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놀이와 산책, 그리고?

서산시의 가야산 자락에는 약 5km의 길이를 지닌 용현계곡이 있다. 석문봉부터 수정봉으로 이어지는 북동쪽, 그리고 일락산에서 상왕산으로 이어지는 북서쪽 능선 사이에 자리한다. 수려한 산세 아래 우거진 산림과 풍부한 수량을 지닌 용현계곡, 그 일대는 대규모 국유림으로 지정되었으며, 천연림으로 이루어진 만큼 높은 생태계 보존성을 자랑한다. 크고 작은 암석들과 함께 규모가 작은 폭포들도 많아 다채로운 자연의 볼거리를 선사하고 있다.

하지만 뭐니 뭐니 해도 용현계곡은 인기 피서지로 이름이 높다고 할 수 있다. 주말이면 2천 명 이상의 인파가 몰리니, 가히 그 명성을 짐작할 만하다. 사실 용현계곡으로 들어서는 것만으로도 힐링의 반 이상은 누렸다고 할 수 있을 테지만, 이왕이면 계곡물에 발을 담그며 물놀이를 즐겨보자. 그 물의 깊이는 아이들과 함께 놀기에도 부담이 없는 정도다. 다만 30분 이상 발을 담글 수 없을 정도로 차갑다고 알려진 만큼, 무작정 서둘러 들어갔다가는 깜짝 놀랄지도 모른다. 
 

용현계곡을 따라 걷다 보면 천연 삼림욕장이 이어져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천천히 산책하면서 신선한 공기를 마시기에도 좋다. 계곡물에서 물놀이를 즐기기 전후의 코스로 안성맞춤일 것이다. 이즈음에서 전하는 한 가지 주의사항. 용현계곡에서는 취사가 불가능하다는 점이다. 그러니 간단한 도시락을 챙겨와 소풍을 온 기분을 내보는 것도 좋겠다. 

아니라면 계곡 주변에 숙박시설은 물론 음식점도 많으니 미리 찾아보자. 계곡 가까이 놓인 평상을 갖춘 곳도 있어, 용현계곡의 아름다움을 더욱 가까이에서 느끼며 음식을 맛볼 수 있다. 금강산도 식후경, 아니 용현계곡도 식후경이다. 백숙과 어죽, 비빔밥, 매운탕 등 메뉴 또한 다양하니 입맛과 기분에 따라 선택해보기 바란다.

 

자연 관광의 중심

용현계곡은 그 자체로도 이미 훌륭한 관광명소이지만, 인근의 다른 명소들과 함께 서산시의 매력을 돋보이게 한다. 가야산 능선을 따라 다양한 산책로가 마련되어 있어 걷기에도 좋은 용현계곡. 둘레길 형태의 생태탐방로, 문화유적을 따라 코스를 만든 내포문화숲길, 친환경 트레킹 코스로 조성한 서산 아라메길의 길목으로도 트래블피플을 맞이할 준비를 하고 있다. 아무 준비 없이 그저 걷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휴식을 누릴 수 있다.

인근에는 서산 9경에 속하는 동시에 국보 제84호로 지정된 용현리 마애여래삼존상을 비롯해 해미읍성, 개심사 등의 명소가 있다. 물놀이와 삼림욕, 탐방과 맛있는 음식까지 함께 하는 완벽한 여름휴가의 추억을 남기고 싶다면, 이번 여름에는 서산시의 가야산으로 향해보자. 용현계곡이 그 두 팔을 벌려 트래블피플에게 환영 인사를 건네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