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산은 부산시 해운대구 북부의 산이다. 도심에서 비교적 가까운 곳에 위치해 있는 데다 산행코스가 잘 만들어져 있어 지역 주민이 자주 찾는 곳이다. 산행이 부담스러운 사람도 좌동으로 연결된 초입의 대천공원까지 많이 오가는데, 이곳에서부터 모정원까지 이어진 약 2km 구간의 길을 ‘강근호 길’이라 부른다. 강근호 지사의 애국심과 호국 정신을 기리기 위해 그의 생가가 있는 모정원을 중심으로 장산 일원을 명예도로로 지정했다. 아름다운 장산의 자연경관을 만끽하며 애국지사 강근호의 정신을 일깨워보는 애국의 길, 장산의 강근호 길을 취재해보았다.
‘강근호 길’ 따라 장산 나들이
애국지사 강근호 길은 해운대구 좌동에 위치한 대천공원에서부터 시작된다. 해운대 신시가지가 조성됨에 따라 시민을 위한 휴식 공간으로 조성된 이곳은 장산의 맑고 깨끗한 공기와 삼림욕장이 어우러져 마음까지 상쾌한 힐링을 느끼게 한다. 대천공원에서 조금 더 들어가면 해운대 팔경 중 하나인 양운폭포가 자리하고 있는데, 그 옆에 폭포사라는 절이 있어 대천공원보다 폭포사 입구라는 명칭으로 더 잘 알려져 있다. 산행코스는 기본적으로 잘 조성되어 있는 데다, 본격적인 산행길이 시작되기 전까지 경사가 완만하기 때문에 등산이 처음인 사람도 쉽게 오갈 수 있다.
폭포를 지나 계속해서 올라가면 체육광장 옆으로 이어지는 길목에서 애국지사 강근호길을 알리는 표지석을 볼 수 있다. 여기서부터 다시 한 번 오르막길이 시작되는데, 뒤를 돌아보면 해운대 앞 바다와 바다 사이에 놓인 고층빌딩을 내려다볼 수 있다. 등산로는 계속해서 완만한 경사가 이어지기 때문에 누구나 숨이 차오르기 십상인데, 이따금씩 등 뒤로 펼쳐진 풍경에 마음을 뺏겨버려 힘든 줄 모르고 산을 오르게 된다.
만주벌의 이름 없는 전사
강근호 지사는 1920년 청산리전투에서 북로군정서의 중대장을 맡아 큰 공을 세웠던 독립운동가이다. 사실 그의 이름은 누구나 알 수 있을 만큼 유명하지는 않다. 청산리전투라 하면 보통 김좌진 장군과 홍범도 장군을 쉽게 떠올리는데, 두 장군과 함께 싸운 2천여 명 투사의 이름까지는 보통 알지 못하기 때문이다. 강근호 지사 역시 그들과 함께 잊혀질 뻔했으나 그의 부인인 이정희 여사의 노력으로 1990년 건국훈장에 추서되어 비로소 공로를 인정받았다. 강 지사는 ‘만주벌의 이름 없는 전사들을 위해 비석을 세워달라’는 말을 유언처럼 남겼다고 전해지는데, 이말처럼 사후에라도 공로를 인정받은 그와 달리 여전히 이름조차 전해지지 않은 투사가 무수히 많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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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근호 지사는 1945년 일제가 패하고, 염원하던 독립이 이루어지자 1947년 만주 망명 31년만에 고국으로 돌아왔다. 50세 나이로 육군사관학교에 재입교한 뒤 한국전쟁에도 참전했던 그는 전쟁 중 만난 이정희 여사와 1953년 결혼식을 올렸다. 그 후 이 여사는 해운대 장산으로 내려와 제대 군인 10명과 함께 약 50만 평의 땅을 개간해 모정원을 만들고 장산마을을 일궜다. 이 여사 역시 한국전쟁 당시 학도의용군으로 입대해 지리산 전투에도 참전한 여전사로, 나라 사랑을 몸소 실천했던 남편의 삶을 이어가기 위해 직접 개척단장을 맡아 장산마을을 개간했다. ‘자식에 대한 어머니의 마음을 생각하는 동산’이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는 모정원에는 강 지사의 생가와 함께 추모비가 세워져 있다. 매년 삼일절과 현충일, 광복절, 청산리대첩 승전일 등 기념일이 되면 이곳에서 애국정신을 기리기 위한 수많은 행사가 열리고 있다. 이 여사 별세 후 모정원은 주인 잃은 동산이 되었지만 여전히 많은 이가 이곳을 찾아 나라를 위해 힘쓴 애국지사를 추모하고 호국 정신을 기리고 있다.
장산을 방문해 등산을 할 트래블피플이라면 강근호 길을 따라 걷다 모정원에 잠시 들러 만주벌에서 유명을 달리한 이름 없는 수많은 애국지사를 위해 추모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홍수지
발행2018년 12월 26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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