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소박물관이 걸어온 발걸음

1978년, 계명대학교 내에 개관한 행소박물관은 다양한 유적 발굴과 특별전시를 통해 대구·경북 지역을 대표하는 문화공간으로 자리 잡았다. 특히 고령, 성주 지역의 가야시대 고분군의 발굴조사와 김천, 경주 등에서 신석기 시대부터 삼국 시대에 이르기까지의 다양한 유적을 조사함으로써, 이 지역 고대 역사의 체계화와 문화 복원에 중요한 임무를 수행해왔다. 단순한 대학 소재의 박물관과는 다른 특별한 길을 걸어온 것이다.

2004년에 캠퍼스를 이전하면서 박물관 건물을 신축하였으며 여기에 시대별 전시실, 로비전시실, 계명역사자료실을 비롯해 유물정리실, 학예연구실, 시청각실을 갖추었다. 더불어 뮤지엄숍과 카페도 운영하며 관람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유물 그 자체는 물론 원형 복원과 보존에 대해서도 연구하는 보존과학연구실은 행소박물관의 자랑이다. 특히 가야 역사의 복원 및 연구에 힘을 기울이고 있다. 각 전시실에는 한반도의 구석기 시대부터 조선 시대까지의 역사를 배경으로 한 유물들이 폭넓게 전시되어 있다. 

 

문화 활동을 통해 내딛는 발걸음

행소박물관 안에서는 이제까지 복원해온 경북 지역의 역사를 지역 주민들에게 알리는 활동도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계절이나 시기에 따라서는 특별한 투어 프로그램도 운영된다. 매달 마지막 주 수요일에는 박물관 야간개관과 ‘큐레이터와 떠나는 시간여행’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매번 다른 테마로 진행되는 기획 전시들을 비롯해 각종 국보에 대한 큐레이터의 상세한 설명은 방문하는 이들로 하여금 역사에 대해 한층 자세하게 알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 외에도 특정 주제를 지니고 문화답사를 떠나는 문화아카데미도 알차게 꾸려지고 있다. 한국의 성곽, 절터, 미술문화 등 그 주제들도 흥미롭다. 관람하러 오는 이들만 기다리는 것이 아닌, 알찬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참여기회를 제공함으로써 보다 활발한 문화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행소박물관에서 진행하는 문화행사와 문화아카데미에 대한 일정과 신청안내는 박물관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행소박물관의 의미 있는 유물들

행소박물관의 전시물들은 대구 지역 문화에 대한 애정과 관심을 상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이에 행소박물관을 대표하는 전시물들도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먼저 계명대학교의 전신인 계명기독대학교가 1956년에 최초로 세운 종이다. 계명대학교가 걸어온 50여 년의 역사를 보여주는 사진자료들과 함께 로비전시실에 전시되어 있다. 이를 모델로 삼아 박물관 야외에는 대구읍성의 벽돌도 더불어 활용한 조형물을 설치해놓았다. 

또 하나의 대표 전시물로는 19세기에 진주성의 전경을 회화학적으로 기록한, 보물 제1600호인 진주성도가 있다. 총 열 폭의 병풍으로 제작된 진주성도는 전체적으로 덧손질된 흔적 없이 원형을 보존하고 있어 귀중한 자료로 인정받고 있다. 중요한 건물에는 전각마다 정성스런 해서체로 명칭을 일일이 기록하여 제작 당시 진주의 상황을 세밀하게 전달한 것이 특징이다. 역사성과 기록성, 회화성을 종합적으로 강조해 기록성과 회화성을 겸비한 가장 뛰어난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