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륜산에는 아홉 개의 암자들로 이어지는 볼거리가 꾸준히 있다. 그중 두륜산과 그 안에 위치한 대흥사, 그리고 암자들을 통틀어 두륜연사라고 부른다. 두륜산의 여덟 개 봉우리가 연꽃처럼 대흥사와 아홉 개의 암자를 껴안고 있는 형상이라 붙은 이름이다. 두륜연사의 이름이 아니어도, 대흥사가 지닌 여러 명성은 지금까지 전해 내려오고 있다. 역사의 자랑이자 명소로서의 매력을 조용히 발산하고 있는 것이다.
대흥사를 돌아보는 발걸음
두륜산의 암봉 사이에 자리 잡은 천년고찰 대흥사. 대둔산이라고도 한 두륜산 내에 있어 대흥사 또한 대둔사라고도 불렸으나, 1990년대부터 대흥사라고 정하여 부르게 되었다. 해탈문을 들어서면 경내 정면에 두륜산 봉우리가 눈앞에 선연하다. 절의 입구를 지나 경내로 들어서는 길에 펼쳐지는 숲과 계곡은 물론 이곳에서 배출된 여러 고승의 부도비 또한 볼거리다. 이미 여러 암자를 봐왔을 수도 있겠지만, 대흥사의 것은 보다 특별하다.
실제로 대흥사 경내에 들어서면 구경하는 데 반나절이 걸린다. 다른 절에 비해 넓기도 넓지만 가람 배치도 다른 절과는 달리 상당히 자유로운 편이기 때문이다. 크게 북원과 남원, 별원으로 나눠지는데 대웅보전을 비롯한 응진전, 산신각 등은 북원에, 동국선원과 천불전 등은 남원에 있다. 대웅보전은 전라남도 유형문화재 제296호로, 석가모니 부처가 주불로 모셔져 있다. 별원에는 표충사와 대광명전, 박물관 등이 있다. 대흥사의 창건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 기록이 있으나, 신라 시대 진흥왕 때 아도화상이 세웠다는 것이 일반적인 사실로 알려져 있다.
대흥사 대웅보전의 현판에 대해서는 추사 김정희와 원교 이광사의 유명한 일화가 전해진다. 김정희가 제주로 귀양을 가던 중 대흥사에 머무르게 되었는데, 이광사가 써놓은 현판이 마음에 들지 않아 내리게 했다. 이후 귀양에서 돌아오던 김정희는 다시 대흥사에 들렀다. 유배 생활 동안 겸손함을 얻게 된 그는 이때 이광사의 현판을 다시 걸게 하고, 자신이 쓴 ‘무량수전’ 현판은 내리고 왔다고 한다.
나라를 지킨 불심(佛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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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흥사는 임진왜란 때 승병을 총괄해 평양성을 탈환했던 서산대사 휴정의 유품을 봉안한 곳이다. 앞서 소개한 표충사는 서산대사의 은덕을 추모하는 사당이다. 이렇게 사찰 안에 유교식 사당이 배치된 것은 전국적으로도 보기 드문 사례이다. 대흥사는 서산대사로 인해 조선은 물론 한국의 불교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심 도량이 되었다. 전란 가운데 민심을 지켜준 호국 불교의 중심이 된 것이다. 일찍이 서산대사는 풍수설에 비추어 대흥사를 향해 ‘전쟁을 비롯한 세 가지 재앙이 미치지 않을 곳, 만 년 동안 깨어지지 않을 땅’이라고 말한 바 있다. 실제로 대흥사는 임진왜란 외에도 한반도에서 일어난 여러 전란 가운데에서도 큰 피해를 입지 않고 무사했다.
조계종의 13대종사와 13대강사를 배출해내기도 한 대흥사. 차(茶)로 유명한 초의선사 또한 대흥사에서 수도했다. 그가 꾸민 수도처이자 다원(茶園)인 일지암도 대흥사 경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이처럼 대흥사는 지닌 역사적 가치뿐만 아니라 볼거리마저 풍성하다. 봄철에는 경내에 홍매화와 백매화가 피어나 그 아름다움을 뽐내며, 가을철에는 알록달록한 단풍과 함께 완연한 빛을 드러내니, 남도 여행객이라면 대흥사 방문을 일정에서 빼놓을 수 없을 것이다.
호국불교의 중심이자 해남군의 명소가 된 대흥사. 이곳에 얽혀 있는 여러 이야기를 생생히 들어보기 위해 해남군으로 한 번 떠나보는 건 어떨까요?
글 트래블투데이 홍성규 취재기자
발행2018년 03월 28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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