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귀탕으로 유명한 인천 미추홀구 용현동의 '물텀벙이 거리'는 신선한 생아귀의 맛을 찾기 위해 찾아온 손님들로 북적인다. 굶주린 입을 갖고 있는 생선이라는 뜻의 아귀는 못생긴 외모 때문에 그물에 걸리면 바다에 ‘텀벙’버려져 ‘물텀벙이’라고 불렸다고 한다. 1960년대 부둣가 노동자들의 술안주로 시작해 요리로 인정받았으며 영양만점 쫄깃한 보양식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서민들의 별미, 물텀벙이 이름의 유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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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여 년 전 입과 이빨이 흉측하여 버리듯이 지붕 위에 던져 놓았던 아귀가 이제는 식탁 위의 황제가 되어 고급 요리로 대접받고 있다. 현재 아귀 요리로 유명한 지역을 꼽으라면 마산과 군산, 그리고 인천을 꼽을 수 있다. 아귀를 물에 불려 콩나물과 함께 전분을 풀고 볶아 먹어 본 것이 마산 아구찜의 시작이다. 마찬가지로 인천에서도 배만 불룩한 아귀는 그물에 걸리면 재수 없다고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았다. 그물에 걸린 아귀를 물에 다시 “텀벙”버렸다 하여 인천에서는 아귀를 지금도 ‘물텀벙이’로 부른다.
마산은 말린 아구를 다시 물에 불려 찜으로 먹는 아구찜이 원조 대접을 받고, 인천은 생물 아구를 탕으로 끓여 먹기 시작했기에, 생물로 찜을 해 먹는 것이 원조이다. 아귀가 특히 인천 남구에서 대박이 난 것은 하역 노동자들이 모이는 용현동 포장마차가 있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다. 하역 노동자들에게 술안주로 인기를 모을 수 있었던 것은 아귀요리 값이 싼데다 시원한 국물 맛이 소주 한 잔 걸치기 그만이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하지 않은 서민이게 그만한 술국도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값싼 술국에 불과했던 아귀탕은 이제 인천 남구를 대표하는 별미로 자리를 잡았다. 포장마차가 즐비하던 남구 용현동에는 아귀탕과 아귀찜을 전문으로 하는 음식점이 하나둘씩 자리 잡아 지금 이곳은 인천의 별미 명소‘물텀벙이 거리’가 되어 전국 식객들의 발길을 이끌고 있다. 인천 남구 용현동 물텀벙 특색음식거리는 서울지하철 1호선을 타고 제물포역 1번 출구로 나와 용현3동 주민센터 방면으로 15분 정도 걸으면 나온다.
탱글탱글~ 쫄깃쫄깃 식감최고 ‘아귀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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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찜이 질퍽한 느낌 없이 쫀득한 식감을 내려면 요리 전에 충분히 수분이 제거되어야 한다. 아귀를 요리 1~2시간 전에 다듬어 놓으면 양념장이 잘 배어 더욱 맛이 좋다. 도톰한 살점은 고추냉이와 간장이 잘 조합된 소스에 찍어 먹으면 쫀득한 육질과 소스 향이 입맛을 돋운다.
아귀찜은 다듬은 콩나물을 고추와 마늘 양념에 비벼 아귀살과 함께 찜을 해내는데 톡 쏘면서 얼큰한 맛이 일품이다. 아귀요리는 콩나물과 미나리 등 푸짐한 채소에 고춧가루와 마늘 등 양념이 듬뿍 들어가야 제 맛이다. 먹다 보면 콧등에 땀이 송송 맺힐 정도로 얼큰한 맛에 빠지게 된다. 매콤한 아귀찜 한입이 그립다면 용현동 물텀벙이 거리를 찾으면 후회가 없다.
아귀를 건져 먹은 후 비벼 먹는 밥도 일품이다. 아귀찜과 함께 용현동 아귀 거리를 대표하는 음식이 바로 아귀 지리다. 아귀 지리의 맛을 좌우하는 육수는 다시마, 북어 머리, 멸치 등을 넣어 우려내는데 각기 건져내는 시간을 맞춰 육수의 맛을 조절한다고 한다. 복지리보다는 좀 더 칼칼하면서 담백한 맛이 그만이다.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 맛에 밥 한 그릇 “뚝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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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귀탕을 주문하면 아귀에 콩나물과 미나리가 가득 냄비에 얹혀 나온다. 육수 밑에는 다진 파와 마늘, 붉은 고춧가루 양념이 들어있다. 아귀탕을 더욱 맛있게 먹으려면 가장 센불에 탕을 끓이면서 먼저 익힌 아삭한 콩나물과 미나리를 소스에 묻혀 먹고, 이어서 아귀를 먹는 것이다. 아귀가 담겨진 시원한 육수와 아삭한 콩나물, 미나리는 환상의 조합이다. 강한 불에 속까지 잘 익은 아귀탕은 향도 좋다. 탄력 있는 물렁뼈와 부드러운 속살을 입에 넣으면 씹히는 맛이 독특하다. 여기에 매콤하고 시원한 국물을 떠먹다 보면 밥 한 그릇쯤 금방 비울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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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박주리 취재기자
발행2019년 02월 21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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