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속에 비치는 나를 찾다, 합천 해인사, 국내여행, 여행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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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속에 비치는 나를 찾다, 합천 해인사


황강이 흐르는 산자가 자리 잡은 수려한 합천. 가을 단풍이 붉어서 물속에 비친 내 얼굴과 흐르는 물조차 붉게 보인다는 홍류동 계곡을 끼고 소리길을 걸어 올라보자. 뒤로는 가야산을 병풍처럼 두르고, 앞에는 한 송이의 매화꽃을 빼닮은 매화산이 자리한 곳에 해인사가 단아하게 자리하고 있다.

                    
                

물속에 비치는 나를 찾는 곳, 해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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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루 넓은 뜰에서 바라본 해인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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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진입로 입구에 설치된 안내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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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판전에서 바라본 대적광전과 응진전, 명부전, 대비로전

신라 제40대 애장왕 3년 해동 화엄종의 창시자인 의상대사의 제자 순응과 이정 스님에 의해 창건된 해인사. 부처의 법을 담고 있는 법보사찰로서 불보사찰 양산 통도사, 승보사찰인 해남 송광사와 더불어 한국의 삼보 사찰로 꼽히고 있다.

‘해인사’라는 이름은 화엄종의 근본 경전인 화엄경의 해인삼매에서 따온 말로서, 있는 그대로의 세계를 한없이 깊고 넓은 바다에 비유한 것이다. 거친 파도, 곧 번뇌 망상이 비로소 멈출 때 우주의 갖가지 참된 모습이 그대로 물속에(海) 비치는(印) 경지에 이른다는 의미가 있다. 가야산 깊은 계곡 속에 자리한 해인사 템플스테이에 참여하여 세상사 번뇌와 어리석음을 버리고 부처님의 가르침에 정진한다면 인간이 돌아가야 할 참된 근원과 본래의 모습을 찾을 수 있다고 한다.

 

고사목에도 깊은 뜻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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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구에서 바라본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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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년의 해인사 역사를 말해주는 고사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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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번째 문인 봉황문(사천왕 등이 그려져 있음)과 '해인총림' 현판

가야산 해인사 일주문을 지나면 푸른 수목들 사이로 죽은 느티나무 고사목 한 그루를 볼 수 있다. 이 나무는 의상의 제자인 순응과 이정 두 스님의 기도로 신라 40대 애장 왕후의 난치병이 완치되자, 은덕에 보답하여 스님들이 수행하던 자리에 해인사를 창건하면서 같은 날 심은 기념 수목이다. 1,200여 년의 유구한 세월 동안 해인사와 함께 성장해 오다가 1945 년 일제 치하에서 해방되던 해 수령이 다해 고사하였다. 지금은 낙락장송 아래 둥치만 남아 해인사의 장구한 역사를 말해주고 있다.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 구광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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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 대중들이 모여 예불하고 설법을 듣는 곳, 구광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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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루 넓은 뜰에 부처의 교리인 해인도가 그려져 있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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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루 오른쪽에 문을 연 카페와 카페에서 바라보는 절집 안마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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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종, 운판, 목어, 북이 설치된 범종각

일반 대중들이 모여 예불하고 설법을 듣는 구광루 앞 너른 안마당에는 의상대사가 당나라 유학 시절 화엄사상을 요약한 210자 7언 30구의 부처 교리를 담은 글귀를 절(卍)자 형태로 발전시킨 도안인 해인도가 그려져 있다. 구광루 본체 오른쪽 선방에선 사찰 방문객들을 위해 커피 등 다과를 판매하고, 다양한 공연도 할 수 있도록 꾸며진 카페를 영업하고 있다. 넓은 뜰 왼쪽에는 지옥에서 고통받는 중생들을 제도하기 위해 치는 범종과 청동으로 된 구름 모양의 운판, 목어, 그리고 북이 설치된 종각이 자리 잡고 있다.

 

비로자나 부처가 모셔진 대적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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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자니 부처가 모셔진 대적광전과 정중탑, 석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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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부전에서 예불을 올리는 스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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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루에서 바라보는 대적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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괘불대가 설치된 대적광전 넓은 뜰

해인사는 화엄경 중심 사상으로 창건된 사찰이다. 화엄경의 주불인 비로자나 부처가 모셔진 것을 볼 수 있으며, 대웅전이란 이름 대신 대적광전이란 현판이 걸려있다. 넓은 뜰에는 화강암으로 만든 정중탑을 배치하였는데, 조각 수법으로 미루어 통일신라 말기 경 건립된 것으로 추정되며 현재 경상남도 유형문화재 제254호로 지정되어 있다. 특히 이곳에는 탱화를 걸어놓는 괘불대가 있어, 야외에서 벌어지는 법회인 ‘야단법석’이 열리곤 한다.

