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 장성군과 고창군 그리고 전북 정읍과 경계에 있는 방장산(方丈山). 지리산, 무등산과 함께 호남의 삼신산이라 불린다. 삼신산하면 중국에서도 추앙 받는 봉래산(蓬萊山) ·방장산(方丈山)·영주산(瀛洲山)을 말하는데 우리나라와 중국 모두 방장산이 들어 있는 것이 흥미롭다. 과거에는 방등산이라 불렀지만, 중국의 방장산과 닮았다고 하여 이름이 바뀌었다는 설과 넓은 산이 백성을 감싸준다는 의미로 바뀌었다는 설이 있다.
딸을 사랑한 장성의 장검도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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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림청 선정 100대 명산 중 한곳으로 단풍이 유명한 내장산을 비롯하여 선운산, 백암산 등 다른 명소와도 견주어도 전혀 눌리지 않는 넓은 산세와 울창한 산림을 자랑한다. ‘방장산’하면 편백나무 숲으로 둘러싸인 국립 방장산 자연휴양림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겨울철에는 폭설이 자주 내려 남부지방 대표적인 눈꽃 산행지로 많은 사랑을 받는 곳이다.
갈재고개는 전북 정읍과 전남 장성군 경계에 있는 해발 276m의 고개로 장성갈재로도 부른다. 전북과 전남을 가르는 곳인 이곳은 호남평야와 전남평야를 이어주는 교통의 요지이다. 이 고개에는 재치 넘치는 설화가 전해오는데 바로, 장성갈재의 장검 도둑 이야기이다. 자신의 딸을 현명한 사람에게 시집보내려고 했던 장성 갑부가 이 갈재고개에서 큰 칼을 차고 지나가는 사람의 돈을 빼앗으며 "내가 사는 곳은 죽은 나무 고장이고 내 성은 살림 찌꺼기이며, 이름은 탈상 찌꺼기이다. 나를 찾아오면 돈 보따리를 주겠노라" 하였다.
마침 어느 망건 장사꾼이 장성 갑부에게 돈을 빼앗겨서 억울한 마음에 전국을 수소문했으나 그 도둑을 찾지 못했다. 그러던 어느날 공주에서 아이들이 하는 원님놀이에 끼어들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자신의 사정을 호소했다. 그 자리에서 원님 역할을 했던 어느 소년이 명쾌하게 답을 내려준다. "죽은 나무가 쓰이는 것은 장승이니 도적이 사는 곳은 장성이고 살림살이가 찌꺼기란 것은 박적(바가지)을 의미하니 도적의 성은 박씨이다. 마지막 탈상 찌꺼기란 건(두건)을 말하니, 장성 사는 박건을 찾아가시오" 그 말을 듣고 장성의 박건을 찾아간 망건 장사꾼은 자신의 돈을 찾게 되었고, 그 과정을 전해들은 장성 갑부는 그 아이를 찾아가 자신의 딸의 사위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애환의 이야기가 굽이굽이, 방장산
방장산의 산자락은 산세가 깊어서 신라 말기 등 나라가 혼란했던 시기에는 도적의 주요 근거지가 되어, 이곳에 양가집의 자녀가 많이 잡혀갔다고 한다. 선운산가, 무등산가, 정읍사, 지리산가와 더불어 백제 5가의 하나인 방등산가는 도적에게 끌려간 아낙이 자신을 구하러 오지 않는 지아비를 원망하는 노래로, 방장산 억새봉에 방등산가비가 그 안타까운 사연을 위로하고 있다. 방등산가는 노래의 이름과 유래만 전해 올뿐 가사는 전해지지 않지만, 어지러운 세상 속 애환의 장소이다.
특히 나주, 강주, 신안 등 조선시대 왕도에서 멀리 떨어진 전라남도 남도의 끝으로 유배를 떠나는 선비들이 잠시 쉬어가던 갈재는 권세를 잃어버린 회한으로 먹먹한 곳이기도 했다. 이러한 애환은 계속 반복되는 것인지 한국전쟁 당시 조선노동당 전남도당의 일부가 빨치산으로 은거하며 전투를 벌이던 격전지이기도 했다. 그래서일까. 이데올로기 갈등이 있던 이곳에는 서울을 거쳐 신의주까지 연결된 1번국도로가 뻗어나가길 소망하는 조국통일기원비 등이 조성되어 있다.
눈꽃 산행의 시작 갈재고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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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장산은 보통 갈재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갈재에서 방장산 방향 쓰리봉으로 오르는 길과 방장산 임도로 가는 길로 나뉜다. 방장산 산행의 묘미는 쓰리봉을 포함한 다섯 개의 봉우리를 오르내리는 산행코스로 설산의 매력을 만끽하기에 좋다. 국립 방장산 자연휴양림으로 하산하면 편백나무 숲에 눈이 쌓인 모습도 장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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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재에서 방장산 자연휴양림까지 대략 5~6시간이 소요되는데, 눈이 많이 내리는 곳인 만큼 스패츠와 아이젠 등 겨울등산 장비를 빠짐없이 준비하고 보온에 신경 써야 한다. 눈이 쌓인 등산로를 헤치고 나가는 것은 체력소모가 많고 길을 잃어버리기 쉬우므로 산행 전문가와 함께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장성군 북이면 원덕리에서 죽청리 국립방장산 자연휴양림까지 이어진 10km 구간의 임도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임도 100선 중 하나로 삼나무 숲과 입암산을 보며 걷는 길이 아름답다. 자전거를 타는 마니아를 위해 전라남도에서는 이곳을 '구름산길'로 소개하고 있다.
신비로운 이야기와 함께 애환이 깃든 방장산! 겨울에는 깊이가 다른 아름다운 설경을 만끽 하는 곳으로도 유명하니, 꼭 한번 찾아보세요!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주원
발행2017년 02월 17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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