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맞은 소백산 자락 구인사 그 아름다움에 빠지다

구인사 주차장에 차를 주차한 뒤 무료 버스를 타고 구인사 입구 터미널까지 5~10분가량 이동하면 구인사 입구에 다다른다. 일주문을 지나 사천왕문을 지나고 소백산 연화봉 아래 산 자락 따라 세워진 전각들은 자연에 그대로 녹아든 듯 그만의 훌륭한 자태를 자랑한다.
 

산길을 따라 걷다 보면 힘이 들기도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에 금방 땀은 식고, 기분도 어느새 맑아진다. 필자와 동행한 네 살 아들도 열심히 잘 따라왔다. 소백산 자락 곳곳에 물든 가을 경치와 단풍에 젖기도 하고, 지나가는 승려들과 인사를 나누며 올라가다보면 어느새 대조사전으로 올라가는 건물이 나온다. 건물에는 엘리베이터도 마련되어 있으니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는 것도 추천한다. 조금 힘들게 올라왔다 해도 대조사전에서 내려다보는 소백산 자락은 바라만 봐도 그저 좋다. 종교가 무엇이든 중요치 않다. 그저 자연의 아름다움에 한 번 놀라고 그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고 조화롭게 지어진 구인사를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행복하다.
 

내려오는 길은 산과 맞닿은 돌계단을 따라 펼쳐지니 차분히 내려오면 된다. 물론 다시 건물 내 엘리베이터를 타도 괜찮다. 하지만 소백산 자락의 가을 단품을 좀 더 가까이 보고 싶다면, 그 아름다움에 한껏 빠져들고 싶다면 조금 수고스럽더라도 돌계단으로 내려올 것을 권해본다.
 
 

구인사 곳곳 시선을 사로잡는 볼거리

‘이 세상에 내 것이 어디 있나 사용하다 버리고 갈뿐이다.’구인사 곳곳에 새겨진 대소사님 말씀이다. 가만히 글귀를 보고 있노라면 욕심 가득한 마음을 조금 내려놓을 수 있도록 도와준다. 사찰의 벽면에는 상징적이면서 교훈적인 이야기들이 벽화로 그려져 있다. 벽화를 보면서 신비롭고 재미있는 이야기 속 세상으로 빠져든다.
 

구인사 대조사전 앞까지만 올라가더라도 꽤 높은 곳이기에 이곳에 내려다보는 풍경은 그 어떤 말이나 사진으로도 다 표현할 수 없는 경치임에 분명하다. 내려오는 길마다 경건한 사찰분위기에 필자의 마음도 차분해지고 색색의 단풍들이 조용히 내려 앉아 구인사를 더 아름답게 만들어준다. 마치 힘들게 올라간 것에 대한 달콤한 보상이듯 구인사의 가을 풍경은 오랜 시간가슴에 여운으로 남는다. 필자는 분명 사계절 각각 다른 매력을 가진 거대한 규모의 구인사를 또 찾을 것이다. 종교를 떠나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매력 있고 힐링할 수 있는 장소이기 때문이다.
 

내려오는 길은 올라가는 길처럼 별도로 무료 버스를 운행 하지 않기에 주차장까지 두발로 걸어서 내려온다. 하지만 힘듦도 잠시, 바닥 가득히 곱게 쌓인 은행잎에 젖어 들다 보면 어느새 주차장에 도착해 있을지도 모른다. 아무튼 구인사는 거대한 규모만큼이나 식당이나 장독도 많고 장작 또한 쌓여 있어 여러모로 풍성한 볼거리를 자랑한다.