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더위를 잠시나마 피하고자 찬 것만 찾다 보면 한순간의 피서는 될지 몰라도 자칫 탈이 나기에 십상이다. 한여름 무더위를 이겨내는데 그만인 것이 있다. 바로 장어다.
서초구에는 전국의 식도락가들이 즐겨찾는 이름난 장어요릿집들이 많다.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
서초구는 서울에서 장어요리 잘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장어탕은 입맛 없는 여름철 최고의 보양식으로 주목받고 있다. 서초 장어를 먹으면 금세 한 그릇 뚝딱 비워진다. 전형적인 입에서 당기는 음식인 셈이다. 술을 마시지 않았건만 속이 뻥 뚫리는 기분이다. 서초 장어는 기름이 적어 담백한 붕장어로 끓인다. 구이용 장어를 다듬고 남은 등뼈와 대가리를 푹 끓인 국물을 쓴다. 여기에 콩나물과 양배추까지 더해졌으니 시원하기가 이루 말할 수 없다. 고춧가루가 매콤한 개운함을, 들깨 가루가 구수한 맛을 더한다. 들깨가루는 구수하지만 자칫 음식을 텁텁하게 만들기도 한다. 장어요리는 양날이 검처럼 식재료를 균형 있게 다루는 솜씨가 중요하다.
서초 장어탕은 추어탕을 즐겨 먹는 미식가들에겐 최고의 보양식이다. 진한 국물에 밥 한 그릇 말아먹으면 금세 원기가 충전된다. 최고급 웰빙 장어 전문점인 셈이다. 최근에는 진일보한 양식기술로 일반 장어보다 크기가 큰 대물 장어를 취급, 청정지역 지리산 산청에서 자란 1~2kg에 달하는 거대한 장어를 구이와 양념으로 맛볼 수도 있다. 온 가족이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장어탕은 장어를 통째로 넣어 고아낸 뒤 들깨가루, 고사리, 숙주, 토란대와 불린 쌀, 들깨를 넣어 맛을 더한다. 어슷하게 썬 붉은 고추ㆍ풋고추를 넣고 푹 끓인 뒤 먹을 때 방아 잎을 넣어 먹으면 더욱 맛이 살아난다. 서초구는 고집스럽게도 항생제를 전혀 사용하지 않은 자연산 장어만을 사용한다. 자연산 장어는 원기 식품으로 콜레스테롤이 적어 성장기 어린이부터 청장년, 노인에 이르기까지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라 전해진다.
몸에 좋은 풍천장어에는 '프리미엄'이라는 타이틀이 붙는다.
프리미엄 장어
장어는 예전부터 영양식품으로 각광을 받아 왔다. 서초 장어가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때는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입소문으로 서초장어가 알려지면서 정계, 연예계 유명 인사들이 서초 장어를 맛보면서 하나 둘 장어집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당시에도 서초구는 장어를 프리미엄으로 알려진 풍천 장어만을 고집했다. 선운사 계곡에서 성장한 수 년 된 뱀장어가 겨울철 동면을 하려고 또는 산란을 위해 바다로 나가기 전 선운사 입구 인천강서 머물다 잡히는 장어만을 사용했다. 서초구가 풍천장어만을 고집하는 것은 그 맛이 담백하고 구수하기 때문이다. 풍천 장어는 비타민 A가 쇠고기보다 20배나 함유돼있고, 단백질 지방이 풍부할 뿐 아니라 불포화 지방산으로 이뤄져 있어 예로부터 보양 식품으로 이용돼왔다. 풍천장어의 맛과 영양이 최고일 때 산란기를 맞은 뱀장어에게는 아름다운 채색이 나타난다. 몸은 짙은 흙색으로 변하고 측면에 엷은 황금색 광택이 나타나며 배는 어두운 색, 가슴지느러미의 기부는 황금색으로 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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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이수민 취재기자
발행2020년 09월 0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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