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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비한 그곳, 남해 금산의 봄


지리산맥이 남쪽으로 뻗어 마지막 남해로 들어가기 전 솟아오른 산, 금산(錦山). 기암괴석의 바위들이 마지막 몸부림처럼 처절하게 솟아오른 이 산은 과거 조선 태조 이성계가 백일기도를 드린 후 왕에 오르자 그 공을 치하하고자 비단 금을 붙여 금산이라 칭한 명산이다. 681m의 아담한 산이 남해 다도해를 내려다보는 그 위용은 때마침 찾아온 봄과 함께 아름답게 펼쳐졌다. 경상도에서 가장 먼저 찾아온 봄을 만끽하러 금산으로 떠나보자!

                    
                

불로초와 노인성을 갈망한 금산

금산 정상 망대에서 보는 남해바다에 떠있는 아름다운 섬들을 보라!

화강암의 기암괴석에 둘러쌓인 금산은 인근 가야산, 방장산 등 100대 명산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신비감이 있어 중국의 남악(南嶽)에 비견되며, 소금강산, 작은 봉래산 등의 별칭이 있다. 중국 진시황의 명을 받고 불로초를 구하기 위해 동담동녀 500명을 데리고 이곳을 찾아왔지만 불로초를 구하지 못하고 놀다간 서불의 이야기는 널리 알려져 있다. 또한 우리나라에선 적위가 낮아 보기 힘든 노인성(老人星, 카노푸스)이 있는데 수나라 별자리 교본인 보천가에서는 ‘노인 한사람이 남쪽 끝에 있는데 봄가을에 나타나면 수명이 무궁하다네‘ 라고 전해져 내려왔다.
 

 금산 34경 중 하나로 신비한 전설이 깃든, 부소암 

별을 관찰하는 전각으로 알려진 보리암 간성각(看星閣)은 춘분과 추분에 노인성을 관측하며 수명에 대한 기대를 표출한 대표적인 유적이다. 특히 원효대사, 의상대사, 윤필거사 등의 고승과 많은 문인들이 풍수가 좋은 이곳을 찾아와 수도를 하였고 전국의 3대 기도도량인 보리암이 자리하게 된 것도 결코 우연이 아닐터. 남해 금산은 진시황을 비롯한 여러 임금이 더 오래 살고 싶어 하는 욕망을 위해, 신하들을 보낸 육지의 끝자락, 희망의 유토피아였다.
 
 

바위마다 사연 가득한 금산

남해 금산 망대

정부 지정 명승 제39호 금산은 한려해상국립공원내 559,782㎡의 규모로, 섬이라고 느낄 수 없이 넓게 펼쳐져 바위산과 육산이 어우러진 산악공원이다. 제일 높은 봉우리와 고려시대부터 우리나라 최남단 봉수대이자 탁 트인 남해 바다를 조망하는 망대를 선두로 38경의 매력이 숨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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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사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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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암 뒤 금산 3경 대장봉과 형리암(고개를 까딱하고 있는 바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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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선대 네 신선이 이 암봉에서 놀았다 하여 사선대라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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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불암과 금산 7경 조선태조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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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군봉, 장군의 우람한 옆모습이 느껴지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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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산 15경 쌍홍문 일명 쌍무지개 문

대장을 연상한다고 해서 붙은 ‘대장봉’, 가깝게 보면 일(日)자형이고 멀리서 보면 월(月)자형으로 보인다는 ‘일월봉’, 원효, 의상, 윤필 세 대사가 기도를 올릴 때 촛대로 사용했다는 ‘촉대봉’, 이성계가 백일기도 후에 왕이 되었다는 전설이 깃든 유적 ‘조선태조기단’, 암벽에 두 개의 큰 구멍이 문 모양으로 나 있는 ‘쌍룡문’, 어미돼지가 새끼돼지를 업고 있는 ‘저두암’, 사자모양의 큰 바위 ‘사자암’, 주세붕 선생이 남긴 명필바위 ‘문장암’, 바닥을 두드리면 장구소리가 들린다고 해서 불린 ‘음성굴’, 대장봉을 향해 마치 허리 굽혀 절하는 모양을 한 ‘형리암’, 중국 진시황의 아들 부소가 이곳에서 귀양살이를 하고 갔다는 ‘부소암’, 이웃집 과부를 연모한 한 남자의 애끓는 사연이 전해지는 ‘상사바위’ 등 금산 38경에 등장하는 수많은 바위가 저마다 사연을 품고 있다. 남해의 경관 속에 숨어있는 이들 바위를 하나하나의 보물처럼 찾아내는 즐거움이 있다.
 
 

봄을 품고 있는 금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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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차례로 잔털제비꽃, 금장초, 동백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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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부터 차례로 선괴불주머니, 얼레지. 각시붖꽃 

2013년, 30년 만에 개방한 부소암 코스는 벚꽃이 출렁거리는 해안도로 옆 양아리 두모주차장에서 출발해서 두모계곡으로 들어서면 서불의 발자취로 알려진 남해 상주리 석각이 있다. 또, 부소암에 올라 다랭이논에 피어난 노란 유채밭과 남해의 두모리 해안 절경을 만끽하는 아름다운 산행로이다. 특히 산행로를 따라 백합과의 여러해살이 풀인 엘레지 꽃이 사방 산비탈에 피어나 봄을 보라색으로 채우는 풍경이 장관이다. 각시붓꽃, 현호색, 선괴불주머니, 금장초, 양지꽃 역시 금산을 채우고 있는 봄꽃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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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면 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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淸泉洗心(청천세심) 맑은 샘물에 마음을 씻어내리라 쓰여있는 장승

봄이 가득한 금산에 송림을 자랑하는 상주해수욕장을 비롯한 상주면 해안가가 펼쳐진다. 더불어 기암 절벽사이를 채운 분홍빛 진달래가 운치 있다. 벼랑에 아슬아슬하게 붙어 피어난 진달래를 보면 헌화가가 떠오른다. 붉은 벼랑가에 / 잡은 손 암소 놓게 하시고 / 나를 아니 부끄러워하신다면 / 꽃을 꺾어 바치리이다. 수로부인이 없어도 봄을 따라 절로 정상까지 힘들이지 않고 올라갈 수 있다. 산행로 장승에 청천세심(淸泉洗心)이라 쓰여 있는데, 이곳의 계곡물은 마음을 씻어 낼만큼 맑고 깨끗하다. 어두운 새벽 상쾌한 계곡 물소리를 들으며 보리암에 올라 해수관음상을 뒤로하고 떠오르는 태양을 보는 일출은 금산 38경의 백미라고 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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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해의 자연경관을 오롯이 품고 있는 남해 금산에서 기암괴석 바위의 사연을 찾고, 형형색색 봄꽃으로 봄의 정취를 만끽해 보아요!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주원

발행2021년 03월 19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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