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매산의 철쭉이 특별한 이유

‘한국의 명산’ 중 21번째, 그리고 미국 CNN이 선정한 ‘한국에서 가봐야 할 곳 50선’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곳. 바로 합천 황매산이다. 사계절마다 다른 모습으로 늘 눈길을 끌지만, 그중 봄의 황매산은 그냥 지나칠 수 없다. 5월 무렵이 되면 황매산에는 철쭉이 만개하여 온통 진분홍빛으로 뒤덮인다. 그야말로 철쭉으로 만든 꽃이불을 덮고 있는듯하다. 이 황매산이 합천 황매산철쭉제의 무대가 된다.
 

1,108미터의 해발고도를 자랑하는 황매산은 바래봉, 소백산과 함께 철쭉 3대 명산으로 불린다. 그중 철쭉 군락지는 800~900m 지점에 자리하며 ‘황매평전’이라고도 불린다. 능선을 따라 이어진 모습, 모산재의 기암괴석과 어우러진 모습 등 이곳의 철쭉은 신비한 느낌마저 자아낸다. 약 35만 제곱미터의 면적을 자랑하는 황매산의 철쭉 군락지. 합천군에 찾아온 봄을 널리 자랑하고도 남는다. 산 정상부에 이르기까지 산책로도 잘 조성되어 있어 가족 단위의 상춘객들이 다녀가기에도 안성맞춤이다. 

황매산 철쭉 군락지가 형성된 데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다. 황매산의 정상 아래에는 평원이 펼쳐져 있는데, 과거 목장으로 활용했던 곳이다. 당시 이곳에서 기르는 젖소와 양들이 있었는데, 독성이 있는 철쭉은 그대로 두고 남은 풀과 꽃을 모두 먹어버렸다고 한다. 어쩌면 트래블피플은 이 젖소와 양들에게 감사 인사를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덕분에 매년 봄마다 황매산에서 철쭉의 진풍경을 볼 수 있게 되었으니 말이다. 푸른빛의 너른 초원과 진분홍빛 철쭉이 선사하는 풍경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다.

 

합천 황매산철쭉제로 발걸음 옮기기

합천 황매산철쭉제는 봄의 황매산이 뽐내는 아름다움과 함께 트래블피플을 더욱 설레게 할 것이다. 1997년, 황매산의 철쭉 군락지를 보존하고자 지역 주민들은 문화행사와의 연계를 시도했다. 이렇게 시작된 것이 황매산악회의 제1회 철쭉제였다. 이후 황매산철쭉제전위원회가 구성되었고, 현재까지 20회가 넘도록 매년 5월의 개화시기에 맞추어 축제를 진행해왔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치면서 지역 주민들의 애향심 하나로 지금의 발전된 모양을 갖추게 된 합천 황매산철쭉제. 단순한 봄꽃축제라고 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합천 황매산철쭉제의 프로그램은 크게 메인 행사, 부대 행사, 기타 행사의 세 가지로 구분된다. 부대 행사는 해마다 조금씩 다르지만, 메인행사에는 철쭉제례가 빠지지 않는다. 철쭉을 보기 위해 올랐던 지역 주민들이 술과 음식을 준비하여 산신제를 지냈던 데서 유래한 행사이다. 황매산의 정상이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고 엄숙한 분위기에서 진행된다. 기타 행사로는 토속음식점과 합천군 농특산물 부스를 설치하여 지역의 음식과 특산물을 홍보하곤 한다. 

부대 행사로는 산상음악회, 전통공연, 페이스 페인팅, 가훈 써주기, 환경정화활동 등의 즐길 거리가 마련된다. 철쭉이 만개한 황매산 풍경 아래에서 더욱 특별한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도와줄 것이다. 철쭉 군락지 안 별도로 지정된 공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하므로, 특정 행사가 있는 시간을 미리 파악하여 방문하는 것도 좋겠다. 합천 황매산철쭉제의 입장료는 따로 없으며, 자동차로 매표소에 진입할 경우에만 주차요금이 발생하니 참고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