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백은 울울창창한데 노을 구름이 멀리 덮혀 있어 맑고 그윽한 한 고을이 신선 세계 그대로이니 이 곳이 바로 청송이다.” 조선시대 홍여방이라는 문신이 청송을 가리켜 한 말이다. 이렇듯 시의 내용처럼 예로부터 푸른 소나무가 울창하다고 이름 붙혀진 청송(靑松)은 일찍이 중국에서 ‘불로장생의 신선세계(靑丘)라 불린 한반도 내에서도 지명에 ’푸를 청(靑)‘자가 들어간 흔하지 않은 지역이다.(청송·청양 단 두곳) 이런 청송으로, 그 중에서도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된 청송 주왕산으로 가을 단풍 트레킹을 떠나보자.
주왕의 전설 품은 주왕산
청송은 대한민국에서 제주도에 이어 두번째로 유네스코세계지질공원으로 선정되었는데, 그 중심에는 주왕산이 있다. 주왕산으로 들어가기 앞서, 명승 주왕산 이름의 유래가 된 주왕 설화에 대해 알아볼 필요가 있다.중국 당나라 사람 주도는 스스로 후주천왕이라 칭하며 진나라 재건을 위해 반역을 일으켰다. 그후 반역에 실패한 주도는 신라 석병산(주왕산)으로 도망치듯 숨어들게 되었는데, 이에 당나라는 신라 조정에 그를 잡아달라 요청했고, 폭포수가 입구를 가리고 있는 주왕굴에 숨어있던 주도는 사로잡혀 참수를 당하는 것으로 최후를 마쳤다. 이후 주도가 흘린 피가 주방천을 흘러 피운 붉은 꽃이 ‘주왕산 수달래’이고 이밖에도 주왕산에는 이 설화가 관련된 구담이 많이 전해진다. 국립공원으로 지정된 주왕산은 풍화와 침식에 저항이 강한 안산암으로 이루어져 있어 협곡이 깊고 그만큼 폭포가 많이 형성되어 있다.
단풍천지, 주왕산
가을 청송은 단풍 천지이다. 특히 단풍이 절정인 10월에서 11월경 주왕산의 속살을 만나려면 동트는 새벽에 길을 나서야만 정상적으로 허가된 주차장에 차량을 주차할 수 있을 정도이다. 운이 나쁘면 길가에 주차하고 족히 4~5km는 걸어야 매표소 입구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는데, 단풍 구경 왔다가 사람 구경만 실컷하고 돌아간다는 청송 주왕산 단풍축제에 대한 후문만 봐도, 그만큼 가을 주왕산을 찾는 산행객이 많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단풍축제는 지자체 공식 축제가 아니기 때문에 마치 시골장날처럼 단풍이 절정인 기간에 보름간 열리며, 인근 주민은 물론 전국 각지에서 인파가 몰려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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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을 방문하려면 자동차로 오는 것이 여러모로 용이하기 때문에 항상 심각한 주차난을 겪을 수 밖에 없다. 주차장이 만차가 아닌 경우가 극히 드물기 때문에 이때는 도로변에 즐비한 상점을 통해 해결하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이다. 주왕산을 많이 방문해본 사람들은 사과를 구입하거나 인근 식당을 이용하면서 주차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진입로에 즐비한 단풍터널 곳곳에는 주방천 따라 길가에 즐비한 음식점에서 풍겨오는 전 굽는 냄새와 사과를 반으로 잘라 둥둥 띄운 동동주 향이 진동을 해 상의 매표소로 향하는 방문객의 발걸음을 붙잡기 일쑤다. 하지만 산세가 험한 주왕산을 생각한다면 안전을 생각해 빨리 대전사로 발길을 옮기는 것을 권장한다.
사명대사가 승군을 훈련시켰던 사찰, 대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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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는 주왕의 아들 대전도군(大典道君)의 이름을 따서 지은 사찰인데, 구름을 마음대로 부린다는 고승인 사명대사 유정(惟政)이 임진왜란 때 승군을 훈련시켰던 곳으로 유명하다. 기암 아래 오색단풍으로 단장한 절의 모습이 단아하게 한복을 차려입은 여인의 저고리 깃을 닮았다. 마치 살며시 왔다 절정을 이루고 어느 한순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짧은 가을을 붙잡으려는 듯, 주왕산 기암을 병풍삼은 대전사를 카메라에 담아보려 한다면 대전사 앞마당 노란 은행잎 앞에 수분이 지나도록 머물렀다 갈 수 밖에 없다.
본격적인 트레킹 시작. 주방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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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사 뒷마당 돌탑, 두 다리 사이로 돌을 던져 바위 위에 올리면 아들을 낳는다는 아들바위, 산 정상의 기암을 빼닮은 모형바위 주변에는 발길을 머물며 가을을 즐기는 여행객으로 분주하다. 아름답게 단풍 물든 주방천을 따라 걷다보면 폭포에서 흘러내려오는 옥수 사이로 빨간 단풍이 지천이다. 넋을 놓고 단풍을 구경하며 걷다보니, 어느새 주왕이 물을 길어 올렸다는 급수대와 떡시루를 닮았다는 시루봉에 다다른다.
주왕산 트레킹의 백미, 용추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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떡을 찌는 시루를 닮았다고 하는 시루봉은 옆에서 보면 인자한 할아버지를 닮은 형상의 기암으로 보이기도 한다. 이제부터 기암 계곡의 향연이 시작되는데, 울긋불긋 단풍색 같은 여행객의 등산복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학소교가 나온다. 학이 날아올랐다는 학소교를 건너 눈앞에 펼쳐지는 철제다리를 따라 용추협곡 속 바위틈으로 걸어 들어가는 길은 그 반대편에 새로운 세계가 있을 것만 같은 느낌을 준다. 또한 학소교에서 용추협곡 사이를 타고 흐르는 물줄기와 기암계곡을 내려다보는 동안은 그 풍광에 대해 어떠한 표현도 적절한 것을 찾기 힘들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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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왕산에 깃들었다고 하는 주왕의 영기가 사실인양, 기암 사이 용추폭포의 물줄기는 오랜 가을 가뭄 속에서도 힘이 꺾이지 않고 힘차기만 했다. 역시 과학으로는 설명할 수 없는 대자연의 위대함이란 이런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또한, 선녀가 내려와 목욕하고 간다는 선녀탕, 절구모양을 빼닮아 이름 붙여진 절구폭포는 그야말로 절경이란 표현 이외에 달리 설명할 방법이 없는데, 본 기사의 사진만으로도 그 장관을 쉬이 느낄 수가 있으리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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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머지않아 무서리가 내리고 가을이 깊어지면 단풍천지이던 기암계곡 속 선녀탕과 절구폭포가 얼어붙는 겨울이 올 것이고, 긴 겨울이 지나 또 봄이 찾아오면 주왕산 주방천의 천지사방은 꽃분홍 수달래로 채워질 것이다. 큰맘 먹고 주왕산 단풍트레킹을 떠나보면 자연과 더불어 그속의 사람 구경으로 그 흔한 단풍여행에서 2퍼센트 부족했던 허기진 무언가를 채울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산 중 주방천 도처의 단풍을 바라보며 내년 봄 수달래 옷을 갈아입을 주왕산을 기약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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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안중열
발행2018년 10월 22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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