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굼부리는 어떻게 만들어 졌을까?  

제주도에 있는 360여 개의 다른 오름(기생화산)은 모두 대접을 엎어놓은 듯한 형태인데, 산굼부리는 다른 오름과는 달리 산에 생긴 구멍(굼)이라는 뜻에서 지어진 이름으로, 용암이나 화산재의 분출없이 폭발이 일어나 그곳에 있던 암석을 날려 그 구멍만이 남게 된 제주도 유일의 오름이다. 산굼부리의 분화구는 전체적으로 큰 대접모양을 하고 있는데, 폭발이 일어난 후 지하에는 빈공간이 생기게 되었고, 이 후 자체 하중을 이기지 못하고 지반이 침강하게 되면서 현재의 원형 함몰분화구가 만들어진 것이라 한다. 
흥미로운 사실은 산굼부리 분화구의 위쪽 지름은 약 600m이고, 하부 지름은 약 300m로, 한라산의 백록담보다 조금 더 넓고 깊은 편인데, 주차장에서부터 분화구의 가장 높은 곳까지의 높이는 약 31m 정도이지만, 이곳에서 분화구 바닥까지는 약 132m로 무려 주차장이 있는 지면보다 분화구 바닥이 100m나 더 낮은 신기한 지형을 이루고 있다.
 

산굼부리 분화구에는 비가 많이 와도 물이 고이지 않는 신기한 현상이 생기는데, 그 이유는 화구벽의 현무암 자갈층을 통하여 빗물이 그대로 지하수로 흡수 되기 때문이다. 또 분화구 안 일조량이 달라 난대, 온대성 수목이 공존하고 있으며, 이는 내부 높이에 따라 태양이 비치는 일사량과 일조시간에 달라 다양한 식물 분포를 이루게 한다. 덕분에 노루와 오소리 등 포유류를 비롯해 조류, 파충류 등의 야생동물의 서식처로도 유명하여, 일명 분화구식물원이라고도 불리운다. 일반인이 산굼부리 분화구 안으로 내려가기는 어렵지만 그 주변으로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어 부담없이 가볍게 산책을 목적으로 찾아온 여행객도 산굼부리의 그 신비로운 전경을 감상하는데에 문제가 없다.

 

관리가 잘 되어 있는 억새 명소

제주의 동북쪽에 위치한 산굼부리는 교래사거리에서 송당리 방향으로 약 2km정도 이동하면 도착하는 곳이다. 제주도의 가장 대표적인 억새 명소인 산굼부리는 사유지이기 때문에 소정의 입장료를 받고 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억새의 계절 가을이 찾아오면 이에 대한 다양한 후기가 쏟아지고 있다. 앞서 소개한 영화 외에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소개된 적이 있는 산굼부리는 유모차를 끌고 방문할 수 있을 정도로 주변 정비가 잘 되어 있으며, 3~4개의 코스 중 무작위로 선택해서 출발해도 분화구 전망대까지 다녀올 수 있게 되어 있다. 

전망대 부근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도록 벤치가 마련되어 있고, 방문객에게 산굼부리에 대한 정보를 보다 자세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하루 세 번 숲해설사에게 설명을 듣는 시간을 갖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