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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들과 이야기가 머물다 가는 곳, 천안삼거리공원


“천안삼거리 흥-, 능소야 버들은 흥-” 학창시절 누구나 한 번쯤은 불러봤을 이 노래. 바로 경기 지역의 민요인 ‘천안삼거리’이다. ‘흥’이라는 단어가 토라짐을 표현한 것인지, 아니면 흥겹다는 뜻인지 괜히 짓궂게 의문을 가져보기도 한다. 하지만 천안삼거리는 오랜 옛날부터 우리나라를 대표해온 길목인 만큼 트래블피플 또한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이다. 지금부터 [트래블투데이]와 함께, 이곳에 펼쳐진 공원인 천안삼거리공원으로 떠나보자.

                    
                

공원을 걷다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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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삼거리공원은 이야기와 휴식이 있는 공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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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표에 그려진 능수버들. 천안삼거리공원의 상징과도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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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축관의 문루였던 영남루는 호숫가로 옮겨졌다.

우리나라 삼남대로의 분기점, 천안삼거리. 서울에서부터 내려오던 이 대로는 천안에서 두 갈래로 나누어진다. 조선 시대에도 한양에서 출발하여 경상도와 전라도로 가기 위해서는 반드시 들러야 했던 길목이었다. 수많은 사람의 왕래가 있었던 만큼 여러 전설과 민요 또한 이곳에서 탄생했다. 천안 12경에도 속하며 천안시의 사랑을 듬뿍 받는 이곳. 천안시는 천안삼거리의 매력을 더 널리 알리고자 천안삼거리공원을 조성하기에 이르렀다.

1970년대부터 조성한 20만 7,000제곱미터의 부지 곳곳에는 여러 문화재와 수목이 어우러져 있다. 또한, 야외무대를 비롯해 연못과 광장, 정자 등도 마련되어 있어 시민들의 휴식 공간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 연례행사인 천안흥타령춤축제나 삼일절 기념행사의 무대가 되기도 하는 이곳. 천안삼거리공원에 들어서면 먼저 현소각이 보인다. 호숫가의 다리와 나란히 서 있어 마치 호수 위에 누각이 둥실 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조금씩 안쪽으로 걸어 들어가면 영남루, 삼룡동 삼층석탑, 천안노래비, 독립투쟁의사광복회원기념비와도 만나게 된다, 영남루는 본래 조선 임금의 온양온천 행사 때 임시 거처로 활용하던 화축관의 문루였다. 그러나 천안삼거리공원을 조성할 때 지금의 호숫가로 옮겨놓았다. 이외에도 다섯 마리의 용이 한 개의 여의주를 놓고 싸우는 모양으로, 천안의 지세(地勢)를 상징하는 오룡쟁주상도 눈에 띈다.

 

천안삼거리공원이 들려주는 이야기

야경도 아름다운 천안삼거리공원. 이곳에서 들을 수 있는 이야기는 무엇일까.

천안삼거리공원을 걷다 보면 특히 눈에 들어오는 식물이 있다. 바로 천안삼거리를 대표하는 가로수인 능수버들이다. 천안삼거리공원에는 앞서 소개한 문화재들 말고도 여러 조형물을 통해 천안삼거리 노래, 흥타령 등과 같은 천안시의 이야기들을 전해주고 있는데,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능소전’이다. 천안삼거리는 물론 능수버들이라는 이름의 유래가 되기 때문이다. 

옛날 경상도 지역에 어린 딸과 함께 사는 한 선비가 있었다. 어느 날 그는 어명을 받고 전쟁터로 가던 중 천안삼거리에 이르렀는데, 더는 어린 딸을 데리고 갈 수 없었다. 이에 주막에 딸을 맡겨 놓고 작별인사를 할 때 한 가지 약속을 한다. 들고 있던 지팡이를 땅에 꽂은 다음, 이 나무가 무성히 자라게 되면 다시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내용이었다. 그 후 이 어린 딸, 능소는 곱게 자라 어여쁜 아가씨가 되었다. 

그러던 중 한양에 과거를 보러 가던 젊은 선비 박현수가 주막에 머무르게 되면서, 능소와 인연을 맺게 된다. 능소와의 혼인을 약속하고 과거를 보러 떠난 박현수는 곧 장원급제하여 다시 능소를 찾아온다. 능소는 박현수와 혼인을 한 데 이어, 어렸을 때 헤어졌던 아버지와도 이내 상봉하게 된다. 경사가 이어지자 능소는 기쁨을 감출 수 없었고, 그것을 흥타령으로 표현했다고 한다.

천안삼거리공원에 있는 조형물이 소개하는 흐름 외에도 능소전은 여러 가지 내용으로 전해 내려온다. 그러나 만남과 이별, 기다림, 재회 등의 서사 구조는 모두 같다. 사람과 물자가 꾸준히 오가던 천안삼거리답게, 그 가운데 일어나는 만남과 이별의 형태는 모두 갖추고 있었던 듯하다. 이렇듯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는 천안삼거리공원은 트래블피플에게도 말을 걸어올 것이다. 그들이 전하는 이야기와 함께 재미있는 휴식을 즐겨보고 싶지 않은가? 푸른 능수버들 사이를 걸으며 여유를 만끽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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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저 노래 가사로만 알고 넘어갈 뻔했던 천안삼거리! 일종의 거리만이 아닌 공원으로써 많은 이들의 휴식처가 되어주고 있었어요. 천안삼거리공원에서 그 흥을 느껴보세요!

트래블투데이 최고은 취재기자

발행2017년 04월 0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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