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아무런 이유 없이 답답한 도심을 떠나 물 많고 공기 좋은, 진짜 한적한 곳을 향해 떠나고 싶을 때가 가끔 있다. 하지만 보통의 사람들은 그런 시간이나 기회를 갖는게 쉽지는 않겠지. 시간이 흐를수록 너무나 빠르게 흐르는 세상살이 때문에 가끔은 ‘느림’과 ‘쉼’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여기 서울 성북동 한 자락에 위치한 수연산방은 서울이지만 서울 아닌, 마치 도심 속의 비밀 정원 같은 느낌을 자아낸다. 우리는 오늘 이 곳에서 제대로 ‘여유’란 무엇인지 느껴보자.
전통과 서정의 조화, 작가 이태준
글을 쓰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싫어하는 사람이나, 전문적 직업으로 삼고 있는 사람이나, 글을 쓴다는 것은 즉 누구에게나 어려운 일이다. 내가 가진 생각과 신념을 다른 사람이 공감하도록 글로 풀어낸다는 것은 참으로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니 말이다. 물론 그 공감의 기준이란 것도 사람마다 다 다른 것이기에 ‘글’이라는 것 또한 ‘잘 썼다’와 ‘못 썼다’를 구분하기엔 참으로 애매하다. 하지만 어떤 생각을 갖고 썼을 거라는, 혹은 글을 쓰는 경향이 어떠하다는 것 쯤은 우리가 충분히 판단할 수 있는 부분이다.
그런 의미에서 서정문학의 깊이를 보여준 이태준 선생에 대해 알아보자. 이태준 선생은 1904년 강원도 철원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 아버지를 따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생활하다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고향에 다시 오게 되었다. 본격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것은 1925년 <오몽녀>라는 작품이었다. 이후 도쿄 유학 중에는 작품 활동이 거의 없다가 당시 이효석, 김유정 등의 문인들이 주축이 되었던 모임인 ‘구인회’ 활동을 본격적으로 하면서 서정적인 경향의 작품을 많이 창작하였다. 첫 단편소설인 ‘달밤’을 기점으로 이하 단편집 7권과 장편 13권을 발간하였다.
물론, 결과적으로 ‘월북’을 함으로써 사회주의적 작가가 아니였냐는 평가를 받기도 하지만 그간에 보여준 여러 작품을 통해 봤을 때 작가 이태준은 어떠한 이념의 대립이나 정치적 색채 없이 극도의 순수성과 서정성을 잘 녹여낸 서정문학의 대표적 작가로 꼽을 수 있지 않을까.
숲속의 비밀 정원 같은 ‘수연산방’
'산 속에 문인들이 모이는 집’이라는 뜻의 ‘수연산방’은 본래 상허 이태준 선생의 가옥이었다. 현재는 그의 외종손녀가 ‘수연산방’이라는 당호를 이어받아 전통 찻집으로 이용 중이다. ‘하녀’, ‘닥터깽’ 등 이미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몇 번 나온 적이 있던 수연산방!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는 그 명성이 자자해서 많은 사람들이 즐겨 찾는 장소가 되었다고 한다. 아마 그 중의 가장 큰 이유는 도심 속에서 이러한 한적함과 여유를 찾기란 지극히 드문 일이기 때문에 이 곳이 더욱 사랑받을 수 있는 것이 아닐까. 수연산방 입구에 들어서면 알알이 박혀있는 오밀조밀한 돌담부터 지난 세월이 고스란히 남겨 있는 듯 한 서까래까지.. 이 곳은 그야말로 옛것의 정취가 물씬 풍긴다고 할 수 있다. 이어 안으로 들어서게 되면 마치 숲 속의 비밀 정원에 들어 온 듯하다. 주위는 온통 초록의 물결이요, 코에는 숲 내음이 확 끼쳐 오는 것이 왠지 모르게 마음의 평온을 안겨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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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수연산방은 서울시 민속자료 11호로 지정된 고택이란다. 그래서 그런지 생전 이태준의 마음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듯하다. 옛것은 옛것 그대로 남기고자 한 흔적들이 곳곳에 보여 더욱 둘러볼 만한 장소가 아닌가 싶다. 집 왼쪽에 건넌방, 오른쪽에 안방을 두고 있는 구조를 취하고 있는데 아담하면서도 세련된 멋스러움이 있다. 물론 지금은 찻집이기 때문에 안에는 테이블 몇 개가 자리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함께 하고 싶은 이곳, 이곳에서 따뜻한 차 한 잔 하며 뜻 깊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참 행복하지 않을까. 아마 한 번쯤은 들어봤을 법한 행복에 대한 사실 한 가지, 행복이란건 멀리서 오는 게 아닌 우리 아주 가장 가까이에서 다가오는 것이라고 하였으니. 이렇게 고즈넉하고 소담한 곳에서 여유롭게 차 한잔 마시며 시간을 보내는 것도 분명 소소한 행복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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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옛날 이태준을 비롯한 문인들의 삶과 문학에 대한 고뇌와 열정이 가득한 곳, 수연산방. 그 시대의 사람들은 이 세상에 없지만 그 때의 마음은 아직도 우리 곁에 남아 있다. 아마도 사람과 자연, 그리고 전통과 현대가 공존하는 곳이기 때문 아닐까. 수연산방에서 느꼈던 마음이 곧 앞으로 자신이 나아가야 할 삶의 방향이기도 하다.
원래는 문학 작가 이태준 선생님의 가옥이었으나 현재는 전통찻집으로! 자연의 소리에 귀 기울이며 전통 차 한 잔 즐겨 보는 시간 어떠신가요?
글 트래블투데이 박선영 취재기자
발행2021년 01월 2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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