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물 그 자체로 예술작품. 본태박물관

전통과 현대의 공예품을 통해 인류 공통의 아름다움을 탐색하는 본태박물관은 박물관 본연의 기능을 떠나서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예술 작품이라 할 수 있다. 비록 외형만을 꼬집어 형태를 보다면 기하학적인 요소가 많으나, 주변의 자연과 마치 하나가 되도록 인접한 곳에 건립된 건축물은 그 단단해보이는 노출 콘크리트 덕에 경건하면서도 편안한 느낌을 준다. 예술에 대한 조예가 깊지 않은 사람도 멋진 예술품이나 건축물을 보면서 얻는 여유로움을 느낄 수 있기에 이러한 다양한 명소는 제주 여행의 특별함이라 할 수 있다.
 

외부에서도 그랬지만 전시관을 올라가는 동안에도 보이는 노출 콘크리트벽이 인상적이다. 박물관을 들어서면 5개로 나뉘어져 있는 갤러리를 화살표를 따라 관람하면 되는데, 전시물이 서로 연관성이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관람 순서에 굳이 구애받을 필요는 없으나, 전시관의 에티켓은 지키는 것이 좋다.

 

예술작품 속 예술, 전시관

전시 제1관은 한국 전통 수공예품을 테마별로 다섯개의 공간에 분류해 전시하고 있다. 이곳에는 각종 다채로운 소반과 보자기류, 화려한 전통 자수공예와 목공예, 조선시대 남녀의 나들이 과정, 전통 생활 공간인 규방과 사랑방, 화각함과 화려한 여성의 장신구 등이 전시되어 있다. 
 

제2관은 살바도르 달리, 페르낭 레제, 이브 클라인, 백남준 등 현대를 대표하는 작가의 미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산방산, 모슬봉, 단산의 절경이 한눈에 펼쳐지는 2층 실내 다리를 지나면 안도 다다오를 위한 건축 공간이 이어지며, 마지막으로 한국의 모시조각보를 형상화한 스테인글라스가 인상적인 안도 다다오 ‘명상의 방’을 마주한다.
 

제3관은 유명 설치 미술가인 쿠사마 야요이의 상설전시관으로 그가 어릴적부터 좋아한 예술의 모티브이자 대표작인 검은 점무늬 노란 ‘호박’ 작품을 볼 수 있다. 이곳에는 먼저 본 호박과 ‘무한 거울방 - 영혼의 광채’ 조형물 2점이 영구 설치되어 있다. 무한 거울방은 들어서는 순간 경이와 공포를 동시에 느낄 수 있는데, 벽의 사면과 천장은 거울로 채워져 있어 백여개 전구의 반짝임과 거울과 수면을 통해 빛이 반사된다.
 

제4관은 “피안으로 가는 길의 동반자”를 주제로 현존하는 몇 안되는 상여를 거의 완벽하게 보존한 모습으로 볼 수 있다. 예로부터 우리는 죽음을 단순히 삶과의 단절로만 받아들이지 않고 이승에서 저승으로의 이동으로 이해했다. 그래서 상여에 대한 치장이 상당한 의미를 지니는데, 상여 제일 꼭대기에는 청룡, 황룡으로 용마루를 표현하고 우리에게 상서로움을 가져다 준다고 알려진 온갖 동물과 아름다움의 상징인 꽃, 망자를 호위해 줄 저승사자와 망자에게 시중 들 사자(使者), 동자, 시녀를 꼭두로 꾸며 장식한다. 제5관은 기획특별전을 여는 공간으로 현재는 한국 불교미술과 관련한 소장품이 기획 전시되고 있다.

 

조각공원과 뮤직홀

박물관에 조성되어 있는 뮤직홀은 최신식 음향시설과 함께 DVD 등의 영상을 제공하고 있어 오페라공연 등을 관람할 수 있다. 이외에도 소규모의 세미나를 열수 있는 강당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어 각종 심포지엄이나 교육 및 체험학습의 공간으로 활용 가능하다. 뮤직홀과 함께 외부에 있는 조각공원은 산책을 할 넓은 공간과 로트르 클라인-모콰이의 ‘Gitane(프랑스어로 집시를 뜻함)’, 하우메 플렌사의 ‘Children’s Soul‘ 등의 작품이 전시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