 노력이 들어갔다. 더구나 시간이 많이 흐른 지금에도 원시림이 남아 있으니 예전에는 사람이 산다는 것 자체가 매우 험난하고 어려운 일이었을 것. 특히, 식량을 구하는 것에 큰 어려움이 있어 처음 이 섬에 들어와 살게 된 주민들은 분지 가득히 자란 산나리 알뿌리를 캐다 먹었다고. 여기에서 비롯된 이름이 바로 '나리분지'다. 그런 역사가 있어서일까. 현재 이곳에는 너와집과 투막집 등 당시 개척민들이 지었던 집들이 잘 보존되어 있다. 강원도의 전통가옥과도 많이 닮은 울릉도의 집들은 춥고 눈이 많이 오는 지역에서 볼 수 있는 가옥 형태라고. 하지만 지역마다 나는 재료가 다르고 구조도 조금씩 다르기에 울릉도의 이 집들은 역사적으로 높은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맑은 물이 풍족한 흔치 않은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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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병자들에게 신령한 효험이 있다고 소문이 난 신령수는 치성의 장소로 쓰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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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울릉도의 상수원으로 쓰이는 용출소. 이곳의 물 중 9,000톤은 추산수력발전소에서 전기를 생산한다.

나리분지의 또 다른 명소, 신령수는 유독 뾰족한 봉우리와 날카로운 산세를 자랑하는 성인봉 트레킹에 지친 이들을 위한 달콤한 약수.이다. 고된 트레킹으로 지친 상태에서 졸졸졸 흘러나오는 신령수는 마치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찾는 것만큼이나 굉장히 기뻤을 터. 평소 이곳은 각종 병을 낫게 해주는 병이라 하여,그 옛날 치성의 장소로도 쓰였다 하니 여행 중 잠깐 쉬어가는 의미에서 이곳을 들러 보자. 

이어지는 다음 명소는 추산 용출소이다. 굉장히 높은 곳에 자리한 나리분지에서 끊임없이 솟아나는 물은 참으로 신기하다. 지금은 하루 20,000톤의 물이 솟아 나오는데 옛날에는 더 많은 물이 솟았다니 과연 열폭포 부럽지 않다. 큰 돌을 용출소에 집어던져도 그 돌이 수압 때문에 다시 튀어나올 정도였다고. 그 위용이 새삼 대단하게 여겨진다. 여기서 솟아나는 물의 일부는 수력발전으로 이용되고 나머지는 상수도에 공급되는데, 어찌 보면 나리분지는 참 행복한 섬이었겠다 싶다. 섬을 개척할 당시 물이 얼마나 필요했겠는지를 생각하면 말이다. 아무튼 나리분지의 곳곳과 마주한 오늘, 왠지 모르게 마음도 평온해지고 청명해지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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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릉도의 최고봉 성인봉에 생긴 나리분지!독특한 지형인 나리분지를 감상하고, 함께 간 이와 손잡고 울릉 8경을 걸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19년 09월 20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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