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남서쪽 해변가를 차로 달리다 보면 나지막한 산 하나가 보인다. 생긴 모양이 둥그스름하여 얼핏 보면 거북이의 몸통처럼 보이기도 하고, 바닷가 부근에 있어 제주를 처음 방문하는 사람들에게는 하나의 섬처럼 보일 수도 있다. 이곳은 이른바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리는, 산방산이다. 지금은 오를 수 없는 산이 되어버렸지만 대신 이곳의 용머리해안이 오는 이를 반갑게 맞이해 주고 있다.
제주의 다른 화산과는 다른, 독특한 지형의 산방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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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귀포시 안덕면 사계리 해안가에 위치한 산방산. 수백만 년 전 제주도에 화산 활동이 활발했던 시기에 다른 화산과 달리 정상에 분화구가 없는 돔 형태의 종상화산이다. 좀 더 쉽게 말해 산방산은 용암이 터지지 않고 조금씩 분출해 흘러내렸다고 할 수 있는데, 그 흔적으로 산방산 주변 해안가의 주상절리를 보면 알 수 있다.
멀리서 낮게 보이던 산방산은 가까이서 보면 그 높이가 더욱 높아 보인다. 아무래도 제주도가 육지가 아니고 섬이기에 해발 395m의 높이가 낮은 산은 아닐 것이다. 산방산은 제주의 다른 송악산이나 성산처럼 걸어서 정상까지 올라갈 수 있는 산은 아니며, 그저 이렇게 바라만 볼 수 있다. 2000년 중반까지는 올랐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현재는 오를 수가 없다.
용이 바다로 들어가려나, 산방산 용머리해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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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방산 해안가의 독특한 지형은 오랫동안 층층이 쌓인 사암층 암벽과 수십만 년 전에 수중 폭발해 화산활동으로 생긴 응회암층과 현무암, 돌개구멍, 해식동굴로 이루어져 있다. 산방산은 용의 몸 부분이고 해안가의 해식절벽은 용의 머리 부분으로, 용이 바다로 들어가는 형세를 지녔다고 하여 용머리 해안으로 불리고 있다.
용머리 해안 매표소 입구 쪽에 놓인 커다란 배 한 척. 이 배는 1653년 조선 효종 때 네덜란드에서 출발한 무역선으로, 일본으로 향해 가던 중 심한 풍랑으로 부서져 모슬포 앞바다에 난파된 배를 재현해 놓은 것이다.
총 64명의 네덜란드인 중 핸드릭 하멜을 비롯해 선원 36명만이 산방산 앞바다에 가까스로 상륙하고 하멜 일행은 곧바로 한양으로 압송된다. 그 이후 13년간 조선에서 억류되었다가 여수에서 머물던 중 탈출해 고국인 네덜란드로 돌아간다. 하멜은 조선에서의 억류생활을 기록으로 남겨 유럽에서 가장 처음으로 조선을 알리는 <하멜표류기>를 쓴다. 우리는 그 고마움에 당시의 무역선과 하멜 동상, 그리고 기념비를 세워두었다.
용머리해안의 탐방로를 지질트레일이라 부른다. 일단 트레일(trail)은 ‘흔적’과 ‘걷다’라는 뜻을 가지고 있다. 용머리해안의 지질트레일은 한자와 영어의 합성어로 올바른 표기는 아닐 수 있다. 그러나 2014년도 용머리해안의 트레일을 개발하면서, 세계유네스코 지질공원의 브랜드 가치와 오랜 세월의 흔적이 담겨있는 길을 걷는다는 의미로 만든 명칭이라 생각한다.
바다 날씨가 참 좋다. 그래서인가 해안가에는 낚시꾼들이 제법 많이 보인다. 탐방로 중간중간에는 제주 해녀들이 방금 잡아 올려 싱싱해 보이는 멍게, 해삼, 성게, 전복 등을 팔고 있다. 층층이 쌓인 암벽을 타고 넘어가면서 밀려오는 파도에 행여나 신발이 젖지는 않을까 조심 또 조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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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안절벽을 따라 걷다 보면 듬성듬성 뚫려 있는 돌개구멍도 신기하고, 잘 보이지는 않지만 파도가 밀려와 절벽 밑으로 깊숙이 들어간 해식동굴의 깊이도 가늠된다. 어느 잡지에서 용머리해안을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고 했다. 미국의 그랜드캐니언을 실제로 보지는 못했지만, 사진으로 본 그랜드캐니언과 생김새는 비슷해 보이기도 한다.
인류가 시작되고 수십만 년 동안 시간이 만든 자연의 위대함이 아닐 수 없다. 인간은 그저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에서 잠시 머물다 가는 작은 생명체에 불과하다. 용머리해안을 한 바퀴 돌아보고 나오면서 이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우리 모두 자연을 아끼며 감사하며 살아야겠다. 용머리해안은 유료 입장이고 파도가 높을 때는 통제가 되니, 방문 전에 탐방 가능 여부를 체크하는 게 우선이다.
겨울과 봄이 공존하는 특별한 제주여행! 용머리해안은 파도가 높을 때는 통제가 되니 방문 전에 탐방 가능 여부를 확인해 보아요!
글 트래블투데이 지역 주재기자 김용경
발행2018년 03월 24 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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