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자기한 공방 체험. 오감을 치유하는 ‘힐링로드’

‘판교 25통’은 성남시 분당·판교 청소년수련관이 위치한 서판교의 작은 주택가의 이름으로, 통할 통(通)자를 써서 ‘소통하고, 하나로 통한다’는 의미를 함께 지닌다. 이곳은 11개 분야 40여개 문화예술 공방이 둥지를 틀고 있는, 서판교 일대 대표적인 문화예술 마을이다. 이곳은 2013년부터 문화예술인의 재능기부를 통해 일반인과 학생을 위한 체험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방식으로 문화예술활동을 꾸준히 공유해 오고 있다.
 

인근의 분당·판교청소년수련관은 마을 운영진과 더불어 문화예술분야의 재능기부 활동을 활성화하기 위해 마을협의체를 구성, 청소년과 일반인을 대상으로 많은 사업을 진행해 왔다. 

그 중 ‘힐링로드’라는 프로그램은 4월부터 10월까지 매월 둘째주 토요일 오후에 운영하며, 다양한 재능기부 프로그램을 방문객이 즐길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은 요리, 재봉, 꽃꽂이, 도예 등 다양한 분야의 가게와 공방에서 운영하는 공예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방문객은 해당 가게와 공방에서 직접 에코백, 컵, 꽃바구니 등 다양한 생활용품을 만들 수 있다.

 

지역 주민, 청소년, 문화예술인이 함께하는 공동체

재능기부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판교25통은 단순한 문화예술인 공동체에서 인근 거주민과 청소년까지 함께 교감하는 지역공동체로 거듭나고 있다. 이들은 마을 벽화와 같은 미화사업 뿐 아니라 매년 1회 열리는 골목축제와 같은 마을공동사업을 자발적으로 개최하면서, 주민뿐 아니라 이곳을 찾는 여행객에게도 즐거운 경험을 선사한다.
 

판교 25통의 가장 대표적인 마을사업은 힐링로드 프로그램과 함께 운영되는 25마켓이다. 여러 공방과 청소년수련관 앞에서 열리는 25마켓은 야외 벼룩시장의 형태로 운영되며 문화예술인과 작가가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이 날은 지역 청소년이 직접 만든 핸드메이드 제품과 먹거리를 판매하는 청소년 기(技)프트시장, 그리고 청소년이 직접 사용하지 않는 물건을 판매하는 벼룩시장이 동시에 열린다.
 

공동체 문화가 점점 쇠퇴하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도심 속 공동체는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런면에서 판교 25통은 문화예술을통해 자연스럽게 형성된 공동체 실험으로, 청소년에게는 진로에 대한 비전을, 방문객에게는 한켠에 담아 두었던 생활 속 낭만을 되찾게 해 주는 곳으로 그 의미가 깊어지고 있다. 고독한 도심 속 마음을 치유하고 여유를 찾고 싶다면, 판교 25통의 활짝열린 공방 문틈의 불빛을 향해보는 것도 좋을 듯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