 

장경판전 그리고 팔만대장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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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 수다라장에서 바라본 대적광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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팔만대장경이 보관되어 있는 수다라장과 법보전

해인사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대장경판과 세계문화유산인 장경판전을 비롯한 국보와 보물 70여 점을 보유한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전통사찰로, 대적광전 뒤가 팔만대장경을 보관하고 있는 해인사의 최고 정점 건물인 장경판전이다. 특히 장경판전 건물에는 불교에서 말하는 108번뇌를 상징하는 총 108개의 기둥이 세워져 있다. 불교에서 번뇌는 ‘깨달음’의 의미로, 건물 한 채에도 깨달음의 철학을 담은 선조의 지혜를 엿볼 수 있다.

장경판전 건물 기둥에 깨달음의 철학이 담겨 있다면 장경판전 터에서는 선조들의 숨겨진 과학을 발견할 수 있다. 장경판전을 지으면서 숯, 소금, 횟가루, 찰흙을 넣음으로써 여름 장마철엔 습기를 빨아들이고, 건조할 때에는 습기를 내보내는 자연의 원리를 십분 활용하였다. 이로 인해 최적의 보관 장소가 될 수 있었으며, 이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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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판전 오르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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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경판전 법보전 창틀로 볼 수 있는 대장경

현존하는 팔만대장경은 몽고의 침입을 받은 고려가 불력의 힘으로 적을 물리칠 수 있기를 기원하기 위해 만든 국난극복의 의미가 있는 대장경으로, 장경판전 수다라장과 법보전에 보관되어 있다.

경판은 산벚나무, 거제수나무, 돌배나무 등이 주로 사용되었다. 3년간 바닷물에 담갔다가 소금물에 삶은 후 말려 글자를 새겼으며, 그 위에 옻칠을 더해서 벌레와 습기를 방지했다. 팔만대장경의 경판 개수는 81,258판으로 약 5,200만 자가 새겨져 있으며, 경판의 총 무게는 280톤으로 2.5 톤 트럭 112대분에 해당한다. 대장경판 제작에 연인원 500,000만 명이 동원된 것으로 볼 때, 대대적인 국가적 사업이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해인사의 장경판전과 팔만대장경은 선조들의 지혜와 슬기가 담긴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이다. 이제는 유네스코에 등재되며 세계적으로도 가치를 인정받은 문화자산이니, 안전하고 소중하게 보존하도록 노력해야 하겠다.

 

퇴옹당 성철 대종사 사리탑

통도사의 적멸보궁을 기본 원형으로 제작된 전통부도 모습의 성철스님 사리탑

홍류동 계곡을 걸어 올라서 해인사에서 처음 만나는 비석거리 맨 윗자리엔 한국 현대 불교에 큰 자취를 남기고 근세에 입적하신 성철 스님 (1912~1993)의 사리탑이 자리하고 있다. 경상남도 산청군에서 태어난 성철 스님은 8년 동안이나 눕지도 자지도 않고 앉아서 정진 수행한 ‘장좌불와’로 알려져 있다. 1981년 조계종 종정으로 추대되었으나 추대식에 참석하는 대신 “보고 듣는 이 밖에 진리가 따로 없으니 사회 대중은 알겠느냐?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다.”라는 법문으로 대신하여 사회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말년까지 백련암에 주석하면서 신분의 높낮이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사람들에게 3천 배 수행을 가르친 것으로 유명하다. 1998년 스님의 열반 5주기 무도회에서 회항한 성철 스님의 사리를 모신 이 사리탑은 통도사 적멸보궁을 기본 원형으로, 우리나라 전통 부도의 아름다움을 현대적 조형언어로 새롭게 해석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가운데 구는 완전한 깨달음과 참된 진리를 상징하고, 살짝 등을 맞대고 있는 반구는 활짝 핀 연꽃을 표현하며, 크기가 다른 정사각형의 3단 기단은 계, 정, 혜 삼학과 수행과정을 의미한다. 영원에서 영원으로 흐르는 시간의 무한성을 상징하듯, 사리탑을 둘러싸고 있는 참배대는 앞쪽에서 뒤쪽으로 가면서 서서히 높아졌다가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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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인사는 세계기록문화유산인 대장경판과 세계문화유산인 장경판전을 비롯한 국보와 보물 70여 점을 보유한 한국 화엄종의 근본 도량입니다. 트래블아이와 함께 물속에 비치는 나를 찾아 해인사로 떠나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안중열

발행2018년 07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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